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엠게임이 <용 온라인>의 오픈 베타테스트(이하 OBT)를 실시했다. <용 온라인>은 중국 개발사 공중망에서 개발한 MMORPG로, 이미 지난해 <진 온라인>으로 국내에서 서비스를 실시했었다. 하지만 불안한 운영과 퍼블리셔의 문제로 인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어 가지 못했다.
이미 한 번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은 그 이미지가 유저들에게 강하게 남는다. 이로 인해 다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도 안정적으로 서비스 궤도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엠게임은 당당하게 <용 온라인>(//yong.mgame.com) 서비스 실시했다. 그렇게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미 앞으로 어떻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워 나갈까? <용 온라인>의 서비스를 총괄하는 엠게임 곽병찬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엠게임 곽병찬 본부장.
■ “대형 게임보다 올림픽이 걱정이다”
<블레이드 & 소울> 등 대작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곽병찬: 미룬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해야 할 대상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용온라인>은 최근 대작게임들보다 타깃 연령층이 좀 높은 만큼 크게 영향이 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런던 올림픽이 더 걱정이었다.
OBT 이후 <용 온라인>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이미 <진 온라인>으로 한 번 나왔던 게임인 만큼 <용 온라인>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그들이 유저들을 이끌어주는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도 많은데 아무래도 연령층이 높아서 그런지 스스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조화롭게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진정성이 담긴 정성으로 서비스하겠다”
<용 온라인>은 이전에 다른 퍼블리셔가 <진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다가 종료했던 게임이다. 다시 서비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무협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회사에서도 무협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퍼블리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던 중 <진 온라인>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제적이나 시스템 운영 등 게임 외적인 일들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제대로 서비스해 보자고 생각하고 다시 서비스하게 됐다.
한 번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어려운 결정이었다. 성공한 케이스가 거의 없다. 하지만 힘들다고 비켜 나가는 것은 서비스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게임성이 워낙 좋아서 다시 서비스를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서비스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문제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이미 한국 서비스에 데인 개발사 ‘공중망’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고비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우리가 중국에서 <열혈강호>를 서비스하는 동안 공중망과 미리 친해질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공중망을 계속 만나서 <열혈강호>를 예로 들면서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겨우 국내 서비스 권한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우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 공중망도 긍정적으로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서비스를 접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다. 어떻게 해소할 계획인가?
한마디로 정성을 담아보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성을 의미하는가?
게임 운영에서 정성이라는 것은 안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가능한 빨리 유저가 불편해 하는 부분을 처리하고, 유저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것이라고 본다.
24시간 대기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빨리 유저가 문의한 내용에 답변하고 맞춰주면서 무엇이 유저가 원하는 것일까 고민하고 서비스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품이나 돈을 써서 한순간의 이벤트로 끌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보다는 우리가 다는 하나하나의 답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6개월 동안 진심을 담아 서비스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으려고 한다.
<진 온라인> 때 이미 플레이해 본 유저들의 텃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없지 않아 있다. 아무래도 이미 한 번 플레이해 본 만큼 게임을 잘 알고 있어 성장속도가 월등한 유저들이 있다. 그런 유저 중 몇몇이 주요 지역을 점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우리가 운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독식하며 성장하는 유저보다 게임에 대한 애정을 갖고 플레이하는 유저가 더 많다. 그래서 다른 유저와 함께하길 원하고 초보 유저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운영자보다 더 빨리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30레벨 이후부터는 PK가 되는 만큼 유저들끼리 매너를 지키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
최근 대작 게임 외에도 중국에서 MMORPG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에 맞서는 특징이 있나?
글쎄… 새로운 것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게임은 콘텐츠나 게임성 등 자신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스펙이 있다고 본다. 그런 기본적을 스펙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 서버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운영에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도 안정성 확보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열혈강호 2>도 그렇고 <용 온라인>도 무협이다. 의도적으로 무협게임을 강조하는 것인가?
<열혈강호>로 성공한 영역이고 그만큼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것보다는 빠른 의사소통과 결정, 유저의 요구를 파악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직도 무협게임을 하는 분들이 회사에 방문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다른 분야에서도 진출하고 싶지 많아 아직은 노하우를 쌓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3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게임은 무협이 많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판타지는 엘프나 오크 등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 등장하고 자신이 그런 캐릭터를 고르기도 한다. 난 그런 것이 안 좋았다.
무협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 좋았고 동양이라는 문화권 자체가 익숙했다. 또한 무협은 주로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에 허구적인 내용이 추가되는 만큼 이해하기도 좋고 더 흥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이야기다.
이제 40대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점차 늘어나는 듯하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10대와 20대는 이미 구비된 환경을 누리는 것이고, 온라인 환경은 30~40대와 함께 성장했다고 본다.
인터넷이나 게임 문화에 충분히 느낄 수 있는 IT 격변기에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많은 것 같다. 나만 해도 게임업계 아닌 친구들과 만났을 때 <리그 오브 레전드> 등 게임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곤 한다.
그들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돼 있을 것 같다.
30대 후반에서 40의대 연령층은 상대적으로 능동적이지 않은 유저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유저들이 재미요소를 찾도록 주어진 시스템을 잘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먼저 찾아가고 유저와 운영이 함께하는 분위기를 강조하려고 한다.
좋은 그래픽과 특징적인 시스템보다 우리가 얼마나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는지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유저와 교감하는 게임이 되겠다”
처음으로 퍼블리싱한 중국 MMORPG다.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다.
역사 언어가 제일 힘들다. 다행이 공중망 쪽도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긴 했다. 그래도 영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느꼈다. 개발에는 중국어 번역 전문팀이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공중망이 한국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깊어서 이것을 해소하는 것이 어려웠다.
내부적인 목표가 있다면?
매출이나 동시접속자보다는 우리나라 게임 순위 10위권에 들고 싶다. 물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유저와의 교감이다. 우리가 업데이트나 서비스 등을 약속하고 유저는 그 약속을 기다려 주고, 또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키는 식으로 점점 좋은 교감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웅>도 그렇고, <열혈강호>도 10년 가까이 서비스한 게임인 만큼 유저와 서로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교감이 없으면 게임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는 엠게임에서 해외 게임을 가져와서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픔이 있었던 부분을 덮고 유저에게 다가가려 한다. 지금 당장 다시 와서 변해 있는 보습을 봐 달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정성을 보이면 언젠가 유저가 돌아봐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히 유저와 같이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조언을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