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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에픽, 낮아진 문턱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 담긴 '언리얼 엔진 5' 공개

'에픽온라인서비스'도 공개 ... 올해도 개발자와 게임생태계 위한 행보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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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상(무균) 2020-05-14 14:30:55
내년 말 언리얼 엔진 5가 정식 출시된다. 에픽게임즈의 새로운 엔진은 슬로건 'Art Just Works'답게 강력한 실시간 렌더링을 제공한다. 

14일,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리얼 엔진 5 개발 소식을 알렸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새로운 게임엔진에 관해 "퀄리티 저하 없이, 또는 아티스트의 (현실과의) 타협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라고 소개했다. 신(新)기술을 설명한 신광섭 부장은 "아티스트가 제약 없이 자신의 상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며, "개발자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언리얼 엔진 5, 호환성 · 실시간 렌더링 앞세웠다 

언리얼엔진5는 내년인 2021년 초 프리뷰 버전을 공개하고, 빠르면 2021년 말에 정식 출시한다. 특히, 이번 언리얼엔진5는 이전 버전인 언리얼엔진4와의 하위 호환성을 약속해 기존 개발의 혼란을 최소화했다. 또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 4로 서비스 중인 <포트나이트>를 직접 언리얼 엔진 5로 바꿔, 현실성 있는 지원을 할 예정이다. 

신광섭 부장은 "포트나이트 소팅 작업을 통해 알게 된 노하우와 개발한 새로운 기술이 생길 것"이라며 "노하우와 기술 공유를 통해 지원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트나이트>는 내년 중순부터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한다.

▲ 언리얼 엔진 5와 에픽게임즈의 정책에 관해 설명하는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새로운 게임 엔진의 가장 큰 변화는 강력한 실시간 렌더링이다. 특히 고퀄리티의 렌더링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약으로 별도의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했고,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언리얼 엔진 5는 신기술 '나나이트'와 '루멘'으로 이런 불편함을 보완했다. 

이외에도 에픽게임즈코리아는 게임 생태계를 위한 노력도 소개했다. 그들은 이번에 공개한 언리얼 엔진 5와 기존 언리얼 엔진 4에 관한 새로운 로열티 면제 정책을 공개했다. 에픽게임즈는 프로젝트당 매출 기준 1백만 달러(약 12억 2천만 원)까지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또 에픽게임즈스토어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개발 외적인 부분을 도와주는 '에픽온라인서비스' 역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나이트'와 '루멘'으로 아티스트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언리얼 엔진 5의 슬로건은 'Art Just Works'다. 직역하면 '아트, 그냥 작업해라' 정도로, 아티스트가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차적으로 필요했던 기존의 노력을 최소화해주는 언리얼엔진5의 특징을 담았다. 이번 엔진은 지금까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여겨졌던 수준의 강력한 실시간 렌더링을 지원한다. 에픽게임즈의 새로운 기술 '나나이트'와 '루멘'덕이다.

 

▲ 나나이트는 추가적인 작업없이 렌더링 작업에 바로 돌입할 수 있다. 사진은 기술을 설명 중인 신광섭 부장

 

나나이트는 기존 LOD(레벨 오브 디테일), 노멀맵 등을 통해 최적화했던 오브젝트 렌더링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이다. 현재 많은 아티스트는 고퀄리티 렌더링을 위해서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제약 때문에 트릭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트릭은 트릭일 뿐이다. 최적화를 통해 나온 제품의 폴리곤이 고품질이라고 보긴 힘들다. 많은 게임에서 모델링이 깨지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또 이런 트릭은 별도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나 부담이 되곤 했다. 

 

나나이트는 기존처럼 오브젝트 하나하나를 그대로 렌더링하지 않고, 화면에 맞춰서 해당 장면을 렌더링한다. 기존에는 하나하나 그렸다면, 니나이트는 한 번에 그리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니나이트에게 중요한 것은 '해상도(픽셀 수)'다. 더 이상​ 폴리곤이나 오브젝트 수가 한계점이 아니다. 또 좁은 화면이 아닌, 오픈월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도 갖췄다. 

