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ThisPeoPle]최성훈, 나는 ‘프로게이머’다

서울대테란? 이제는 슈퍼TM 우승자 ‘옵티머스프라임’

김경현(맹독왕) 2011-07-11 17:29:32

 

언제부터인가 엄마 친구 아들이라는 말은 우리와 친숙해졌다. 이를 줄인 엄친아는 모든 것을 두루 갖춘 뛰어난 남성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어머니들은 엄마 친구 아들, XXX는 말이다~”라며 우리를 자극해왔다. 대부분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엄친아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개인적으로 기자가 청소년 시절 게임에 열중하고 있을 때 어머니도 이러한 이야기를 몇 번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을 많이 하면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Case By Case’라고 했던가? 게임 때문에 폐인이 된다는 모 정부부처의 몰상식한 주장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던 차에 <스타크래프트 2>에 무시 못할 엄친아가 등장했다.

 

이 선수는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1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실력이 좋았으니 당연히 예선을 통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실력이 좋아 본선에 오르는 것 아닌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다름아닌 학력때문이었다.

 

서울대테란최성훈(프라임).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이력이 공개되며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프로게이머에게 서울대학교라는 학력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공부도 잘하고, 게임도 잘하는 엄친아라는 좋은 평가도 있었지만 취미로 게임 하는 선수라는 비아냥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최성훈은 묵묵히 연습에만 열중했다.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1 이후 계속 본선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코드A로도 강등되지 않고 끈기 있게 코드S에 머물렀다. 그 결과, 최성훈은 어엿한 우승자로 거듭났다. 지난 LG시네마3D 슈퍼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PoltPrime에서 OPTIMUSPrime으로 거듭난 최성훈. 그의 본격적인 프로게이머 생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학업을 잠시 뒤로 하고 <스타크래프트 2>-을 선언한 최성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김경현 기자


 

   누구도 예상 못한 슈퍼토너먼트 우승

 

 

사실 최성훈은 우승후보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 꾸준히 잘하는 선수이기는 했지만 우승을 할 만한 재목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슈퍼토너먼트가 끝났을 때 활짝 웃은 선수는 최성훈이었다.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목표인 우승과 함께 무려 1억 원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

 

가만히 돌아보면 64강부터 조용히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던 그다. ‘맹독왕으로 거듭나며 임재덕(IM)의 뒤를 이을 만한 저그로 주목 받은 황강호(IM)를 격파했다. 이후 크리스로란줴(팀리퀴드), 곽한얼(프라임), 양준식(슬레이어스), 김정훈(oGs), 문성원(슬레이어스)을 차례로 꺾었다. 냉정하게 말해 흔히들 말하는 천운대진과는 거리가 먼 상대들이다. 그래서 최성훈의 슈퍼토너먼트 우승은 더욱 빛나는 것이다.

 

슈퍼토너먼트 우승을 한지 3주가 지났다.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할 것 같다.

 

정말 오래된 것 같아요. 우승 이후에 여러 리그들이 개막을 하면서 많은 경기들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해요. 주로 경기를 준비하면서 우승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해요(웃음).

 

슈퍼토너먼트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슈퍼토너먼트는 최성훈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를 위해서 만들어진 대회(웃음)? 사실 저는 시작할 때부터 느낌이 좋았어요. 맵 추첨을 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대로 나왔고, 대진운도 썩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죠. 물론 다들 강한 선수들이지만 플레이 스타일상 충분히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원동력까지는 잘 모르겠고요(웃음). 팀원들이 도와준 것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한 우승은 아니죠.

 

겸손한 것 같다(웃음). 황강호-크리스로란줴-곽한얼-양준식-김정훈-문성원. 대진표를 돌아보니 다들 대단했던 상대다. 가장 어려웠던 경기가 무엇이었나?

 

김정훈 선수와의 4강이 가장 어려웠어요. 솔직히 말해서 결승전보다 더 어려웠어요. 1:1이 되고 난 다음에 3세트가 장기전이었지만 지고 나니까 갑자기 힘이 빠지더라고요. 한 번만 더 지면 탈락인 상황에서 4세트에 나섰는데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습니다. 긴장도 많이 했고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가장 많이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결승전 때도 그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시즌을 치르며 언제쯤 우승에 대한 확신이 들기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결승전 이틀 전 즈음에 들었어요. 솔직히 4강이 끝난 뒤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4강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아서 이 상태면 문성원 선수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문성원 선수의 VOD를 다 보면서 스타일 파악을 했고, 맵별로 빌드를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선수들이 좋은 빌드들을 많이 추천을 해줬어요. 번뜩이는 빌드를 추천 받으면서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기 시작했죠. ()정훈이와 NS호서의 정지훈 선수가 많이 도와줬어요. 정지훈 선수는 앞으로도 계속 많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해요(웃음). 정말 잘하는 선수입니다. 아이디는 짝지에요(웃음).

