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제2어린이재활병원, 전세계에는 브릭 교육 기부 사업. 넥슨의 새로운 사회공헌 사업의 청사진이다. 넥슨은 27일, 넥슨코리아 1994홀에서 열린 사회공헌 비전 발표를 통해 사회공헌을 위한 전문 재단을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을 포함해 넥슨의 사회공헌사업은 작은책방, 장학금 지원, 개별 게임의 성금 기부 캠페인 등 다방면으로 진행됐다. 더 나아가 넥슨은 2018년부터 '넥슨재단'을 설립, 사회공헌 사업을 전담하고 진두지휘하는 재단을 설립한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 넥슨의 시작을 상징하는 1994홀에서 넥슨재단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회사가 창립 10년을 넘어가면서 사회 공헌에 대한 여러 고민을 해왔다. 이제 그 고민의 결실을 보여드릴 때다"라고 밝히며 넥슨재단 설립의 이유를 밝혔다. 행사 내용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 "넥슨, 스스로에게 보다 큰 사회적 책임 지우고 새롭게 출발할 것"
이어 넥슨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정욱 전 넥슨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그간 넥슨이 진행한 사회공헌사업을 소개했다.
먼저 전세계 도서, 낙후지역에 '작은책방'을 지어 어린이를 위한 공부, 독서방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현재진행형으로, 앞으로도 주력 사회공헌 사업으로 키워갈 예정이다.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은 일부 임직원들이 병원에 방문하거나 성금을 기부하는 행사에서 시작했다. 2016년 푸르메재단과 협약을 체결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도왔고, 운영 기금 등을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넥슨재단 김정욱 이사장
2002년 <바람의나라> 유저들의 성금 기부 캠페인부터 현재까지 유저들의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유저들은 에티오피아의 식수 문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한 김 이사장은 넥슨재단의 슬로건인 'From a Child"를 소개했다.
슬로건은 '한 명의 어린이부터'라는 뜻으로, 넥슨재단의 사회공헌사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최우선대상으로 한다. 단순 기부와 일회성 행사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이며, 창의성과 건강, 문화를 합쳐 몸과 마음 모두 균형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원칙을 세우고 진행한다.
'Child'라는 단어에도 각각 의미를 담았다. 'C'는 Creativity, 즉 창의성 증진으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넥슨 청소년 코딩 대회(NYPC)가 이 가치 아래 진행되는 사업이다. 'H'는 Health, 건강 추구로 자활과 자립의 의미까지 포함한다.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에 지속적으로 운영 기금을 지원하는 이유다.
I는 정보기술의 약자인 IT로 컴퓨터의 역사를 담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공모전, 체험, 프로그램 교육 행사다. Learning의 L은 과천과학관 메이플스토리연구소, 작은책방 등 교육지원 사업을 의미하며 마지막 D는 이 모든 사업의 궁극적 가치가 한 명의 어린이의 꿈을 실현하고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정욱 이사장은 "그간 넥슨은 사회공헌 사업을 크게 알리지 않았다. 넥슨재단이 출범해도 이런 자세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회사가 성장할수록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보다 큰 역할과 책임을 지울 것이다. 재단의 설립은 보다 알차고 효율적으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새롭게 출발하는 넥슨의 다짐이기도 하다" 라고 전했다.
# "제2 어린이재활병원은 서울 외 지역에 건립하겠다"
넥슨재단의 첫 사회공헌 사업은 제2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다.
