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가 스팀에 등록되는 게임에 관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등록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늘 새벽(6월 7일, 현지 시간) 밸브는 스팀 블로그를 통해 "불법적인 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을 스팀 스토어에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방침 발표의 배경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몇몇 게임이 밸브의 '수정 권고'를 받았던 일이 있다. 지난 5월 18일 밸브는 <허니팝>, <배틀 걸즈> 등 성적 묘사가 두드러지는 게임들에 대해 "일부 성인 콘텐츠를 수정하지 않으면 스팀 스토어에서 제거될 것"이라는 경고 메일을 보냈다.
이에 유저들은 (게임 검열에 대한)스팀의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게임 <액티브 슈터>는 스팀 스토어에 등록돼 있으면서, 경고를 받은 게임들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밸브는 경고 메일을 수신했던 개발사에게 사과하며, 성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경고 메일을 무시하라고 말했다. 제제를 무효로 돌린 셈이다. 현재 <액티브 슈터>는 스팀 스토어에서 제거된 상태이며 <허니팝>, <배틀 걸즈> 등의 게임들은 문제 없이 검색 가능하다.
--- #WAIFUHOLOCAUST UPDATE ---
— HunieDev (@HuniePotDev) 2018년 5월 19일
I have just received word from Valve apologizing for the confusion, saying to DISREGARD their previous e-mail about the violation, that they are in the process of re-reviewing the game and will follow up soon.
경고 메일을 받았던 <허니팝> 개발자는 다음날 '메일을 무시해달라'는 밸브의 메일을 받았다
오늘 새벽 밸브는, 이러한 일들을 의식한 듯 "최근 우리가 어떤 종류의 게임을 (스팀 스토어에)허용할 것인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도 많은 혼란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어떤 게임이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엔 스팀을 이용하는 글로벌 유저의 문화와 법이 광범위하고 모호했기 때문었다고 밸브는 설명했다. 밸브는 글로벌 유저들의 국가마다 어떤 게임을 '허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주관적이고 해석적인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밸브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 초심은, 스팀의 역할은 유저가 선택할 때 편의를 제공하는 도구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 뿐이라는 원칙이다. 유저가 살 수 있거나 살 수 없는 게임을 스팀이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 아래, 밸브는 "불법적인 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을 스팀 스토어에 허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밸브는, 이런 정책이 "스팀에 당신이 좋아하는 게임과 '있어서는 안될' 게임이 공존하게 되는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과는 유저 뿐 아니라 밸브에게도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게임이 자유롭게 등록되면 밸브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게임 외에 다른 게임들도 스팀 스토어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밸브는 스팀에 등록된 게임들이 밸브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스팀에 등록되는 게임이 밸브가 승인, 혹은 동의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
또한 유저 개인이 원치 않는 게임을 접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약속했다. 밸브는 특정 주제를 포함한 게임을 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관련 게임'을 보고 싶지 않다면, 관련 항목을 체크해 해당 게임을 보지 않을 수 있는 것.
현재 해당 스팀 블로그의 게시글에는 7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으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게시글 중 일부 표현(trolling)에 대해 일부 유저가 항의하고 있으며 스팀 정책의 비일관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