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랫폼 게임에 대한 해답을 찾은 기분입니다.”
씨엘게임즈의 <프로젝트 L>은 PC와 아이패드, 아이폰의 완전연동을 내세운 턴 방식 MMORPG다. PC와 아이패드, 아이폰 유저가 한 곳에 모여 파티플레이를 즐기고 기종에 상관없이 전투를 치르고 물건을 거래한다. 집에서는 PC로 밖에서는 아이폰으로 같은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종에 상관없는 ‘완전연동’이다.
개발 동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신생 개발사로서 최근 추세인 아이폰을 무시할 수 없었고, PC 버전을 기반으로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PC와 아이폰의 연동범위를 고민하던 중 ‘기종에 상관없이 아예 같은 게임을 즐기게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아이폰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턴 방식 MMORPG를 택했고, 기종 간의 성능차이를 고려해 PC 그래픽을 낮추는 프로세스도 만들었다. 씨엘게임즈 최병두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신생 개발사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도전”이다.
그리고 지금, 씨엘게임즈의 첫 도전은 결실을 맺었다. 아이패드-아이폰-PC 완전연동 MMORPG를 꿈꾸는 최병두 대표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먼저 <프로젝트 L>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한다.
최병두 대표: 멀티플랫폼을 겨냥한 턴 방식 MMORPG다. 현재 PC와 아이패드, 아이폰를 지원하며 기종과 상관없이 같은 게임을 즐기는 게 목표다. PC 유저와 아이폰 유저가 같은 서버에서 함께 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회사 인원은 총 15명이고 2년 정도 개발했다. 재작년 11월부터 개발했다.
기종이 다른 유저끼리 파티를 맺거나 거래할 수도 있나?
당연하다. 콘텐츠가 100% 같기 때문에 마치 같은 기종 유저처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용하는 계정도 같아서 집에서는 PC로 게임을 즐기다가 외출했을 때는 아이폰으로 접속해서 게임을 이어서 즐길 수도 있다. 이미 채팅과 캐릭터 이동 등의 기본적인 연동은 마쳤고, 현재 전투 부분 연동을 마무리하고 있다.
굳이 턴 방식 전투를 택한 이유라도 있나?
완전연동을 위해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조작에 한계가 있다. PC만큼 빠르고 복잡한 조작이 힘들고 터치 방식을 이용하다 보니 조작에 잔실수도 많다. 다들 아이폰용 RPG를 즐기다 애꿎은 몬스터를 때린 기억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반면 턴 방식 전투는 입력이 느긋하고 턴과 턴 사이에 채팅도 자유롭다. 턴 방식 전투만큼 멀티플랫폼에 어울리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전연동을 고려했나?
처음부터 100% 연동을 고려한 건 아니다. 그런데 개발하다 보니 완전연동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개발 방향을 바꿨다.
참고로 기본은 완전연동이지만 미니게임 형식의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낼 생각도 있다. 용병 부분만 따로 떼서 육성하거나 번외 스토리를 즐기는 식이다. 물론 일정 부분은 본 게임과 연동될 것이다.
완전연동을 선택한 만큼 어려운 부분도 있을 텐데.
그래픽 작업을 세 번씩 해야 한다. 일단 PC 버전을 만들고, 아이패드 버전과 아이폰 버전을 각각 폴리곤 수에 맞춰 재작업하는 방식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성능이 낮아진 만큼 화면도 작아지기 때문에 폴리곤 수를 줄여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재작업 시간도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작업이 반복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중이다.
앱스토어를 이용할 경우 업데이트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앱스토어는 15일의 딜레이가 있는 만큼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할 생각이다. PC와 아이패드, 아이폰에서 동시에 업데이트를 진행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결제에서는 이미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 외부 결제를 이용하는 게임이 많은 만큼 크게 무리가 없다. 아이폰에 RPG를 서비스 중인 회사들과 많이 상담했던 부분인데, 결국 업데이트를 한 번에 잘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턴 방식 MMORPG는 접근성이 나쁜 편이다.
실시간 전투보다 속도감은 떨어질지 몰라도 전략적인 면과 커뮤니케이션 등에서는 오히려 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씨엘게임즈를 만들기 전에 <아틀란티카> 개발에도 참여했었는데, 의외로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는 유저가 많더라.
스킬도 많고 예상보다 전투도 길지 않다. MMORPG 중에서도 1분 이상 전투를 끄는 게임이 많은데 <프로젝트 L>은 대부분의 전투가 1분 내외로 끝난다.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빠른 전투를 유도하기 위해 전투마다 머리에 왕관이 떠 있는 키몬스터를 잡으면 전투가 바로 끝나는 시스템도 넣었다.
온라인에서는 흔하지 않은 장르다 보니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전투를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도입한 게 같은 전투를 하더라도 랜덤성을 주기 위한 카드 시스템이다. <프로젝트 L>에서는 전투를 시작할 때 각 턴 옆에 랜덤하게 카드가 배치된다.
카드는 각각 다른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용병끼리 턴을 바꾸거나 다음 턴이 늦게 오도록 일부러 행동 순서를 늦추는 등 다양한 전략적 응용이 가능하다. 짧지만 생각은 많이 하게 만드는 전투가 궁극적인 목표다.
용병은 어떤 식으로 활용되나?
용병은 최대 3명까지 가능하다. 유저 캐릭터까지 포함해 4명이다. 용병이 더 늘어나면 턴이 너무 길어져서 일부러 제한했다. 파티 시에는 플레이어 한 명이 두 명의 용병을 조작한다. 예를 들어 2인 파티의 경우 각각 2명씩 4명의 캐릭터를, 4인 파티에서는 8인의 용병까지 꺼낼 수 있다.
그래픽이나 게임방식 등이 과거 콘솔용 RPG와 비슷하다.
맞다. 멀티플랫폼 이외에 생각하던 다른 장점이 과거 콘솔 RPG의 재미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특히 스토리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같은 퀘스트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마을에 가서 누구씨에게 이야기를 전해달라는 퀘스트를 받았는데, 정작 그 누구씨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플레이어는 누가 정답인지를 가리는 식이다.
선택에 따라 스토리도 달라지나?
플레이어의 행동 하나하나에 따라 성향이 달라지고, 성향은 또 전직과 앞으로의 이야기에 영향을 미친다. 참고로 <프로젝트 L>에는 선과 악, 중립의 3가지 성향이 있으며 용병들은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전직한다. 최고 레벨 이후에는 성향에 따른 PvP가 시작되며 스토리도 당연히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