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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즐기는 ‘마블’을 꿈꾸는 사람들

넷마블 ‘모두의마블’ 개발팀 3인을 만나다

정우철(음마교주) 2012-07-19 16:00:35

‘정통 보드게임의 온라인화’를 내걸고 만들어진 게임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CJ E&M 넷마블이 만들고 서비스하는 <모두의마블>(//game2.netmarble.net/moma/)처럼 화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웹보드 장르에서 1위를 차지한 <모두의마블>은 스크린샷 한 장만 보면 누구나 머릿속에 한 게임이 떠오른다.

 

바로 <부루마블>이다. 어릴 적 한번쯤은 해봤을 보드게임. 주사위를 굴려서 이동하며 땅을 사들이고, 그 땅에 건물을 세워서 경쟁자를 파산시키는 게임. 단순하지만 그 안에 경제와 전략이 녹아 있고, 세계문화도 알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게임이 또 있다. 바로 <모노폴리>라는 보드게임으로 <부루마블>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모두의마블>은 아이폰으로 나온 <모노폴리>를 계기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부루마블>의 맵에서 <모노폴리>를 즐긴다면 어떨까? <모두의마블>이 바로 그 게임이다.

 

 

 

<부루마블><모노폴리>의 퓨전

 

캐주얼게임 소재를 찾고 있었어요. 쉽고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아이폰으로 나온 <모노폴리>를 분석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두의마블>이 만들어졌습니다.”

 

문이호 개발팀장은 처음엔 <부루마블>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가져올까도 생각했다. 실제로 판권을 갖고 있는 씨앗에 제휴도 제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게임과 관련된 판권은 이미 모 업체로 넘어간 상황. 지금은 모바일게임이지만, 향후 온라인게임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 있었다.

 

<부루마블> 제휴는 거기서 끝났다. 그러나 개발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약이 됐다. 온라인게임을 위한 전략과 새로운 룰을 고민했고, 그 답을 찾았다. <부루마블>이 갖고 있던 약점, 바로 주사위를 던져서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 돈을 번다는 절대적 원칙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릴 적 한번쯤은 해봤을 법한 그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은 겉모습을 보면 <부루마블>과 비슷하지만 내용은 차이가 많다. 국내에서는 <모노폴리>를 모르기 때문에 <부루마블>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으로서 <부르마블>은 전략의 요소가 모자란다. 너무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모노폴리>의 독점 룰, 예를 들어 그룹 독점 등을 적용하고 독자적인 룰을 만드는 것이었다.

 

한창훈 개발실장은 “실제로 <모두의마블>의 룰은 친근하면서도 독특한 것들이 많습니다. 일단 자신의 건물이나 땅을 다른 유저에게 판매하는 개념이 없죠. 대신 남의 땅을 강제로 인수하거나 스스로 은행에 판매하는 행동은 가능합니다. 일종의 공격인 셈이죠”라고 말한다.

 

<모두의마블>에서는 강제 인수를 막기 위해 자신의 땅에 랜드마크를 건설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땅은 인수는 물론 공격에서도 제외된다. 땅이 남들보다 적다고 해서 무조건 지는 것은 아니다. 땅 하나에서 축제, 올림픽 등을 개최해 통행료를 높여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모노폴리> 스타일의 게임에는 공격과 방어의 개념이 없습니다. 그래서 유저들의 상호작용을 만들기 위해 공격과 방어를 적용했고, <모두의마블>만의 룰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재미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문이호 개발팀장)

 

넷마블의 게임개발 자회사 N2플레이 문이호 개발기획팀장.

 

 

■ 주니어 버전과 성인 버전의 차이는?

