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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Talk]LOL로 돌아온 ‘우주최강’ 김동준

“10년 뒤에도 여전히 게임 해설위원을 하고 싶어요”

김경현(맹독왕) 2012-03-16 13:35:30

<리그오브레전드>가 온게임넷을 통해 정식 e스포츠 리그로 출범하는 것을 반기는 팬들이 많다. e스포츠 팬들은 <리그오브레전드>가 다소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원동력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2>와 함께 국내 e스포츠 시장을 과거 <스타크래프트> 전성기 시절처럼 활성화시켜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리그오브레전드>는 확실히 새로운 느낌이다. RTS FPS 일색이던 국내 e스포츠에 AOS, MOBA로 불리고 있는 새로운 장르는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관계자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폭풍저그홍진호가 제닉스 스톰을 이끌고 복귀했고, ‘과일장수김원기도 스타테일 LOL 팀의 감독을 맡았다.

 

반가운 얼굴들이 <리그오브레전드>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명의 반가운 사람이 있으니 바로 우주최강김동준 해설위원이다.

 

김동준은 MSL의 간판 해설위원이었다. 수려한 외모, 날카로운 해설 센스, 유창한 언변으로 e스포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의욕적으로 MSL에 복귀했으나 곧이어 들려온 MBC게임의 채널 변경 소식 때문에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던 그는 <리그오브레전드>와 함께 온게임넷 무대에 서게 됐다.

 

선수 출신 해설위원 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 이제 막 해설위원이 된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가장 닮고 싶어했던 해설위원 김동준. <스타크래프트> MSL의 간판스타였던 그가 <리그오브레전드>를 통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의 대성공을 위한 최전방 공격수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되는 김동준 해설위원을 만나봤다. / 진행=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정리, 사진=디스이즈게임 김경현 기자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더 챔피언스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바쁠 것 같은데요.

 

LOL 정규리그 준비하는 것 외에는 딱히 하는 것은 없어요. 최종예선 이후 3주 정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술도 마시고 사람들도 만나고 여유롭게 지내고 있기는 합니다. 최근에는 나진 창단식에 가서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눴고요. 오랜만에 활기찬 분위기를 느껴서 기분도 좋았습니다. 프로게임단 창단식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LOL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업계에도 좋은 자극이 되는 일이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를 한지 시간이 많이 흘렀죠? 정확히 제대 날짜가 언제였죠?

 

2011 2 8일에 했죠(웃음).

 

그런데 사실 제대 이후에 돌아갈 곳이 당장은 없었단 말입니다. 그러다가 MSL로 복귀하게 됐고요.

 

처음에 복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느 쪽으로 복귀할까 생각했죠. 사실 그때부터 MBC게임의 채널 변경설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MBC게임과 입대 전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지만, 고향 같은 곳이기 때문에 돌아가기로 결정했죠. 이후 MBC게임 채널 전환이 사실로 드러났고 꽤 힘들었죠. 술 정말 많이 마셨어요. 지난 한 해 동안 마신 술이 그 이전까지 살면서 마신 술보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궁금했어요. 입대 전에 MBC게임과 마음이 상할 만한 일도 있었고요. 그래서 온게임넷으로의 복귀설이 유력하게 돌았었죠.

 

고향 같은 곳이기 때문이었고요. MBC게임에서 파격적인 대우도 제시했어요. 그 전에 잘못했던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MBC게임에 대한 애착이 컸어요. 프로리그 같은 경우는 같이 가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라면 MSL은 정말 우리의 정체성을 가진 콘첸츠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 자부심이 어느 정도 사라졌었지만 그래도 본좌 라인, 임이최마? 마는 빼도 되고요. 여하튼 그렇게 우리가 만들어왔던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니 애착이 샘솟더라고요. 제가 온게임넷으로 가도 스타리그에서 해설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던 반면에 MBC게임에서는 MSL을 할 수 있으니까 MBC게임으로 가기로 결정을 한 거죠.