 

▲ 메카스캔 라이브러리에서 고품질 이미지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작년 에픽게임즈가 '퀵셀'을 인수해 메가스캔 라이브러리를 무료로 공개한 것도 큰 틀에서 나나이트를 위한 포석이었다. 개발자는 나나이트로 강력한 렌더링을 구현하고, 렌더링에 필요한 에셋은 메가스캔에서 부담 없이 받아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나나이트가 렌더링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루멘은 그래픽 분야에서 처리가 쉽지 않았던 '빛'을 누구나 편하게 다룰 수 있는 툴에 가깝다. 

 

루멘을 활용하면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실시간으로 광원의 위치와 특징에 따른 빛의 변화를 볼 수 있다. 기존에는 빛이 어떤 식으로 화면에 담기는 지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렌더링 등을 진행하는 수고를 겪어야했다. 반면, 루멘은 작업창에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밝기를 조절하면 그에 따라 환경이 변한다. 단순히 빛의 양이 바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잔광이나 그림자들이 자동으로 변화해 어떤 식으로 제품이 나올지 알 수 있다.

 

▲ 루멘은 쉽게 빛을 다룰 수 있는 툴이다. 개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광원을 바꾸면 잔광과 그림자도 자동으로 변한다

 

이외에도 환경에 맞는 오디오를 지원하는 시스템, 나이아가라(차세대 VFX툴), 유체 시뮬레이션 지원, 차세대 애니메이션 시스템도 언리얼 엔진 5에 새롭게 담긴다. 또 오픈 월드를 위한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실시간으로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기술이 담긴 언리얼 엔진 5는 일반적인 고사양 게임 PC정도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광섭 부장은 언리얼 엔진 5가 강력한 실시간 렌더링을 지원하지만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이 되는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연내 공개되는 차세대 콘솔기기에 하드웨어 스펙이 맞춰져 있어 모바일 등 타 플랫폼에 니나이트와 같은 신기술을 전면으로 사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광섭 부장은 "플랫폼에 따라 노말맵과 LOD 등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한 최적화 기능도 새로운 엔진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불합리한 생태계 변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작년 에픽게임즈는 불합리한 게임 소비 생태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에픽게임즈 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스토어는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았지만, 에픽게임즈는 12%만 제공한다. 이런 친(親) 개발자적인 에픽게임즈의 시도는 '외부 결제 시스템'을 통해 계속된다.

외부 결제 시스템는 기존 스토어에 전례 없는 개방형 정책으로, 외부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에픽게임즈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구매자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정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즉, 경우에 따라 구매자는 게임사에 자신이 지불한 금액 전부를 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입장에서는 수수료 0%에 가까운 파격적인 정책이다.

또, GDC 2019에서 공개한 에픽 온라인 서비스도 오픈한다. 에픽 온라인 서비스는 크게 '게임 서비스'와 '에픽 계정 서비스'로 나뉜다. 게임 개발사는 게임 서비스에 있는 업적 · 채팅 기능 등 다양한 기능 중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 개발사가 원한다면 에픽 계정 연동을 통해 자신들의 게임을 최대 22억 명 규모의 소셜 그래프에 소개할 수도 있다.

▲ 한층 더 강화된 에픽게임즈의 로열티 면제 정책. 경쟁사들이 로열티를 조금씩 올리고 있어 더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로열티 면제 정책은 한층 더 강화된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 5와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하는 프로젝트에 관해 총수익 1백만 달러(약 12억 2천만 원)까지 로열티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며, 이미 로열티를 제공한 기업은 활불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면제 정책은 '프로젝트당'으로, 쉽게 말해 기업 기준이 아닌 게임 기준으로 총수익을 책정한다. 

박성철 대표는 강화된 로열티 면제 정책에 관해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 게임사를 위한 정책"이라며 "누구나 부담 없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여 고퀄리티의 게임과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에픽게임즈는 단순히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회사가 아니라며, "(에픽게임즈는) 이윤을 통해 불합리한 생태계를 바꾸는 것에 투자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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