김정욱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19세 이하 청소년 중 재활이 필요한 사람은 30만 명이나 되는데, 어린이 재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4곳에 불과하고 장애아 전문은 딱 한 곳이다. 이렇다보니 치료를 위한 대기 기간도 10개월에 달한다. 이런 현실을 바꾸는데 공헌하고 싶다"고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재단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서울 외 지역에 제2 어린이 재활 병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병원의 규모와 형식은 그 지역의 재활 수요를 파악해 조정하며, 빠르면 올해 중으로 착수한다. 현재 병원을 설립할 부지 등은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넥슨이 진행하던 기존 사회공헌 사업은 중단 없이 지속하며, 보다 내실 있게 다진다. 특히 작은책방 사업은 올해 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해 몽골 지역까지 지원하며, NGO와 협력해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세상에는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고선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지만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했다는 긍지가 있다. 이 발표도 우리가 한 일을 과장하거나 과시하기보다는,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하는 자리" 라고 전했다.
# '탐앤탐스 원포원' 캠페인의 주역, 넥슨과 브릭 교육 시작한다
사업을 진행하는 소호임팩트의 프리야 베리 이사장은 여러 대기업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기획하고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탐앤탐스의 신발을 한 켤레 사면 신발 한 켤레를 또 기부하는 '원포원' 캠페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프리야 이사장의 아이디어다.
왜 하필 브릭일까? 1년 전 프리야 이사장은 사회공헌포럼에서 만난 김정주 넥슨 전 대표(현 NXC 대표)과 함께 창의력을 증진시키면서 동시에 지역 발전과 인재 육성을 도모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대화 중 김 전 대표는 어릴 적에 블록을 조립하며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고, 여기에 영감을 받은 프리야 이사장은 브릭을 널리 보급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그 결과 넥슨 재단, 넥슨이 인수한 브릭링크 등 5개 단체와 함께 소호임팩트를 설립하고 블록 장난감 '브릭'을 이용한 교육 기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소호임팩트와 넥슨재단은 프로그램을 위한 파트너 관계로, 국내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브릭 프로그램을 전달한다. 저개발 국가의 학교를 통해 어린이들의 교육 교재는 물론 장난감으로도 사용하며, 넥슨 재단은 프로그램 개발과 커뮤니티 제공을 맡게 된다.
소호임팩트 프리야 베리 이사장
브릭 교육 기부 사업의 핵심은 창의력이다. 일부 낙후 지역의 어린이들은 충분한 교육과 놀이 시간이 확보되지 않음은 물론, 자신이 상상한 바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교육과 놀이를 경험하기 힘들다. 무언가를 상상하고 실현시키는 경험은 어린이의 자신감은 물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나아가 창의력을 지닌 인재로 성장하면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역 사회에 공헌하기도 한다.
프리야 이사장은 "창의력은 선천적으로 모든 이들에게 내재되어 있고, 재미있는 놀이로 가꾸고 교육할 수 있다. 세계 어디에 있든 아이들은 창의적이고 호기심이 많으며, 아이가 아이답게 지내며 자신의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것" 이라고 전했다.
소호임팩트의 브릭 교육 기부 프로그램은 제주와 캄보디아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됐으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넥슨재단 출연금 50여 억원, 병원 설립 비용은 별개"
이하는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 전문.
디스이즈게임: 넥슨재단 출연금은 어느 정도로 시작하는가?
김정욱 이사장: 올해 재단을 출범하면서 50여 억 원으로 시작한다. 비용이나 규모보다는 꼭 필요한 일을 먼저 하겠다는 방침이다.
제2 어린이재활병원은 어디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지을 예정인가? 예산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
첫 번째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는 220억 원을 기부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1병원보다 더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는데, 병원을 지을 지역의 수요나 상황에 맞춰 조정할 것이므로 필요하다면 추가 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제2병원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현재 단계에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지방과 부지 역시 화정된 바가 없다. 정부에서 제2병원 설립 비용으로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지자체와 논의해서 저장해갈 것이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만큼 추가 출연도 이런 취지에서, 넥슨컴퍼니가 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
재단이 독립적이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면 지속적인 예산 확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예산 확보와 운영 방안이 궁금하다.
올해 50여 억원으로 확정된 자금 외에 신규 사업을 위해 내부적으로 마련된 기금이 있다. 또 내부 규정에 의해 회사 수익의 몇 퍼센트를 할당받는다.
