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이하 라이엇)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고의로 망치지만 적발하기는 어려운 '지능형 트롤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12일 라이엇 게임 디렉터 매들러(Meddler)가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해당 행위를 찾아낼 방법을 테스트하고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지능형 트롤링은 고의로 상대에게 죽어주거나 자리 비우기 등을 통해 게임을 망치는 행위를 말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일부러 적에게 죽거나, 스킬을 허공에 쏘는 것 등 악의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자리를 비운다거나 노골적으로 상대에게 킬을 헌납하는 것과 달리 적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게임의 '새로운 해석'과 '트롤링'으로 나뉘기도 하며, 일부러 게임을 방해한 것인지 정말 실력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인지를 확인할 길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해설가 이현우 역시 개인방송을 통해 "채팅, 탈주, 잠수 등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달리 지능형 트롤링에 대한 기준은 애매하다"라며 "적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라이엇은 새로운 방법을 통해 지능형 트롤링 행위를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 매들러는 "최근 해온 것보다 해당 이슈를 더 중점적으로 다루겠다"라며 "지능형 트롤링을 적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테스트하고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신고 피드백이 개선된다. 기존에는 유저가 플레이어를 신고하면, 선택한 범주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대상이 처벌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새로운 피드백 시스템은 범주와 상관없이 신고된 플레이어가 처벌받으면 무조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신고가 실제로 적용됐는지를 조금 더 쉽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라이엇은 <리그 오브 레전드> 북미 서버에서 새로운 신고 피드백을 테스트 중이며, 수 주 내로 글로벌 서버에 적용할 예정이다.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의 신고 기능도 2분기 말부터 추가된다. 라이엇은 수집된 신고 자료를 통해 챔피언 선택에서 어떤 트롤링이 일어나는지를 분석하는 한편, 처벌 시스템도 가동할 예정이다.
언급한 사항들이 도입된 후에는 지능형 트롤러를 신속히 적발하는 기존의 시스템을 재검토한다. 이는 실력 부족으로 인해 킬을 주거나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 유저가 지능형 트롤러로 분류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매들러는 "고의적인 피해를 주지 않은 플레이어를 부정확하게 감지하고 처벌한 적이 있다"라며 "하나의 골칫거리를 막는데 집중한 나머지 다른 것을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라며 이 문제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능형 트롤링 신고 20건 중 1명의 피해자가 섞여 있다면 이를 감내할 수 있는지, 혹은 한 건도 용납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는 한편, 그에 따라 제재에 대한 방침도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이미 라이엇은 2015년 실시간으로 비매너 행위를 색출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유저의 미묘한 트롤링을 잡아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라이엇은 "머신러닝의 테스트 오차율은 0.02%로, 총 5천 건 중 실수는 1번뿐"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리그 오브 레전드> 유저들은 여전히 지능형 트롤러에게 시달리고 있다.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한 라이엇의 시도가 게임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선의의 피해자도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