 

우승 이후 주변 사람들, 팬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나?

 

조금 달라진 것 같기는 해요. 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진 느낌(웃음)? 선수들은 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우승자 포스가 난다더라고요(웃음).

 

   ‘Polt’의 탄생 최성훈, 뭐 하던 사람이었나?’

 

 

최성훈 이전에 탄생한 GSL 우승자들은 모두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김원기(스타테일), 임재덕(IM), 장민철(oGs), 정종현(IM)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이 아닌 우승자는 최성훈이 처음이고, 현재까지는 유일하다. 그래서인지 최성훈의 과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를 했었다는 정보가 전부다.

 

최성훈의 과거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예전에 <워크래프트 3>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계기가 무엇이었나?

 

중학교 때 시작했어요. 솔직히 선수 생활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스타크래프트 2>를 시작한 것처럼 시작은 취미 생활이었어요.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떤 대회에 나갔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죠. , MWL 첫 시즌 예선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3 2패를 했고, 재경기 끝에 탈락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천정희, 장용석, 구영롱 선수 등과 한 조였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궁금하다.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 시절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럴 수 밖에 없죠. 그 대회에서만 반짝 한 다음에 그만뒀으니까요. 그 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날 때 즈음이었거든요? 다음 시즌 예선은 뚫었고, MBC게임 측에서 시드도 준다고 했는데 포기했죠. 고등학교 3학년이라서 공부를 했어야 했거든요. 상금은 몇 십 만원 정도 벌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부터 공부를 잘했던 것인가? 게임을 그만둔 뒤 학업에 열중해서 서울대에 입학한 것인가?

 

게임을 하면서도 반에서 2등 정도 했었어요. 원래 서울대가 목표였는데 고1, 2 때는 성적이 조금 부족했죠. 그래서 고3 <워크래프트3>를 버리고 공부만 했죠. 3 때는 게임을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정말 단 한 판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나이에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을 딱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닙니다. 제 의지가 더 컸어요. 부모님은 예전부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셨어요. 만약 그 때 <워크래프트3>를 하고 싶었다면 했을 수도 있었죠. 하지만 워3 e스포츠 상황이 불안했고, 개인적으로 공부가 더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을 했어요.

 

언제쯤 다시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나? 역시 계기는 <스타크래프트 2>였던 것인가?

 

3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학교 생활에 집중했죠. 게임보다는 술과 공부에 더 흥미가 있었죠(웃음). 다들 그렇지 않나요? 게임을 다시 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입니다. 취미로 <워크래프트3>를 취미로 했죠. 예전 클랜 사람들하고 모여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타크래프트 2>가 출시된 것인가?

 

사실 스타2는 오픈 베타 때 싱글플레이만 했어요. 저는 그 때가 4학년이었어요. 졸업해야 하는데 게임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싱글플레이만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어쩌다 보니 래더를 하기 시작했죠.

 

나이도 들고, 게임도 오래 쉬었다면 다시 게임을 시작해도 쉽지 않았을 텐데 곧장 예선을 뚫었다. 천재형 게이머인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사실 그 때는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첫 예선에는 재미로 나간 거에요. 확신은 없었지만 운이 따라주면 본선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 예선 결승전에서 김동수 선수를 이겼어요.

 

프라임에 입단하게 된 계기는 역시 <워크래프트 3> 경력 덕분인가?

 

김성연 형이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팀에서도 그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팀으로 들어갔던 것이 아니고 클랜의 개념으로 같이 한 거죠. 처음에 창단을 발표했을 때에도 저는 그저 클랜원이었죠. 그러다가 박외식 감독님이 학교를 다니던 저에게 자유롭게 활동을 하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부담 없이 입단하게 됐습니다.

 

다시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말을 들은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하다.

 

솔직히 안 좋아하셨어요. 하지만 애초에 저는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았어요(웃음). 공부도 알아서 하고 그랬으니까 크게 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결정을 내린 후에는 싫어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승전 때 우승을 하고 난 뒤에는 그냥 잘했다고만 해주셨어요. 아버지가 특전사 출신이신데, 조금 무뚝뚝하시거든요(웃음).