제1병원은 푸르메재단과 함께 진행했는데, 제2병원은 어떤 곳과 협업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열려있다. 비용과 규모와 지역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파트너가 있는지, 푸르메재단의 뜻은 어떤지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확정할 수 있는 문제다. 또 정부나 지차체와의 논의도 필요하다.
첫 번째 병원이 제도적 지원의 미비로 연간 30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인데 제2병원은 대비책이 있는가.
우선 병원의 정확한 경영 상황은 푸르메재단이 더 정확하게 알고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흑자가 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장애 재활 치료 비용은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아 일반 병원에서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1병원의 경우도 건립할 때 우리가 200억 원을 기부하긴 했지만 매년 운영 기금, 치료 지원 등으로 20억 원을 추가로 기부한다. 2차 병원도 비슷할 것으로 충분히 예견하고 있다.
모든 적자를 보전해주기는 어렵지만 병원측과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와 여러 단체에서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넥슨이 할 수 있는 일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최소한 병원이 몇 년 만에 없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돕겠다.
재단 출연금 50여 억원에서 병원 비용은 따로 배정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2병원의 규모나 비용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포함시키지 않은 상태다. 병원 설립 준비가 아주 빠르게 이뤄져서 건립 비용 발생 시점이 올해 안에 온다면 넥슨컴퍼니에서 추가 출연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다.
사회공헌 재단 설립은 최고위 경영자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프리야 이사장이 김정주 전 대표 이야기를 했는데, 김정주 전 대표의 의견은 어떤가.
첫 번째 어린이재활병원을 설립했을 때도 김정주 대표 의지가 강했다. 실무적인 부분은 저희 실무자들이 진행하겠지만, 프리야 이사장이 언급했듯이 김정주 전 대표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고 소호임팩트도 설립하게 됐다.
4년 전 넥슨이 브릭 커뮤니티인 '브릭링크'를 인수하고 '소호브릭스'를 만들 때만 해도 넥슨의 새로운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넥슨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브릭 사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은 없는가.
브릭링크에서는 '몹플레이'라고 해서, 유저가 직접 자신이 설계한 세트를 만들기 위해 이뤄지는 개별 브릭을 찾는 중고 거래가 활발하다. 창의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브릭을 구하는 것이 무척 어렵고 설계도 힘들다.
그래서 브릭링크를 인수하자마자 브릭 세트 설계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수급이 어려운 브릭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았다. 그래서 소호브릭스를 설립하고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몹플레이가 성인 위주로 움직이는데, 이것을 어린이에게 확장하고 싶었다. 교육 프로그램 외에 별도의 사업 계획은 없으나 넥슨 재단의 비전에 기반해 좋은 사업을 생각해보겠다.
소호임팩트는 2017년에 설립됐다. 넥슨재단이 어떤 관여를 했고 무슨 일을 하게 되는가.
소호임팩트는 2017년 12월 설립됐고 공식적으로 출범을 알린 것은 올해다. 넥슨재단은 소호임팩트의 파트너로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전략 실행에 도움을 줄 것이다. 소호임팩트는 브릭 프로그램을 직접적으로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어린이들의 창의력 증진을 위해 집중한다.
부연설명을 하면 넥슨재단은 넥슨컴퍼니의 모든 활동을 통합적으로 진행한다. 위에서 말한대로 브릭링크를 인수한 건 4년 전이지만, 지난해 자체적으로 브릭 관련 프로그램을 돌려보니 창의적인 놀이와 교육에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특별히 이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프리야 이사장을 모시고 소호임팩트 설립을 도왔다. 앞으로 두 재단이 밀접하게 협력하며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칠 것이다.
게임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부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기존에 했던 성금 기부 캠페인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NGO와 협력해 국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지원한다던가. 별개로 해외 작은책방의 경우 몽골 지역에 처음 시도하고 있는데, 연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