 

그렇게 MBC게임으로 복귀 했는데 MSL 한 시즌을 마치고 MBC게임 채널 전환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심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답답했죠.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힘들었어요. MBC게임 사람들끼리 그런 것들이 있어요. 서로 마냥 가까워보이지만 일적으로 부딪히면서 마찰도 있었죠. 어디든 그렇겠죠? 하지만 저는 그 사이에도 모두와 편하게 지냈는데 MBC게임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이 들리니까 저 조차도 예민해지고 사람들과 멀어지고 오해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그 때 저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연락이 올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그런 저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안 좋은 기억이네요. 그 때 당시의 일들은(웃음).

 

그러다가 이승원, 유대현 해설위원은 먼저 온게임넷에 자리를 잡게 됐지요.

 

? 그렇게 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를 미리 슬쩍 듣기는 했지만 서로 완전히 오픈하고 이야기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물론 상황상 어려워졌겠죠. 솔직히 다 이해는 해요. 그런데 그냥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기는 했어요. 당시에는요(웃음).

 

예전부터 묻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자리를 찾는 작업에 왜 그렇게 소극적이었나?

 

제가 정말 필요하다면 나를 부를 것이다. 내 능력이 인정을 받는다면 연락이 올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그랬어요. 게다가 온게임넷이 저에게 제대 후에 좋은 제안을 했었기 때문에 MBC게임이 없어졌다고 제가 문을 두드리기가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리고 곰TV에서도 채정원 팀장님의 제안도 있었기 때문에 고민도 많았었죠.

 

이제야 이야기를 할 수 있겠네요. 그러던 와중에 김동준이 GSL에 합류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고 꽤 유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많이 했었죠. GSL이라는 무대, GSTL이라는 무대에 섰을 때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고요. 그리고 저는 정말 ()정원이 형하고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고요. 정말 너무 편한 형과 함께 중계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정원이 형의 순발력, 핵심을 집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같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저는 GSL에 있는 해설위원들이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안준영 해설위원은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스타2를 초창기 때부터 했던 것도 아니었고 냉정하게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더니 부족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을 포함한 대우는 곰TV에서 제시한 조건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이 당시 곰TV, 온게임넷을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는지 궁금한데요.

 

그때 저는 LOL을 하고 있었어요. 솔직히 스타2보다 LOL을 더 해설하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더 컸죠. 두 게임 모두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말이죠.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WOW의 투기장 시스템을 정말 좋아합니다. 5시즌 때는 1위에게 주어지는 칭호까지 얻었어요. PVP를 선호했는데 저는 오히려 전에 곰TV가 했던 WOW 투기장 대회를 해설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그러다가 내가 가장 재미있게 하는 게임을 중계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고 LOL을 선택하게 된 겁니다. 스타2에 대한 부분도 물론 고민을 했지만 확장팩도 2개나 남아있고 나중에 기회가 또 올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이미 자리를 잡은 스타2 중계진에 끼어드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거군요.

 

그게 핵심이죠.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 방송이라서 안 간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아니죠. 그건 굉장히 중요하지는 않아요. 단지 기존의 멤버들이 워낙 잘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던 겁니다. 스타1도 그랬지만 오리지널과 브루드워가 완전히 다른 게임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스타2에서 그런 기회가 이후에 한 번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막연하게 했고요.

 

김동준은 당연히 <스타크래프트>로 복귀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팬들이 많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스타크래프트>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이미 다른 해설위원들이 자리를 잡았고, 온게임넷도 중계 조합을 짜는데 있어서 기존의 조합을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거에요. 현실적으로 제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LOL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제가 프로리그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온게임넷이 LOL에 집중해달라고 말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받아들였죠. 다만 제가 스타1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100% 타의는 아니지만 100% 자의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죠. 온게임넷의 입장도 있었고요.

 

LOL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한데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추천을 받았던 게임이에요. 친구들이 재미있으니까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했어요. 한 때 카오스를 즐기기는 했지만 저에게 너무 생소한 장르였어요. 게다가 저는 맹렬 블리자드 빠돌이었거든요(웃음). 저는 MBC게임 채널 변경이 확정이 된 이후부터 LOL을 하게 됐어요. MBC게임 중계진 대부분이 LOL을 하고 있더라고요. 안 한다고 하다가 뒤늦게 시작을 했지요. 그런데 플레이를 하니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라이엇게임즈가 플레이어들이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하게 됐고 하다 보니 잘하고 싶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더 많이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동준을 사로 잡은 LOL의 매력이 무엇일까요?

