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작년 11월,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이하 카트라이더)의 공식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드리프트)를 공개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카트를 타고 트랙을 달리던 기자가 어엿하게 운전면허증을 가진 나이가 됐지만, 아직도 설레게 만드는 IP의 등장이었습니다.
게임은 작년 12월 1차 CBT를 마치고 약 6개월 만에 2차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 프로게이머, 인플루언서를 초대해 FGT(Focus Group Test)도 진행하며 받았던 피드백을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도 있었습니다.
<드리프트>의 2차 CBT,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기자가 플레이해 본 소감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그래픽이 좋아지고, 콘텐츠가 많아도 '레이싱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속도감과 주행감입니다.
실제로 개발자 노트에 의하면 1차 CBT에서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것도 주행 물리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물리 엔진의 문제로 카트끼리 충돌한 후에 달라붙어 버리거나, 차체가 뒤집히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버리는 오류가 발견되었거든요.
그래서 2차 CBT에서는 물리 엔진과 그와 연결된 인게임 UX 부분 개선에 특히 공을 들였다고 발표했는데요. 실제로 어떻게 변했는지 플레이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드리프트>에 관한 개요와 1차 CBT는 관련 기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 '이번에는 전세계 국민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첫인상은?
영상에서 볼 수 있듯 기자는 <카트라이더>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은 넘쳐나지만 손은 그다지 따라주지 않는 초보 라이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벽이나 다른 플레이어와 자주 부딪히면서 게임의 물리 엔진에 대해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카트가 오브젝트나 다른 카트와 충돌할 때, 확실히 더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개발자 노트를 보면 충돌할 때 양측의 각도나 방향, 속도에 따라 다르게 가해지는 힘의 크기, 충돌 후 각도 변화 등 여러 현실적인 변수를 반영했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충돌과 그 후의 반응이 예측하기 쉬워졌다는 말입니다. <드리프트>에서 이 예측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1등보다 얼마나 늦게 들어가는가'를 기준으로 삼는 상대적인 게임이다 보니, 다른 플레이어와 벌이는 몸싸움과 신경전에서 <드리프트>의 진가가 나타나거든요.
충돌조차도 스피드를 얻기 위한 발판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개발진은 속도감과 주행감을 올리기 위해 UI도 개선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달라진 부분들이 보이죠? 신경이 곤두서는 레이싱의 순간에 화면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여유는 없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만 딱딱! 빠르고 간단히 파악할 수 있는 UI가 중요하겠죠. UI를 중앙으로 집중 시켜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고, 자신의 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특히 플레이 중에 편했던 것은 부스터창입니다. 곡선이라 충전량을 확인하기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았던 부스터 게이지가 쭉 뻗은 직선으로 바뀌었습니다. 게이지의 전체를 보지 않아도, 끝 부분만 체크하면 부스터가 완성됐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좌하단에 네모나게 자리 잡은 백미러도 눈에 띄는군요. 백미러가 있으면 뒤에서 추격하는 상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나나를 뿌리고 바리케이트를 세워서 상대를 가로막을 타이밍도 계산하기 쉬워졌고요.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인게임 UI 위치와 크기를 커스텀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각 플레이어가 본인의 취향과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라네요.
다른 유저와 겨루는 멀티 플레이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혼자 도전할 수 있는 싱글 플레이도 풍부해졌습니다. 혼자서 트랙을 돌고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며 연습할 수 있는 ‘타임어택’ 모드는 1차에도 있었죠?
거기에 ‘라이센스‘가 추가됐습니다. <드리프트>에 처음 도착한 플레이어에게 가이드를 제공하고, 전작을 즐겼던 플레이어에게는 재점검과 도전이 되는 콘텐츠입니다.
<드리프트>는 전작부터 ‘귀여운 그래픽에 악마 같은 난이도’의 대표 게임이라는 평이 많았죠. 게임이 어렵다면 라이센스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어디서 드리프트를 해야 하는지 모두 비주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타이밍을 잡는 요령이 생기거든요.
라이센스에는 아직 튜토리얼, 초보, 루키의 세 단계밖에 없지만 루키로 올라서기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솔직히 평가하자면 <드리프트>는 부족한 점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물리 엔진은 아직도 개선할 부분이 보이고, 플레이 중간에 렉도 꽤 있고, 콘텐츠도 부족하죠. 하지만 추억의 게임 <카트라이더>를 개선된 그래픽과 프레임으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레이싱 자체의 완성도도 높고요.
또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것은 개발진들의 소통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고쳐가면 되죠. 그러라고 하는 클로즈베타니까요. <드리프트>는 클로즈베타 기간 동안 매일 하루 동안의 '운영 이슈'를 정리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플레이어의 제재나 건의 사항, 제보 받은 오류를 모두 공개합니다.
그리고 트렐로(바로가기)를 통해 2차 CBT에서 추가된 사항이나 주요 이슈를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 트렐로를 투표 및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할 통로로 만들 예정이라고 하네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게이머와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