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게임에서 욕을 하면 위자료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 광주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11일, 게임 미숙을 이유로 팀 채팅에서 심한 욕설을 하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는 A(이하 ‘피고’)는 지난해 4월, 5:5 팀 플레이를 하다가 B(이하 ‘원고’)에게 게임을 못한다며 팀 채팅으로 심한 욕설을 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욕설로 심한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3개월은 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치료비와 위자료를 포함한 24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지난 4월 열린 1심에서는 피고의 욕설로 정신질환을 얻었다고 주장한 원고의 진단서가 대부분 본인의 진술에 기초한 임상적 추정에 불과한 점, 원고가 욕설을 듣는 일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며 자신을 욕한 사람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반복하는 점을 들어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치료비와 손해배상 청구가 과하다고 본 것.
그러나 2심 재판은 원고 일부 승소로 끝났다. 법원은 1심의 판결을 인용해 치료비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피고가 팀원들이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심한 욕설을 사용해 원고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줬음을 인정했다. 광주지법은 욕설의 발생 경위와 내용, 사건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위자료 10만 원, 원고 일부 승소로 확정했다. 팀 채팅에서의 욕설은 공개석상의 모욕과 마찬가지로 배상 책임이 생기는 일임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피고가 게임 팀원들의 대화창에서 원고의 사회적인 평판을 저하시킬 만한 표현을 사용하여 원고를 모욕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