 

매력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챔피언의 개성부터 콘트롤을 하는 손맛도 좋고요. 챔피언들마다 다 손맛도 달라요. 스토리가 갖고 있는 매력도 있었어요. 컨셉과 세계관, 스토리를 잘 구축한 게임이더라고요. 그것 외에도 정말 많은데요. 너무 많아서 몇 가지를 말로 전달하기가 힘들어요. 경험해보면 압니다. 바론 스틸, 드래곤 스틸, 펜타킬, 쿼드라킬을 했을 때의 짜릿함! , 정말 많네요.

 

첫 선을 보인 것이 LOL 인비테이셔널이었습니다. 엄재경 해설위원, 전용준 캐스터와의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이 어떠셨나요?

 

정말 좋았어요. 100%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저는 예전부터 전용준 캐스터, 엄재경 해설위원과 꼭 방송을 하고 싶었어요.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최고라고 생각했었죠. 전용준 캐스터는 정말 최고죠. 엄재경 해설위원은 정말 매력적인 해설위원입니다. 사실 이 중계진 조합이었기 때문에 LOL에 더 욕심을 낸 것도 있어요. 다른 중계진도 많지만 스타리그를 상징하는 그 두 분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첫 방송을 해보니까 역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백을 가진 뒤 복귀를 LOL로 했죠. 첫 중계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불만이 많았죠. 사실 주변의 평가는 굉장히 좋았거든요? 하지만 저는 굉장히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LOL은 정말 중요한 것이 경력이에요. 단기간에 실력, 이해도를 늘릴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뜻이죠. 레이팅 점수와 이해도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마치 심해처럼 이해할 것들이 무궁무진하죠(웃음). 첫 중계 이후에 어느 정도는 했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또 많이 해보니까 느끼겠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김동준만의 매력이 100% 발산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했을 때 게임을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 측면도 있죠. 그런데 사실 제가 해설에 대해서 100% 자신이 있었던 시기는 <워크래프트3>를 할 때 밖에 없어요. <스타크래프트>는 워낙 잘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이 게임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를 했다고 느꼈던 적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기존에 LOL을 했던 몇 해설위원들보다는 제가 잘할 자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느끼는 것은 조금 더 폭넓게 대중들이 호응해줄 수 있는 그런 해설을 하고 싶다는 거에요. LOL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해요. 물론 지금도 정말 전문가적인 이야기를 할 수는 있어요. 그 정도의 지식은 이미 갖췄다고 보거든요. 룬 세팅, 카운터 개념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출발하는 리그와 그런 중계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김동준표 해설의 장점은 게임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족집게 같은 그런 해설이죠. 선수들의 플레이에 화도 내고 말이죠. 그렇다면 앞으로 LOL에서는 그런 부분이 옅어질까요?

 

버릴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커뮤니티 반응을 봤을 때 이미 쩐다라는 반응을 보기는 했어요. 그런 부분을 더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대중적인 해설을 함과 동시에 다른 부분도 챙기겠다는 이야기에요. 마니아들이 공감을 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계속 할 예정입니다.

 

여담인데요.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라는 멘트가 트레이드 마크죠. 어떻게 만들어진 말인가요?

 

예전부터 함께 게임을 하던 멤버가 있어요. 그 중 한 명이 채정원 팀장이고요. 그 사람들하고 게임을 하면서 사용하던 용어들이에요. 암울하다, 삼룡이 멀티, 대화가 안 된다 같은 말들을 쓰면서 게임 이야기를 했었어요. 다들 유치한 표현의 달인들이에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방송에서 그런 말을 사용하게 된 거죠. 변길섭의 불꽃 테란도 우리 멤버들 사이에서 나온 별명이에요.

 

LOL 예선이 끝났습니다. 예선 중계를 하면서 느낌은 인비테이셔널과 어떻게 달랐나요?

 

인비테이셔널 때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정돈된 느낌이었어요. 반면 예선은 수준도 조금 떨어지고 재미도 덜한 면도 있었죠. 하지만 그런 수준의 경기들이 가져다 줄 수 있는 그 만의 재미가 있었어요. 대중적인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한 수준의 예선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특한 챔피언도 등장했었고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양상들이 나왔습니다. 대중적인 공감을 얻어내는데 이번 예선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본선에 출전할 16개 팀이 가려졌습니다. 김동준 해설위원이 눈 여겨 보는 팀이 있다면?

