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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LCK 스프링 결승] 우승 템포를 차지해라! 초반의 젠지 vs 후반의 T1

초반부터 몰아치는 젠지와 후반을 도모하는 역전의 T1 ... 경기 속도가 승패 열쇠될 것으로 보여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0-04-24 15:25:43

2020 LCK 스프링 결승전 경기는 젠지 게이밍(이하 젠지)과 T1의 맞대결로 결정됐습니다. 두 팀이 LCK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2013-2014 LCK 윈터 결승전이 열린 2014년 1월 25일 이후 2283일 만입니다.

 

과거 양팀은 중요한 길목에서 자주 만났습니다. LCK 결승은 물론, 롤드컵 선발전 그리고 롤드컵 결승전에서도 두 번이나 만나며 신흥 라이벌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 시즌까지 T1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정글러 클리드가 젠지로 이적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도 했죠. 

 

 

디스이즈게임은 25일 펼쳐질 양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한 매치 프리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퍼스트 블러드, 포탑 획득률 등을 통해 양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돌아보고 팀별 챔피언 밴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부분을 주목하면 좋을지도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기사에 사용된 통계자료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통계 사이트 'Games of Legends ESPORTS'의

'2020 LCK 스프링 정규시즌'입니다.

  




# 맞대결은 끝나지 않는다

 

2013 LCK 서머, 2013 롤드컵, 2013-14 LCK 윈터까지 우승을 쓸어담던 SKT T1에게 큰 벽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젠지의 전신에 해당되는 팀, '삼성 화이트'입니다.

 

2014 LCK 스프링, 2014 LCK 서머 8강에서 삼성 화이트를 만난 T1은 모두 3:1로 완패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LCK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는 삼성 화이트가 '탈수기'를 돌리듯 빡빡한 운영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삼성 화이트의 주축 선수들이 중국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이 상성관계는 이어졌습니다.

 

2016년 롤드컵 결승이 끝난 직후 페이커 (출처: OGN)

 

삼성은 롤드컵 결승전에서도 또다시 T1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2016 롤드컵 결승에서 3:2로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킨 삼성은 이듬해 똑같은 위치에서 다시 T1을 만나 3:0으로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 유명한 페이커의 눈물도 이 경기에서 흘러나왔죠.

 

시간이 흘러 SKT와 삼성은 각각 T1과 젠지로 거듭났고, 두 팀은 또다시 LCK 결승전에서 만났습니다.

 

올시즌 칸, 클리드 등 핵심전력이 이탈함에 따라 고전이 예상됐던 T1은 '역전승'의 명수로 불리며 14승 4패를 기록, 2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반면, 1라운드 8승 1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던 젠지는 2라운드에서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결국 리그 1위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 게임 통계에서도 극명하기 갈린다! 초반의 젠지, 후반의 T1!

  

게임 초반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젠지

 

올 시즌 젠지는 경기 초반에 아주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T1은 다소 흔들리더라도 한타를 통해 경기를 뒤집는 장면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양팀의 색깔은 게임 통계 수치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젠지는 퍼스트 블러드, 퍼스트 타워 획득 부분에서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퍼스트 블러드 확률은 75%에 달합니다. LCK 10개 팀 중, 해당 항목에서 60%를 넘긴 팀도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로 엄청난 수치입니다. 

 

반면 T1의 퍼스트 블러드 확률(47.70%)은 강등권에 위치한 한화생명e스포츠(46.7%)와도 비슷한 수치입니다. 퍼스트 타워 획득률 역시 40.9%로 리그 9위에 그쳤습니다. 양 팀의 기록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는 셈입니다.

  

젠지의 강함은 초반 라인전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초반 라인전 지표에서도 양 팀의 격차는 이어집니다.

 

젠지는 15분까지 골드, CS차이 등 초반 라인전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DRX에 이은 리그 2위에 해당됩니다.

 

T1 역시 두 항목 모두 상수에 해당되지만, 젠지에 비하면 다소 낮은 편입니다. 게다가 15분까지의 타워 차이는 -0.11로, 경기 초반 젠지에 비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T1은 경기 초반 어려운 흐름을 가져갔음에도 올시즌 14승을 올렸습니다. 그만큼 역전승이 많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이번 결승전의 포인트는 경기 초반 젠지가 T1을 얼마나 압박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T1은 경기 초반에 다소 고전하더라도 후반엔 우리가 이긴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젠지 입장에서는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 셈입니다.

 

 

# 아펠리오스 막고 조이 잡아라! 밴픽부터 몰아칠 젠지의 전략

  

아펠리오스에게 많은 투자를 한 젠지

 

젠지는 올 시즌 밴 카드의 절반을 아펠리오스에게 투자했습니다. 강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경기 초반 주도권을 가져가는 젠지의 플레이스타일을 고려하면, 상대가 아펠리오스를 잡고 버티는 전략에 부담을 느끼는 듯 합니다. 경기 후반 강점을 발휘하는 T1을 상대하는 만큼, 이번 결승에서도 젠지가 아펠리오스를 풀어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반면, 젠지가 아펠리오스 다음으로 금지한 영웅은 아트록스는 결승전 벤 카드로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난함의 대명사 아트록스이지만, 유독 탑5 팀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챔피언입니다. 라스칼과 칸나도 모두 올 시즌 아트록스를 선호하지 않는 모습이었죠. 

