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쓰리(T3)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정통 MMORPG <삼국지천>이 오는 2월 22일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다.
<삼국지천>은 순수하게 소설 삼국지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정통 MMORPG의 기반 위에 삼국지의 색을 입혔다. 풍부한 시스템으로 삼국지의 느낌을 살리겠다는 T3 <삼국지천> 개발팀 나성연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삼국지천>팀 나성연 PD.
TIG> 삼국지를 세계관으로 삼고 있는데, 삼국지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는가?
나성연 PD: 판타지는 기본적인 세계관은 있지만 정형화돼 있지 않아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삼국지는 나오는 장수도 많고 이야기도 다양해 소재의 폭이 넓을 것 같지만 너무나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정형화돼 있어서 알려져 있는 모습과 다르면 지적이 들어오는 등 제약이 많다.
그렇다고 실제 고증을 따르자니 게임이 너무 단조롭게 보일 수 있다. 세 국가의 차이점도 크지 않고 몬스터만 해도 병사 외엔 추가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또한 촉과 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오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적어 인구 불균형이 오기도 한다.
대신 우리가 세밀하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삼국지에 등장하는 호칭이나 마상전투 등 게임의 시스템을 잘 받아들인다는 장점이 있다.
TIG> <삼국지천>만의 시스템이 있다면?
<삼국지천>은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순수하게 소설과 역사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삼국지라는 내용을 그대로 MMORPG에 적용하는 것을 무리라고 판단했다. 대신 MMORPG의 틀을 지키면서 그 안에 삼국지의 내용을 포함시켰다.
예를 들어 <삼국지천>은 말을 탄 상태로 모든 공격이나 스킬이 가능한 ‘마상전투’가 특징이다.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 수 있지만 삼국지 하면 떠오르는 기마 상태에서의 대규모 전투가 실현 가능한 것이다.
말은 단순한 탈것이 아니다. 아이템도 착용할 수 있어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줄 것이다.
‘영웅호칭’은 일주일마다 서버 내 유저 순위를 정리해 호칭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비는 촉나라 캐릭터 중 성을 가장 많이 가진 유저에게 부여된다. 여포는 위·촉·오에 속하지 않은 캐릭터이므로 길드에 가입하지 않은 캐릭터 중 가장 높은 경험치를 모은 자에게 여포 호칭을 부여하는 식이다.
이 밖에도 일정 시간을 플레이하면 아이템을 제공하는 원더바 시스템이 있다. 원더바는 30분에 한 번씩 게이지가 차며 총 8번, 4시간까지 게이지를 채울 수 있다. 게이지를 모두 채운 후 원더바를 클릭하면 무작위로 아이템을 얻는다. 게임을 오래 즐기면 아이템을 하나씩 주는 방식으로 오직 원더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존재한다.
그리고 성장을 잠시 멈추고 경험치를 모아 경험치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경험치 아이템은 유물을 사용하는 데 쓰거나, 경매장에서 팔거나,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다.
TIG> 경험치 아이템의 경우 현금거래에 악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유저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도 악용하는 유저는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삼국지천>은 연령대도 18세 이상의 유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게임 플레이에 크게 악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TIG> 현재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
<삼국지천>은 전투와 경쟁에 중점으로 두고 있어서 유저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를 생각하고 접근했다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을 어떻게 게임에 적응하게 만들지 고민 중이다.
또한 진영마다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스토리로 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신 어떻게 해야 삼국지의 전체적인 모습을 시스템으로 풀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 “유저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만들겠다”
TIG> 지난 3차 CBT와 대규모 테스트의 반응은 어땠나?
반응은 폭발적이라기보다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편이다. 주로 1차 CBT 때부터 오신 분들이 지속적으로 테스트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오나라에 ‘강동의 호랑이’라는 길드가 있는데 그 분들은 지난 1월 말 삼국 테스트에도 많이 오셨다. 재미가 없다면 1차 때 즐겼던 분들이 꾸준히 플레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내부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TIG> 유저들이 꾸준히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유저들의 성향이 <삼국지천>과 잘 맞기 때문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MMORPG는 하나의 직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그중에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듯이 게임도 자신에게 맞는 게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콘텐츠 하나가 재미있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재미있는 게임은 없다. 대신 그만한 대가와 보상이 있기 때문에 사냥하는 것이다. 아이템을 강화할 때도 게임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과 강화를 위해 다시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 있는데, 이 둘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유저들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현재 고민하고 있다.
TIG> 테스트를 통해 수정할 부분은 많이 있었는가?
지난 삼국 테스트에서 전투를 존이 아닌 필드에서 진행했는데 랙이 조금 있었다. 그래서 이를 줄이기 위해 자신의 캐릭터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다른 캐릭터나 배경은 전체적으로 부하를 줄이는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
서버 쪽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 원래는 최대한 부하를 줘서 필드에서 서버를 한번 다운시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아무래도 해외에 서비스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서버의 한계를 파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웠다. 그래도 앞으로 공성전이나 대규모 전투는 필드가 아닌 존에서 이뤄질 것이므로 랙은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다.