 

정식으로 프로 팀이 된 나진과 MiG 프로스트의 라이벌 구도가 흥미로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CLG TSM의 팬인데, 그 중 하나인 CLG가 출전을 하게 된 점이 기쁘기도 합니다. 프나틱도 유명한 게임단이기 때문에 어떤 플레이를 펼칠 것인지 기대가 됩니다. 동시에 제닉스 스톰 팀도 기대가 됩니다. 홍진호가 감독이 된 팀이죠. 기존에 다른 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모였고 진호가 워낙 오랫동안 프로게임단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얼마나 업그레이드가 될 것인지 궁금해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스톰의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일단 경력이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나진과 MiG의 양강 구도가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CLG도 생각을 해야 해요. 워낙 강한 팀이니까요.

 

중계를 준비 과정이 어떻게 다른가. LOL과 스타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요. RTS는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중계 때 정말 큰 도움이 돼요. 사실 스타1을 안 한지 꽤 오래 됐지만 스타2의 경우는 정말 많이 플레이를 했어요. 그런데 LOL은 달라요. 일단 솔로 랭크와 선수들이 하는 5:5 스크림의 플레이 양상이 정말 많이 달라요. 운영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력을 늘리고 레이팅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국제 대회들도 많이 보고 있고요. 선수들의 개인 방송도 자주 보고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챔피언의 이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를 많이 합니다. 물론 제가 전 챔피언을 다 해봤고 주력 챔피언은 있지만 그 챔피언들을 수백 번씩 해보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드래프트픽과 블라인드픽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네요.

 

저는 처음에는 무조건 드래프트 픽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해외 대회도 계속 그렇게 진행을 해왔고, 픽밴을 통한 심리전도 있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이 조금 바뀌었죠. 블라인드 픽만이 줄 수 있는 고유의 재미도 있더라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게임들도 정규리그에서 나와야 한다고 보거든요. 랭크도 많이 했지만 막상 블라인드 픽을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무조건 미러 매치만 나올 줄 알았더니 아니었잖아요. 현장 팬들의 호응도 좋았고 드라마틱한 장면도 꽤 있었습니다. 평소에 볼 수 없는 챔피언들이 나온다는 점도 큰 매력이에요. 더 조율을 할 부분은 많겠지만 당분간은 섞어서 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선수들의 부담감은 있겠지만 일단은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블라인드 픽도 하다 보면 선수들의 노하우와 전략이 생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LOL5:5 게임이죠. 1:1 게임이 줬던 쾌감과 다른 점들이 있는데. 중계 역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5:5 게임이 중계적인 측면에서 가진 단점은 없을까?

 

단점? 많죠. 1:1 대결에서는 낭만이 있어요. 검투사들의 대결 같은 느낌이 들죠. 콜로세움에서 1:1로 싸우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LOL은 기본적으로 게임이 재미있는데다가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장면도 많거든요. 같은 5:5 대결인 FPS는 누가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물론 지식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요. 여하튼 LOL은 한타 싸움을 하면 누가 잘했는지 알 수가 있죠. 바론 스틸, 드래곤 스틸 같은 장면에서는 한 선수가 영웅이 될 수도 있죠. 게다가 LOL은 서포터마저도 영웅이 될 수가 있는 게임이에요. MiG 프로토스의 서포터 매드라이프 선수를 보세요. 정말 특출나다는 생각이 들어요. 외국 선수들 중에서는 CLG의 더블리프트 선수의 개인기가 인간 이상급이라는 생각도 하고요

 

가벼운 이야기를 해봅시다. 만약 김동준이 LOL 프로게임단을 꾸린다면?

 

(웃음)인기를 추구하는 팀과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으로 꾸리고 싶어요.

 

그렇다면 일단 흥행을 위한 팀을 구상해볼까요?