 

   최성훈, 서울대테란을 말하다

 

 

서울대테란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프로게이머의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서울대학교라는 학력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학력이지만 취미로 게임 한다는 부러움 섞인 비아냥은 프로게이머에게 결코 달갑지 않다. 과연, 최성훈은 서울대테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게임 실력보다는 다니고 있는 학교가 더 주목 받는 드문 케이스였다. 부담스럽지 않았나? 솔직하게 말해보자.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뭔가 특별해 보이기도 하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더 부각이 되는 거니까요. 만약 그게 없었다면 저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를 이용해서 풀어낼 수 있는 좋은이야기들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해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의 사례로 제가 거론되면 영광이죠.

 

안준영, 채정원 해설위원도 서울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따로 나눴던 이야기가 있나?

 

그냥 초기에 이야기를 좀 했어요. 내가 서울대인 것을 몰랐다고 하시면서 방송에서 후배 파이팅이라고 한 번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해설이시니까 못하셨어요.

 

사실취미로 게임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을 때도 있었다. 그 때마다 억울했을 것 같다. 그 누구보다 연습을 많이 하던 선수 아니었나?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돈도 잘 벌 사람이 게임만 해야 하는 사람들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하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솔직히 그 때는 취미로 게임을 했던 것이 맞으니까요. 실력으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우승을 한 다음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몇 선수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신상호 선수는 지난 조지명식 때 공부도 잘하고 게임도 잘해서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진심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웃음).

 

신상호 선수는 재미있는 사람 같더라고요. 이번을 계기로 오히려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알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들은 딱 들으면 적대적인 뉘앙스인지 농담인지 알 수가 있잖아요. 신상호 선수는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더 재미있게 맞장구를 쳐준 거죠.

 

엄마 친구 아들’, 엄친아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나?

 

딱히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이후 주변 선수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면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요(웃음).

 

학교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교수님들도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친구들이 빨리 쏘라고 하더라고요. 술 쏘라고요(웃음). 우리 과 사람들은 애초에 제가 스타2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한 동안 관심이 시들했는데 이번에 우승을 한 다음에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교수님들은 대부분 잘 모르시죠(웃음).

 

   OPTIMUS로의 재탄생, ‘우승자 포스?

 

 

지난 7맹독왕칼럼의 제목은 최성훈에게서 우승자의 향기가 난다였다. 프로게이머에게 우승은 단순히 ‘1이 아니다. 수천만 원의 상금을 거머쥘 수 있는 돈벌이 수단만이 아니다. 우승을 한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 다른 무언가가 생기기 마련이다.

 

모든 우승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우승 이후에 달라진 분위기를 뿜어낸다. 팬들은 이를 우승자 포스라고 부른다. 솔직히 최성훈은 예상 밖의 우승자이기도 했고, 워낙 모범생의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우승자 포스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우승 이후 최성훈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 슈퍼토너먼트 결승전 때부터 달라져 있었다. ‘황제임요환(슬레이어스)의 광고 카피를 패러디 한 너의 CPU를 믿지마라는 말로 문성원을 도발할 때부터 말이다.

 

우승 이후에 왠지 모를 여유가 느껴진다. 특히 기자들을 상대할 때 말이다.

 

저도 동의해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고, 자신감도 많이 붙었으니까 뭔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GSL이 더 편해졌고,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결승전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 너의 CPU 믿지마가 화제가 됐다(웃음). 개인적으로 그 이후에 최성훈이 달라 보였다.

 

팬들의 반응이 좋더라고요(웃음). 솔직히 그런 반응일 줄은 몰랐어요. 팬들에게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솔직히 저는 장민철 선수처럼 경기 외적인 것들로 보여주기는 힘들고요(웃음). 경기 내적으로 좀 더 노력을 해야겠어요.

 

우승 직후 GSTL GSL 코드S 32강 첫 경기에서 패배했다. 2연패일 뿐이지만 우승 직후라서 타격이 컸을 것 같다.

 

그래도 2연패를 하고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GSTL에서 졌을 때는 타격이 조금 있었지만 원래 GSTL에서 제 성적이 안 좋아서 빨리 잊을 수 있었어요. 제가 GSTL 성적이 1 3패인가 그래요. 저랑 ()정훈이가 가장 많이 졌어요. 앞으로는 분발해야죠.

 

코드S 32강에서 아슬아슬하게 16강에 진출했다. 마음가짐이 전과 달랐을 것 같은데.

 

GSTL에서 한 번 진 다음에 코드S에서도 안 풀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프로토스전보다는 테란전 연습량을 늘렸었습니다. 덕분에 패자전 한이석(TSL) 선수와의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마음이 조금 편했어요. 자신감이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질 것 같지는 않았어요.

 

스타1이나 스타2나 우승 직후에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우승자들이 꽤나 많다.

 

부담감이 심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더라고요. 다른 우승자들도 그런 것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일단 무조건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32강에서 살아 남은 뒤에 그 부담감을 많이 덜었어요.

