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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8] 사진을 그대로 3D로 바꿀 수 없을까? 블리자드 아티스트가 말한 '포토스캔'

실제 물체를 컴퓨터에서 구현할 수 있는 포토그래메트리 툴 '포토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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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그루잠) 2018-04-27 17:28:53

게임 안에는 수많은 오브젝트(물체)들이 있다. 그 물체들은 게임 공략의 열쇠가 되기도 하고, 게임 배경의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하고,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오버워치>의 공격 대기지점에 놓여 있는 인형 등이 대표적인 예다.

 

NDC 3일차에 강단에 오른 이규영 블리자드 3D배경아티스트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오브젝트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그는 입사한 지 2년이 지났을 무렵 <메탈기어솔리드>를 접하게 됐다.

 

그는 <메탈기어솔리드>의 그래픽을 보고 내가 시대에 뒤쳐지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의 그래픽 기술로는 현재 그래픽 기술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느낀 것.

 

그래서 그는 포토그래메트리를 혼자서 공부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주말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무작정 결과물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했다. 2년의 공부 끝에 포토그래메트리 툴 중 하나인 포토스캔을 다룰 수 있게 됐다. 그는 이번 '사진을 찍어서 사실적인 3D배경을 만든다! 초심자를 위한 포토스캔 가이드' 강연을 통해, 2년 동안의 시행착오 끝에 얻은 노하우를 공유했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블리자드 이규영 3D배경아티스트

 

 

# 실제 물체를 컴퓨터 안에 고스란히 옮겨주는 포토스캔 

 

컴퓨터 안에 3D로 구성된 물체를 구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포토그래메트리는 그런 여러 기술 중 하나다. 실제 물체를 촬영한 사진을 재료로 사용해 3D 모델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실제 삶에 존재하는 물체를 가상의 공간인 컴퓨터 안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다. 이규영 3D아티스트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가 이 포토그래메트리 기술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포토스캔은 포토그래메트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툴이다. 이미지 편집에는 포토샵’, 문서 작업에는 워드 프로세서라는 툴이 있듯이, 포토그래메트리에는 포토스캔이 있는 것이다.

 


 

이규영 3D아티스트는 포토스캔은 러시아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여러 각도로 촘촘하게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놓고 색 정보와 방향을 분석·계산해 고품질의 텍스쳐 결과물을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토스캔을 사용하기 전 기초 단계인 사진 촬영부터 포토스캔 사용 방법, 게임에 사용하기 좋은 텍스쳐를 얻기 위한 사진 보정과 디라이팅방법 까지 시연 영상을 곁들여 상세히 설명했다.    

 

 

# 포토스캔에 쓰이는 사진은 보통 사진과 다르게 촬영한다

 

포토스캔으로 3D 텍스쳐를 얻기 위해선 작업간 재료가 되어 줄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이규영 3D아티스트는 사진은 포토스캔의 뼈대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 또한 보통의 사진 촬영과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포토스캔에 쓰일 사진을 촬영할 때 고려해야 할 네 가지를 설명했다. 그는 "우선, 포토스캔용 사진은 소재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각도와 다양한 높이에서 촬영해야 한다"고 촬영 방법을 소개한 이후, 이 촬영 방법을 바탕으로 주의해야 할 네 가지를 설명했다.

 

사진을 사방에서 '촘촘히' 찍는다는 느낌이다

 

 

1. 사진 촬영 대상(모델)을 잘 선택해라

어떤 모델을 찍을 것인지 계획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 대상에 따라 촬영에 드는 사진의 수나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적당한 모델은 '성인 키보다 약간 작은 크기에 움직이지 않는 단순한 모양의 물체'. 포토스캔은 사진 정보를 읽어 공간을 구현하는데, 모델이 움직이면 사진 속에서 물체가 차지하는 공간이 전부 달라지게 되고, 이는 지나친 시간 소요를 불러올 수 있다

 

만약 대상 물체가 솔방울 같이 복잡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으면 포토스캔이 필요로 하는 사진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매끈한 돌멩이는 20장의 사진을 필요로 한다면, 솔방울은 450장의 사진을 필요로 하는 식이다.  

