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디자인’이라는 방법 자체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많지만, 게임의 UI 디자인이나 관련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초지식 등은 접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금일 NDC를 찾은 ‘네오플’의 안재준 디자이너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게임회사에서 매력적인 게임 UI 디자이너로 성장하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UI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알게 된 경험과 업무 사례를 소개한 그의 강연이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었을지 지금 그 내용을 확인해보자.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네오플' 안재준 디자이너
#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한다? 디자이너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안재준 디자이너는 UI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유저가 정상적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보다 더 즐겁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UI 디자이너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 전하며, "프로젝트 내에 전문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분야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어렵기 마련이다"면서 "디자이너들은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전반적인 이해를 통한 근거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클릭까지 너무 멀어, <던전 앤 파이터>를 통해 본 UI 개선 사례
이어, UI 디자인의 개선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난 2017년에 진행된 <던전 앤 파이터>의 ‘길드 UX 개선’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발생한 문제를 크게 3개로 정리하며, ‘길드원 목록이 처음에 노출되지 않는 문제’, ‘길드원의 채널을 바로 볼 수 없는 문제’, ‘핵심 기능이 서로 다른 화면에 존재하는 문제’가 유저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파악했으며, 특히 클릭이 많아 게임 진행에 불편을 주고 있음을 함께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길드원의 목록을 첫 화면으로 이동하고 길드원 위치 채널을 바로 표시할 수 있도록 UI를 수정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앞서 이야기했듯 UI 디자이너는 게임을 플레이함에 있어 유저의 편의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며 “클릭이 많아지고 동선이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길드원 목록을 첫 화면으로 이동하여 동선을 짧게 하고 클릭 수를 간소화하는 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 빈도가 높은 레이아웃에 대해 시각적으로 너무 밝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어두운 색으로 구성을 변경했다고 덧붙여 이야기했다.
# 게임을 즐기는 건 유저! 좋은 디자인을 위해 유저를 생각하자
안 디자이너는 신입사원 시절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블리자드’가 개발한 <디아블로>시리즈나 <하스스톤>과 같이 비주얼 퀄리티가 높은 그림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실용성’의 문제에 부딪치며 ‘좋은 디자인’은 유저가 사용하기 편한 UI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것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유저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게임 산업이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전달하는 산업인 만큼 이를 즐기는 유저의 만족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유저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단순한 ‘유저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보다, 유저의 입장에서 해당 문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개발자만의 시선이 아니라 유저의 시선까지 더해져 게임의 서비스가 명확해진다면, 유저가 경험하게 되는 실수와 문제 역시도 줄어들 것이며, 이를 위해서라도 개발 과정에서 유저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동료들과의 소통은 생각 그대로의 ‘갓겜’이 나온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던 그는 유저를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주변 동료들과 가깝게 지내는 자세’도 중요하다며, 높은 유대관계가 만든 개발 사례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PS4로 발매된 <페르소나 5>는 게임 자체의 상업적 성공 뿐 아니라 매력적인 UI 디자인으로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아 지금까지도 각종 패러디가 나오고 있다. 이 UI의 개발과 관련해 당시의 개발팀은 전투와 시나리오 등 각 파트별로 전속 UI 프로그래머를 배치해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1대 1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그 결과, 프로그래머의 생각을 디자이너가 그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됐으며, 이로 인해 게임 UI의 질적 향상을 불러올 수 있었다.
위 사례를 전하며 그는 “게임이라는 매체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개발을 하는 일이며, 서비스 역시도 마찬가지다”며 “개발자들을 이해하고 상호 소통한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프로젝트와 사용자, 그리고 개발환경을 모두 이해한다면 보다 좋은 UI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것이다”고 덧붙여 이야기 했다.
# 마냥 어려운 게임 디자이너의 길, 그럴수록 나만의 길을 걸어가자
강의를 마무리하던 안 디자이너는 지난 2017년 ‘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게임업계 종사자’의 수는 약 35,000명이라고 전하며, 이 가운데 UI 디자인 인원은 10%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임 회사의 UI 디자이너에 지원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결정에 있어 쉽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어. “디자인 작업에 있어 이 내용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디자이너가 명확하게 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포트폴리오 제작에 있어서도 자신이 제작한 이미지를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수준을 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과 제작 중 문제를 발견했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러분만의 이상적인 디자인을 만들면서도 유저가 ‘즐기는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그런 디자인을 위해 나아갔으면 한다”라고 전하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