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으로까지 돌입하던 NHN엔터와 카카오 간의 <프렌즈팝> IP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카카오 남궁훈 게임부문 부사장은 10일 오후 5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NHN 엔터에 2가지 퍼블리싱 쉐어 조건을 제안했다. 이 같은 퍼블리싱 조건 제시는 <프렌즈팝> IP 분쟁 관련해 그동안 양사가 상대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하는 폭로전만 계속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눈길을 끈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NHN엔터는 지난 7월 말,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3매치 퍼즐게임 <프렌즈팝>이 카카오와의 IP 연장 계약 난항으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게임의 생명은 카카오프렌즈 IP인데, 카카오가 재협상의 여지를 두지 않고 있다는 변이었다.
이에 카카오는 10일, 남궁 부사장이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역공에 나섰다. 남궁 부사장은 10일 오후 1시, 페이스북에 "카카오는 약 1년 전부터 카카오프렌즈 IP 활용 게임 관련 정책이 퍼블리싱 형태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NHN엔터를 비롯한 카카오프렌츠 IP 게임을 서비스하는 이들에게 채널링을 퍼블리싱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엔 채널링 수수료와 같은 수준으로 퍼블리싱 계약을 하자고까지 얘기했지만 NHN엔터는 이를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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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는 10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NHN엔터는 공식 입장에서 "지난 6월경 카카오게임으로부터 <프렌즈팝> 퍼블리싱 계약 전환 가능성을 전달 받았으나, 계약이 1년 이상 남아서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협의했다. 이후 최근 재계약 협상까지 우리는 수익 배분 등 구체적인 조건은 물론, 퍼블리싱 전환에 대해서도 제안 받은 바 없다. 다만 현 시점에 해당 조건으로 퍼블리싱 전환을 제안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즉, NHN엔터는 남궁 부사장의 발언 중 일부를 부정하면서도, (남궁 부사장이 밝힌 당시 조건으로 다시 제안이 온다는 가정하에) 채널링에서 퍼블리싱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해서는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한 셈이다.
이에 남궁 대표는 10일 오후 5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NHN엔터가 퍼블리싱 협상에 참여해 줘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앞서 말한 2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NHN엔터와 카카오 간의 <프렌즈팝> IP 분쟁이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 남궁 부사장, NHN엔터에 "카카오·라인 중 유리한 퍼블리싱 조건 선택해라"
남궁 부사장이 NHN엔터에 제시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NHN엔터와 카카오 양사는 기존 '카카오프렌즈' IP 퍼블리싱 계약 중 게임사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퍼블리싱 전환 계약을 한다.
2. NHN엔터가(혹은 라인이) <라인디즈니쯔무쯔무>에 제공하는 IP+퍼블리싱 쉐어 계약 수준으로 카카오와 NHN엔터가 <프렌즈팝>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다.
※ 1, 2 조건은 일부 오해의 여지 있는 내용을 카카오 측에 문의해 보다 명확하게 바꾼 글입니다. |
남궁 부사장은 위 2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1번은 카카오의 최선이고, 2번은 NHN엔터의 최선이라 생각한다. NHN엔터가 생각하기에 두 조건 중 가장 NHN엔터에 유리하다 판단되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하도록 하자. 이렇게 해야 우리가 서로 최선을 다했다고 유저들에게 떳떳할 수 있다. 만약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카카오게임 유저를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즉, 카카오는 NHN엔터에게 카카오의 퍼블리싱 계약, 라인의 퍼블리싱 계약 2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이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그렇다면 퍼블리싱 계약 의사를 밝혔던 NHN엔터는 남궁 부사장의 이 조건을 받아 들일까? 현재로선 미지수다. 카카오의 조건이 NHN엔터가 전제로 걸었던 것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남궁 부사장이 말한 1번 조건은 그가 10일 1시에 공개했던 '채널링 수수료와 같은 조건으로 퍼블리싱 계약'과는 다른 내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당시엔 카카오에 카카오프렌즈 IP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모델이 없어 그런 제안을 했지만, 지금은 해당 게임들에 대한 모델이 생겼고 또 적용되고 있는 상태다. 1번 조건은 현재 존재하는 퍼블리싱 모델 중 가장 게임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즉, 남궁 부사장의 제안에서는 NHN엔터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을 때 제시한 '조건'이 사라진 셈이다.
다만 카카오 측에선 자신들의 퍼블리싱 계약 모델과 함께, 라인이 <라인디즈니쯔무쯔무>에 적용하는 IP+퍼블리싱 쉐어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에 NHN엔터가 남궁 부사장의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NHN엔터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업무 시간이 끝나가는 와중에 이런 제안이 발표돼 아직 공식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