유저들로부터는 타격감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삼국지천>은 상·하체가 분리된 캐릭터를 애니메이션 조합을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한 피격 모션을 만들기 어렵다. 대신 영웅으로 변신하면 상하체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캐릭터이므로 더 자연스러운 모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파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공된 ‘진 시스템’의 성능이 너무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 ‘진 시스템’을 사용하고 한 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 탱커 캐릭터도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에 대한 수정이 있었다.
TIG> 오픈 베타테스트에서 추가되는 것은 무엇이 있는가?
커뮤니티 강화를 위해 길드 시스템을 보강했다. 문관과 무관 등 삼국지에서 쓰이는 관직을 직업별로 나눠 호칭과 능력이나 특성을 제공하고 길드 레벨에 따른 보상의 폭을 넓혔다.
콘텐츠는 즉시 만들어서 제공하기보다 일정량을 미리 만들어 놓은 후 유저의 성장에 맞춰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는 50레벨까지 공개했지만 75레벨까지 아이템, 스킬,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던전도 현재 공개된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던전을 선보일 것이다.
TIG> 경쟁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든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대표적인 게 바로 ‘유물 시스템’이다. 유물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이 사용하던 무기로 총 113개가 존재하며, 각 유물은 서버당 한 개만 존재한다. 유물은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고 다른 유저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아이템이다.
유물은 처음엔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데, 한번 얻으면 유물을 가진 유저의 위치가 모든 유저들의 지도에 표시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유저는 표적이 된다. 유저는 유물은 버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고 다른 유저에게 당할 경우 떨어트리게 된다. 또한 아이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PvP 포인트와 경험치가 필요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지난 테스트에서는 유물이 너무 강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는 테스트하는 유저는 적은데 유물은 비교적 많고 레벨 제한이 없어서 1레벨부터 이런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OBT에서는 유저가 늘어나고 유물에 등급을 나눠 밸런스를 맞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본다.
이외에도 위·촉·오 삼국의 국가전이나 길드전 등 다양한 PvP 모드를 제공할 것이다.
TIG> 경쟁을 강조하는 게임이라 초보 유저가 접근하기 힘들 것도 같다.
그래서 25레벨까지는 적국을 점령할 수도 없다. 주요 요소마다 국가별 경비병이 지키고 있어서 상대 유저가 있는 지역에 다가가기 힘들다. 특히 경비병은 상대 진영으로 갈수록 점점 더 강해지고 포털 같은 이동수단이 없어 유저가 직접 달려가거나 말을 타고 갈 수밖에 없어 접근이 쉽지 않다.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참 지나 고레벨 유저가 많아져 대규모 파티를 구성한다면 초보 유저가 힘들어질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상대 진영을 구경하기도 힘들 것이다.
■ “충분히 피드백을 받아 보고 정식 서비스하겠다”
TIG> 최근 MMORPG가 OBT를 짧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삼국지천>은 OBT를 얼마나 진행할 예정인가?
언제까지라고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짧게 서비스하고 싶지는 않다. <삼국지천>은 다른 게임에서 없는 시스템도 많고 낮은 레벨에서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없으므로 유저들이 게임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CBT에서는 유저도 적고 테스트 기간도 짧아서 충분한 피드백을 얻기 힘들다. 대신 OBT에서는 불만족스러운 점이나 요구하는 부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는 시간도 충분히 포함할 예정이다.
오픈 베타는 말 그대로 베타다. 아직 고칠 점도 많다. 무조건 빨리 서비스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TIG>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OST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차피 홍보비가 비슷하게 든다면 이쪽이 더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전에 개발했던) <로한>의 OST를 제작해 한정판으로 배포했을 때도 반응이 좋았고 해외에 서비스하거나 국내에서 호응을 보내는 유저에게 기념이 될 만한 무언가를 제공하고 싶었다.
최근 광고 경쟁이 치열한데 조금이나마 더 <삼국지천>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피규어도 만들고 싶었지만 단가가 맞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TIG> 삼국지는 결말이 있는 소재다. <삼국지천>도 스토리상 결말이 존재하는가?
<삼국지천>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삼국지라는 소재를 활용한 것이므로 퀘스트나 기타 스토리는 모두 동일한 시간대에 있다. 사실 여포나 가후도 초반에 반짝하고 사라지는 캐릭터지만 상징적인 인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이런 캐릭터를 스토리를 따라서 초반에 없애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설은 결론을 내지만 게임은 유저가 만들어 갈 수 있으므로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결론을 내기보다는 유저가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TIG> <삼국지천>은 어떤 게임을 지향하고 있나?
현재 서비스 중인 대작 게임을 따라잡는 것은 목표가 아니다. 다만 3번의 CBT를 진행하는 동안 <삼국지천>을 좋아해 주는 유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분들이 꾸준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해외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