 

조이와 세트는 젠지의 핵심 카드 중 하나다

 

젠지의 미드 라이너 비디디는 올 시즌 조이로 12경기에서 83.3%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DRX의 쵸비와 함께 조이로 8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유이한 선수죠. 때문에 상대팀들은 주저없이 조이를 금지했습니다. 

 

36%의 밴률을 기록한 세트 역시 젠지의 핵심 카드 중 하나입니다. 올 시즌 탑 라이너 라스칼은 세트 기준 8경기에서 87.5%의 승률을 기록했고, 서포터 라이프는 3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T1 역시 나쁘지 않은 세트 활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선 DRX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세트를 서포터로 활용하기도 했죠. 세트를 중심으로 양 팀의 심리전도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이와 세트는 젠지의 핵심 카드다 (출처: 젠지 홈페이지)

 

# '난 최강이다' 세트로 시작해서 세트로 끝나는 T1 ?

  

T1은 세트를 어떻게 활용할까

 

T1의 탑 라이너 칸나는 올 시즌 단단한 챔피언을 통한 버티는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습니다. 버티기 힘든 세트의 강력함은 T1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챔피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리그 후반에 접어들면서 칸나의 플레이스타일이 공격적으로 바뀌었고,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세트 '서포터'까지 등장했습니다. T1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었고, 젠지 입장에선 골치 아픈 부분입니다.

 

페이커의 아픈 손가락, '조이' 역시 눈 여겨 봐야 합니다. 

 

페이커는 올 시즌 조이를 2번 활용했지만 한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통산 기록 역시 12회 플레이, 승률 50%에 그쳤습니다. 본인의 숙련도는 둘째치더라도 올 시즌 비디디의 핵심 카드 중 하나가 조이라는 점과 위협적인 변수를 계속 만들 수 있는 챔피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T1이 조이를 풀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페이커의 르블랑, 커즈의 렉사이가 높은 밴률을 기록했다

 

T1을 상대하는 팀이 가장 많이 금지한 챔피언은 '르블랑'으로, 무려 59%의 밴률을 기록했습니다. 페이커는 프로 통산 르블랑을 33회 플레이해 78.8%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페이커의 상징과도 같은 챔피언인 셈입니다.

 

T1 정글러 커즈의 핵심 카드 중 하나인 렉사이 역시 자주 견제당했습니다. 그는 렉사이를 23번 사용해 73.9%의 승률을 올렸습니다. 커즈의 필승 카드입니다. 다만, 올 시즌 그라가스(13회), 올라프(7회), 트런들(7회) 등​ 단단한 챔피언을 주로 픽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결승전에서도 렉사이 대신 위와 같은 챔피언들을 픽할 것으로 보입니다.

 

T1의 세트 활용법에 관심이 모인다 (출처: T1 트위터)

 

 

# 내 이름으로 나서는 첫 번째 결승전, 라스칼 vs 칸나

  

팀 차원의 맞대결만큼이나 젠지와 T1에는 '우승'이 남다르게 다가올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양 팀의 탑솔러 라스칼과 칸나입니다.

 

2017년 LJL(League of legends Japan League) RASCAL JESTER을 통해 프로로 데뷔한 라스칼은 이렇다할 기록을 남기지 못한채 이듬해 킹존 드래곤X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전 탑솔러였던 칸은 리그 1, 2위를 다툴만큼 뛰어난 선수였고 결국 라스칼은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습니다. 라스칼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팀에 기여하며 소속팀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국제대회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는 카밀로 2018년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IG를 무너뜨리며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조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라스칼의 활약을 눈여겨본 젠지는 '반지원정대'에 그를 합류시켰습니다. 프로 생활 내내 칸이라는 그늘에 가려져있던 라스칼이 드디어 날개짓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늘을 벗어나 처음으로 조명아래에 선 라스칼 (출처: 젠지)

  

T1에서 연습생 생활을 보낸 칸나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한 '진또배기' 신인 선수입니다. 그의 전임자 역시 최고의 캐리력을 자랑하는 칸 선수였습니다. 많은 팬들은 올 시즌 중국 FPX로 떠난 칸의 빈자리를 메꿀 선수로 더샤이나 너구리같은 스타급 선수의 영입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T1이 선택한 것은 2000년 생의 초짜 신인, 칸나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T1에 합류한 그는 리그 초반 단단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주목받았습니다. 라인전에서 상대를 찍어누르진 못해도 압도당하지도 않았고, 능숙하게 한타를 전개하는 등 신인답지 않은 플레이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죠. 

 

이처럼 단단한 플레이를 이어가던 칸나는 2라운드부터 조금 더 공격적인 역할 수행하고 있습니다. DRX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칸나는 오른부터 루시안, 제이스 등 다양한 챔피언으로 마음껏 상대를 두들겼습니다. 특히, 도란을 상대로 올린 4연속 솔킬은 경기의 향방을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단단함에서 출발한 칸나는 공격적인 역할도 곧잘 소화하고 있다 (출처: T1 트위터)

 

'칸'이라는 같은 그늘에 가려져있던 두 선수 라스칼과 칸나는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눈부신 조명 아래에 섰습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나서는 첫 번째 결승전, 두 선수는 과연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까요? 그리고 젠지와 T1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2020 LCK 스프링 결승전 젠지와 T1의 경기는 25일 17:00 트위치, 유튜브 등 기존 채널을 통해 중계되며 5판 3선승제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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