 

생각해 보면 <모두의마블>은 이용연령도 특이하다. 성인 버전과 전연령 버전이 따로 존재한다. 차이가 있다면 주니어 채널에서는 포인트를 이용하고, 성인 채널에서는 게임머니의 개념이 있다는 것 정도. 넷마블은 아이들의 경제관념 정립 및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점을 <모두의마블>의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이호 개발팀장은 “주니어 채널에서는 영토 시스템을 통해 머니가 아닌 포인트를 얻으며 게임을 한다. 세계지도에서 지역을 획득하고 소유하며 여행하는 시스템이 있고, 그 안에서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성인 버전과) 다른 점은 포인트를 획득할 뿐 게임에서 져도 남에게 포인트를 넘겨주지 않는다”고 두 버전의 차이를 설명했다.

 

주니어 채널에서는 포인트로 자신의 영토를 획득하고 그 지역의 문화를 배울 수 있다.

 

성인 버전에 마카오 지역이 추가되고 로우하이’ 게임이 등장한 것은 <모두의마블>이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뒤의 일이었다. 마카오 지역 때문에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 나온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 이후 도입된 마카오 지역의 로우하이 게임.

 

“사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도 많이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전한 내용을 가진 게임인데 게임머니를 주고받는 개념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죠. 승부 결과에 따라서 자신의 게임머니가 남에게 넘어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개발진도 성인 버전을 따로 만들 생각은 없었지만 이왕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으니 성인들에게 재미를 주고자 마카오라는 지역을 넣었습니다.” (문이호 개발팀장)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현실적으로 자신의 게임머니가 남에게 넘어가는 특징이 악용될 수 있다고 봤다. 사행성 문제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고스톱과 포커처럼 게임머니를 주고받는 개념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주니어 버전은 포인트만 사용하고 승부에서 져도 자신의 포인트가 남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했다. 게임을 즐기면서 포인트를 얻고 이를 활용해 다른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 덕분에 장점도 생겼다.

 

넷마블이 진행 중인 사회공헌활동에서 <모두의마블>이 부모와 함께하는 체험게임으로 선정된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익히 아는 게임을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편하다. 어릴 적 해봤던 게임이라 체험해본 부모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넷마블 한창훈 게임개발 실장.

 

 

업데이트보다 개성적인 룰을 고민 중

 

<모두의마블>은 게임의 방식이 고정적이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결과에 따라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린다. 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온라인게임으로서 업데이트가 난감할 수밖에 없다.

 

‘말’ 역할을 하는 캐릭터의 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뽀로로 같은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은 해봤지만 아직 외부 캐릭터를 게임에 적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고유 캐릭터 위주로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넷마블에서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 라이선스를 활용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구마구> 같은 캐릭터라면 가능성이 있죠. 물론 내부 논의가 먼저 진행돼야 하겠지만요(웃음).” (그래픽 디자이너 송미라 팀장)

 

<모두의마블>에서 그래픽을 담당한 송미라 팀장.

 

개발진은 현재 <모두의마블> 신규 캐릭터로 모든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인물형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피아, 라운드걸, 비보이 등의 콘셉트와 유명인사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룰의 개선이다. 맵의 교체를 통해 지역을 바꾸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맵의 특성에 따라 룰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여행 버전 맵이 오는 8월 업데이트될 계획이다.

 

국내여행 맵에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배치하고, 다양한 숙박업소를 짓게 하면서 기본적인 룰을 차용한다. 각 관광지의 랜드마크도 세밀하게 작업해 해당 건물을 보면 바로 지역을 떠올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지금은 단순히 땅의 개념이지만 나중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클럽을 운영하게 될지도….

 

“지금 구상하고 있는 방식도 있습니다. 일명 챔피언스 맵으로 축구 클럽을 소유하는 맵이죠. 축구로 유명한 도시에 훈련장과 경기장을 건설하고, 선수를 영입하는 룰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축구 외에 야구나 농구 등으로 확장할 수도 있겠죠.” (문이호 개발팀장)

 

물론 당장 모든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맵과 룰이 등장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 그리고 맵이 다양해질수록 더 많은 재미가 만들어진다는 것. 이것이 <모두의마블>이 가진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게임명처럼 ‘모두가 즐기는’ 국민게임이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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