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국내 서비스가 종료됐던 <룬즈오브매직>이 써니파크가 아닌 오로라게임즈로 퍼블리셔를 옮겨 다시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했다. 한번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이 다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서비스를 종료한 타사의 게임을 다시 서비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서비스를 중단하며 제시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오로라게임즈 김민구 사업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룬즈오브매직>은 믿음이 가는 게임”
TIG> 한번 서비스를 중단했던 게임이다. 어떻게 다시 오픈하게 됐나?
김민구: 서비스를 중단했던 게임을 다시 오픈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룬즈오브매직>은 써니파크에서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던 게임이다. 초기 동시접속률도 높은 편이었고, 그 비율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흡입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잦은 서버 점검과 운영 악재들로 인해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당시 동시접속률 데이터를 살펴봤는데, 초기에 접속한 유저가 꾸준히 게임을 즐긴 비율이 높았다. 초기 서비스 당시 3일 정도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유저 접속률이 비교적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 점 등을 볼 때 다시 오픈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룬즈오브매직은>은 이미 세계 27개국에서 좋은 평을 받으며 서비스하고 있다. 업데이트도 꾸준하다. 그런 만큼 콘텐츠의 양이나 질은 다른 게임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TIG> 다시 오픈을 준비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개발이나 서비스에서는 큰 문제점은 없었다. 다만 모회사인 오로라월드가 게임 기반이 아니다 보니 <룬즈오브매직>을 다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회사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도 <룬즈오브매직>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었다.
TIG> 신작을 오픈하는 것과 기존 게임을 다시 서비스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룬즈오브매직>은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로 3년 이상 개발한 게임이다. 그만큼 많은 콘텐츠를 자랑한다. 현재 잡혀 있는 업데이트 일정만 해도 9개월 분량이다.
이번에 업데이트하는 챕터3: 고대왕국만 하더라도 4개월 동안 업데이트할 분량이다. 물론 소진하는 속도는 상대적인 만큼, 상황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는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신작이라면 콘텐츠가 부족해 초기에 성장 페이스를 낮추고 난이도를 높이는 등 유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룬즈오브매직>은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그런 스트레스를 줄 필요가 없다. 초반부터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테스트 전에 보도자료 배포 외엔 광고도 거의 하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홈페이지도 테스트 24시간 전에 오픈했을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과거에 플레이한 누적 유저가 15만 명이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다시 접속할지 기대도 됐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테스트 기간도 3일로 짧았고 광고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초기 동접자 그룹이 형성되면서 접속률도 60% 이상 꾸준히 나왔다. 기존에 플레이하던 유저들이 많이 접속했는데 격려해 주더라. 동기부여가 많이 됐고, 초지일관 기다려 줘서 고마웠다. 덕분에 빨리 오픈할 수 있었다.
TIG> <테라> OBT 직후 <룬즈오브매직>의 OBT를 진행했다.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대작 RPG가 나왔을 때의 상황을 보면, 시장이 더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장하는 시장에 있으면 꺼져가는 시장보다 수월하게 뜻을 이룰 수 있고, 도전할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한 <룬즈오브매직>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룬즈오브매직>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유저들은 우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
■ “악평을 벗고 새로운 게임으로 거듭나겠다”
TIG> <룬즈오브매직>이 써니파크에서 오로라게임즈로 넘어갔다. 두 회사는 어떤 관계인가?
회사 간의 내부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순히 <룬즈오브매직>을 서비스하는 업체가 바뀌면서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 관계라고 보면 된다.
MMORPG라는 것이 단순히 게임 소스를 넘겨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인 인수인계와 함께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배우고 있는 상황이다.
써니파크는 <룬즈오브매직>을 서비스하는 동안 산전수전을 겪고 치열하게 개발자와 이야기한 만큼 많은 노하우가 쌓여 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도 9개월~1년 동안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배울 것 같다. 써니파크도 게임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커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TIG> 서비스를 중단하기 전에는 서버 안정성에서 많은 문제를 보였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서버 안정성은 경험에 의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써니파크의 경우도 처음 서비스를 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당황해서 실수를 많이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오랫동안 서비스해 오고 다양한 해킹 시도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받고 있다. 특히 해킹으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을 갖고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번 뚫리면 답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보안 체계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이지만 비용 집약적인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서비스 팀도 충분히 경험을 쌓은 인력 위주로 구성돼 있다.
초기에 눈에 안 띄는 곳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 꾸준히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므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TIG> 서비스와 함께 불만이 많았던 것이 운영이다.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유저를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를 판가름하는 것이 운영이라고 생각한다. 유저의 욕구를 파악하고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온라인게임은 유저가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유저가 불만이나 의견을 내놨을 때 수긍이 간다면 즉시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의견을 제시한 유저는 자신이 말한 내용이 게임에 적용됐다는 데 만족하고, 다른 유저들은 게임이 편해져서 좋아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게임에서 유저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힘든 구간이나 퀘스트가 있으면 간접적으로 도와주기도 하고, 같이 필드에서 놀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유저와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니 유저들이 무척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본다. 문제점이 있으면 인정하고 수정하며, 약속한 것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운영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유저들과 함께하고 다가가는 운영으로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서비스하는 업체가 바뀐 만큼 기존의 운영을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즐겨주시길 바란다.
■ “롱런하는 게임이 되겠다”
TIG> 해외에 개발사를 두고 있는데, 업데이트나 패치는 빠르게 이뤄지는가?
전 세계적으로 기본이 되는 메이저 빌드가 있고, 각국의 의견을 취합을 해서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시간적인 간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 빌드에서 추가될 수 있도록 업데이트 일정에 맞춰 최대한 빨리 피드백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초기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견이 많아서 초보 유저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사제관계 형성을 추가했다. 사제관계 시스템은 40레벨 이상 유저가 초보자의 퀘스트를 일정량 해결해 주면 큰 보상을 제공해 주는 방식이다.
전반적으로 레벨업 스트레스나 성장에 대한 부담이 없도록 신경 썼다. 초반엔 40레벨까지 공개하고, 이후 65레벨까지 제한을 풀 계획이다. 후반 주력 콘텐츠가 될 공성전은 길드가 생기고 충분히 길드나 유저가 성장했을 때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관계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기존 게임의 친구나 애인과 방식이 조금 다르다. 단순히 유저가 친구나 애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점점 진행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난 유저는 단순이 지인이지만 자주 만나고 친밀도가 올라가면 친구가 된다. 만약에 상대가 이성이라면 연애를 하거나 나아가 결혼할 수도 있다. 또한 이런 유저들을 위해 친구나 애인이 함께 탈 수 있는 탈것도 준비했다.
인스턴스 던전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 어려워하는 유저들이 많아 던전에 레벨 개념을 도입했다. 유저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동굴의 레벨을 선택해 플레이하며 성장하고, 다음 레벨에 도전할 수 있다.
TIG> 유료화 모델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어떻게 바뀌는가?
부분유료화는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이전에 판매했던 강화 아이템을 국내에서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저항이 있고, 국내 유저의 성향과 맞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그 결과, 강화에 관련된 아이템은 모두 몬스터가 드랍하기 때문에 논란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를 일부 손해 보더라도 안정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유저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에게 저항감이 적고 납득이 될 만한 수익모델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TIG>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시장에서 <룬즈오브매직>을 2년 이상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는 현실적이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리하거나 초기 동시접속자 수에 연연하기보다 성장하는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
우리가 타이틀에 비용을 들인 것만큼 수익을 내면서 롱런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