 

(웃음)외국 팀 선수도 상관 없죠? 일단 탑은 나진 막눈, 정글 나진 모쿠자, 미드 TSM 레지날드, 원딜은 CLG 팀의 더블리프트, 서포터는 MiG 매드라이프. 매드라이프는 우승 노리는 팀 쪽에도 고정이에요.

 

그럼 우승권 전력의 팀을 이야기해보죠.

 

M5의 탑 포지션을 맡고 있는 선수 임팩트가 강했죠. 음 그런데 M5는 조금 멀게 느껴지니까 팬들이 잘 아는 선수로 이야기를 해볼까요. 탑은 MiG 건웅, 미드는 나진 훈, 정글러는 희생 정신이 강한 MiG 클라우드템플러, 원딜은 MiG 잭스패로우, 서포터는 MiG 매드라이프. 로코도코 삐지겠네요(웃음).

 

어떤 팀에 더 애착이 가나요(웃음)?

 

우승을 위한 팀이죠(웃음). 일단 이겨야 되요. 제가 예전에 경험이 있잖아요(웃음). 공격적인 플레이가 좋지만 우승을 못하면 게임을 오래 못해요.

 

김동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김태형 해설위원과 비슷한 대답을 할 것 같아요. 저는 일단 지금의 생활에 대해서는 만족을 하고 있거든요. 좋아하는 게임을 계속 할 수 있고, 게임을 통해 만나게 된 모든 것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요. 지금 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동시에 언제가 ()재경이 형이 해줬던 조언처럼 나만의 색깔을 계속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그런 해설위원이 되고 싶고요.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지금 당장은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자기 주장도 강해 보이고 자존심도 강해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아요. 저는 솔직히 제가 잘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정말 못하는 것 같아요. 계속 발전해야죠. 그런 마음으로 계속 계속 해설 일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10년 뒤에도 여전히 게임 해설을 하고 싶습니다.

 

LOL이 롱런하길 바라실 것 같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지만(웃음). 사실 반반이라고 봐요. MBC게임이 없어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물론 이런 마음은 좋지 않아요. 그래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죠. 롱런하게 만들어야죠.

 

LOL의 롱런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게임은 일단 잘 나왔고요. 라이엇게임즈의 의지도 확인을 했죠. 우리나라 e스포츠 콘텐츠로 오랫동안 살아 남으려면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와야죠. 이를 위해서 여러 관계자들이 같은 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필요도 있고요. 여성 팬들도 많아야 할 것 같고요(웃음). 스타도 그랬잖아요.

 

이제 인터뷰를 슬슬 마쳐야 할 것 같네요. 가벼운 질문을 해볼까요? 김동준이 추천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챔피언은?

 

어려운 질문이네요. , 그냥 저의 경우를 이야기를 할께요. 처음부터 베인을 진짜 재미있게 오랫동안 했거든요. 실제로 승룰은 안 좋지만 베인의 콘트롤 하는 맛과 컨셉, 타격감이 너무 좋았어요. 아무래도 초보자들은 콘트롤 맛을 원하신다면 베인을 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거든요. 포지션별로 꼽아보자면 탑에서는 갱플랭크가 재미있고요. 정글러 중에서는 리신이 재미있었는데 조금 어렵거든요? 그럼 녹턴이 좋겠네요. 궁극기 이후 갱킹이 재미있어요. 미드에서는 라이즈가 재미가 있고요. 서포터 중에서는 알리스타를 많이 했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동준은 언제 멘붕 합니까(웃음)?

 

질 때 멘붕하죠. 팀전이라서 어쩔 수가 없어요(웃음). 특히 랭크 게임은 정말 어렵거든요. 서로 다독거려야 하고요. 북미 시절에 게임을 하는데 제가 베인이었어요. 그 때 서포터가 소라카였는데, 플레이가 조금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한마디를 했죠. “Please Do Something”이라고요. 그랬더니 본진으로 돌아간 뒤 AP템을 갖추고 와서 스타콜만 계속 쓰더라고요. 유리한 상황이었는데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에 말 한 마디를 했더니 트롤링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다른 팀원들도 멘붕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가 미안하다고 계속 말하면서 달랬죠. 결과적으로 이겼어요. 그런데 이기고 나서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이 게임을 해야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죠. 그 이후에 게임을 지우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이틀 뒤에 곧바로 다시 깔았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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