 

2. 직사광선이 없는 날 촬영해라

일반적인 사진 촬영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직사광선이 풍부해 사진 속에 빛 정보가 들어가면, 이를 텍스쳐로 구현했을 때 함께 찍힌 빛 정보도 함께 구현된다. 텍스쳐에 이미 빛이 들어가 있으면 게임 내에서 사용하기 애매해 진다. 비슷한 이유에서, 눈 오는 날이나 비 오는 날도 피해야 한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은 모든 물체가 물에 젖어 반짝거린다. 이 반짝거림 때문에 포토스캔이 물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너무 어두운 날도 피해야 한다. 재료로 쓰이는 사진은 선명하게 찍혀야 한다. 그런데 날이 흐리면 사진이 흔들려 피사체가 흐리게 나오고, 이 때문에 포토스캔이 사진을 인식하는 데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3. 인적이 드문 곳에서 촬영해라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가 함께 찍힐 수 있다. 이 경우 포토스캔이 함께 찍힌 신체를 하나의 개체로 인식해 버리기 때문에, 그 함께 찍힌 개체를 함께 처리해버린다. 돌멩이와 누군가의 손이 함께 찍히면, 그 손을 돌멩이의 한 부분으로 인식해 동떨어진 두 개의 돌멩이가 나올 수 있다. 하나의 물체를 빙글빙글 돌면서 한참 동안 찍다 보면 받게 되는 눈초리는 덤이다.

 

4. 탁 트이고 가까운 장소에서 촬영해라

포토스캔의 특성상 하나의 물체를 사방에서 찍어야 한다. 따라서 '벽에 붙어있는 물체' 같은 경우는 촬영하는걸 추천하지 않는다. 사방에서 찍어야 하는데, 벽을 허물 수는 없지 않은가.

 

또한 사진 촬영을 마쳤는데, 작업하려고 확인해 보니 사진의 상태가 흔들림 등으로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엔 재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깝고 자주 갈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길 권한다. 한적한 근처 공원이나 유적지가 좋은 장소다.

 

적당한 크기에, 움직이지도 않고 반사광도 없는 해태 석상이 최고의 모델이다

 

 

# 좋은 재료를 얻기 위한 과정, 사진 보정

 

위의 조언을 바탕으로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또 다른 문제에 당면하게 된다. 같은 물체를 찍었는데도 시간, 조명, 날씨, 장소에 따라서 다른 색감의 사진이 나오게 되는 것.

 

같은 물체라도 환경에 따라 다른 색감의 사진이 나오게 된다

 

하나의 물체를 시간차를 두고, 혹은 다른 장소에서 여러 번에 걸쳐 촬영해야 할 경우 이 다른 색감은 큰 걸림돌이 된다. 여러 장의 사진을 조합해서 텍스쳐를 만드는 포토스캔의 특성상, 모든 사진의 색감은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규영 3D아티스트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칼라 체크 패스포트'와 사진 보정 툴 '라이트룸'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칼라체크 패스포트는 여러 가지 색깔이 들어가 있는 팔레트 형식의 도구로, 사진 보정 작업시 색상의 기준을 제공한다. 라이트룸은 칼라 체크 패스포트가 제공한 기준을 토대로 색상을 보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왼쪽의 형형색색 팔레트가 '칼라 체크 패스포트'

 

사진 촬영의 장소나 시간이 바뀔 때 마다, 그 장소와 시간에서 칼라 체크 패스포트를 촬영해 두면 된다. 이후 라이트룸 편집 과정에서 칼라 체크 패스포트가 촬영된 사진을 불러와 색감 보정치를 추출한 다음 같은 장소나 시간에서 촬영한 다른 사진들에 적용하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규영 3D아티스트가 칼라 체크 패스포트와 라이트룸을 사용해 보정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 찍은 사진으로 3D텍스쳐 모델 구현하기

 

재료가 되는 사진을 모두 촬영했다면, 이제는 포토스캔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텍스쳐를 구현할 차례다. 이규영 3D아티스트는 이를 '포토스캔으로 연산한다'고 표현했으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진 목록 작성사진 정렬포인트 클라우드 형성이를 기반으로 고밀도 클라우드 생성고밀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표면 구현

 

포토스캔의 연산 과정 또한 이규영 3D아티스트가 연산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이규영 3D아티스트는 "이렇게 나온 결과를 바로 사용해도 된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조금 더 좋은 텍스쳐를 얻으려면 '디라이팅'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디라이팅은 완성된 텍스쳐에 들어간 '간접광'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언뜻 보면 디라이팅을 하지 않은 텍스쳐가 더 그럴 듯 해 보인다. 간접광에 의해 텍스쳐의 명암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텍스쳐를 게임 안에 넣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임 안에는 게임 내 빛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라이팅을 거치지 않은 텍스쳐는 간접광과 게임 내 조명을 함께 받기 때문에 명암이 중첩되는 반면, 디라이팅을 거친 텍스쳐는 게임 내 조명만을 받아 더 깔끔하고 사실적인 구현이 이뤄진다.

 

시연에서 디라이팅에 쓰인 툴은 라이트룸이다.

 


이규영 3D아티스트가 추천한 세 가지 디라이팅 툴. 각각 장단점이 분명하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인용해 포토스캔의 유용함을 설명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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