 

다른 우승자들에 비해포스가 약하다는 말도 있다. 최성훈이 생각하는 우승자의 포스란 무엇인가?

 

우승을 한 번 해본 사람들과 못 본 사람들은 차이가 있죠. 실력은 같다고 해도 그 경험의 유무가 대회를 대하는 태도를 달라지게 만들죠 그러다 보면 방송에서 나오는 실력도 달라지겠죠. 그런 포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매 경기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포스를 만들어 갈 겁니다.

 

 

프로게이머롤모델은 누구인가?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스타1를 볼 때 가장 좋아한 선수는 이윤열(oGs) 선수에요. 플레이 스타일도 그렇고 계속 꾸준히 잘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라도 이윤열 선수와의 경기가 성사되면 더 열심히 준비를 할 겁니다.

 

일화가 있는데요. 예전에 래더에서 만난 어떤 분이 경기에서 지고 난 뒤 말을 거셔서 테테전을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하고 연습을 몇 판 하다가 본캐로 친구 추가를 하겠다고 하셨죠. 친구 추가를 해 놓고 보니 이윤열 선수더라고요(웃음). 한 달 정도 뒤에 보니까 저보다 더 잘해져 있더라고요. 오픈 시즌 때의 이야기에요.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자세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프로토스전 연승을 하다가 신상호에게 패배하며 끊기고 말았다.

 

11연승에서 실패한 것이 저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마 11연승을 했다면 나중에 프로토스들과의 다전제 때 악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사실 다전제, 5 3선승제라고 했을 때 3:0으로 이긴다는 생각보다는 3:2로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프로토스전 연승이 계속 됐다면 3:0으로 이기려고 했을 겁니다. 과한 자신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연승이 끊겼으니 부족한 점을 더 찾게 될 거고, 다전제를 했을 경우 모든 세트를 더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최성훈의 플레이 스타일이 큰 특징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특징을 잡기 어려운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대에 따라서 플레이 스타일을 자주 바꾸거든요. 파악이 어려운 선수가 되고 싶어요.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닌데 상대에게 맞춰가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도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선호하는 것으로 이길 수 없는 경우에는 과감히 바꾸죠.

 

생각해보면 다양한 유닛 중 불곰을 사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프로토스전이 강한 것인가?

 

확실히 저는 불곰을 좋아해요. 불곰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편이죠. 프로토스전에서 특히 그렇죠. 저는 해병의 비중이 낮은 편이에요. 불곰이 딱 맞아요. 불곰과 관련된 별명이 생기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2011년은 아직 절반 정도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의 목표는? 우승을 더 하고 싶지 않나?

 

적어도 한 번 더 우승을 하고 싶어요. 어떤 대회든 말이죠. 한 번만 더 우승을 하고 다음에 못하면 반짝 스타가 될 것 같아요. 이번 시즌(펩시 GSL 시즌4 코드S) 16강에서 최지성(스타테일) 선수를 이긴다면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상금 랭킹 3위까지도 욕심이 납니다. 1억짜리 대회가 하나 더 있으면 제가 먼저 누적상금 2억 돌파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웃음). 장민철, 정종현 선수처럼 저도 연말에 블리자드컵을 노리려고 합니다.

 

   최성훈의 프로게이머 인생,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성훈의 프로게이머 생활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우승 이후 프로게이머 생활에 대한 -의지는 더욱 강력해졌고, 2011년의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취미로 게임을 즐기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승부사가 됐다. 승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노력하며 우승자 포스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제 최성훈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언제까지 지속할 생각인가?

 

군대가 가장 큰 걸림돌이기는 하죠. 하지만 미룰 수 있을 때까지는 미뤄보려고 합니다. 대학원 진학은 아직까지 생각하지는 않고 있어요. 군대 연기를 위한 대학원 진학은 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대학원에 간다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을 때에 하겠죠. 군대에 가기 전까지 정말 열심히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워낙 공부도 잘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이제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예전 같으면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생각을 했겠죠. 나중 일은 모르니까 일단은 현재, 프로게이머 생활에만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해외 무대 진출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궁금하다.

 

긍정적이죠. 영어를 잘 못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은 가능하니까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대회에 나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우승 이후 해외 팬들의 반응도 있는 것 같고요.

 

끝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우승을 한 다음에 코드S 32강에서 탈락한 뒤에 거품 소리를 들으면 어쩌나라는 걱정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고비를 잘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2위였지만 경기력은 괜찮았던 것 같고요(웃음). 앞으로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드리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최신목록 101 | 102 | 103 | 104 | 105 | 106 | 107 | 108 | 109 |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