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구차구>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구마구>를 축구로 만들고 있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지난 2007년 잠시 언급됐던 <차구차구>(//cha9.netmarble.net)가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그동안 온라인 축구게임 시장은 연매출 1,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다시 말해 유저들이 축구게임을 바라보는 눈높이는 더 높아졌다. 그래서 <차구차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SD 캐릭터들이 뛰노는 축구. 그러면서도 축구라는 스포츠를 그 안에 모두 담아야 했다. 과연 <차구차구>는 축구게임의 1부 리그에 입성할 수 있을까? 애니파크의 양완석 개발실장을 만나 <차구차구>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애니파크 <차구차구> 개발팀 양완석 실장.
■ “캐주얼한 축구게임을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2007년 처음 이름을 알린 후 게임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차구차구>를 어떤 축구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했나?
앙완석: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게임을 만들자는 기획이었다. 하지만 개발이 진행되면서 어떤 스타일로 선보일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위닝일레븐 7>과 <버추어 스트라이커>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즉 완전한 리얼 스포츠보다는 리얼하지만 아케이드 요소가 있는, 다시 말해 시뮬레이션이 아닌 게임다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차구차구>의 콘셉트다. 캐주얼적인 요소를 넣어서 조작이 서툴러도 재미있는, 그러면서도 단순한 캐주얼게임이 아닌 ‘캐주얼한 축구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마구마구> 같은 SD 캐릭터가 <차구차구>에서도 등장한다. 리얼 캐릭터를 내세우는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 걱정되지 않나?
솔직히 말해서 캐릭터가 2등신이다 보니 리얼한 동작을 할 때 어색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버추어 스트라이커>에서 소닉을 꺼내 플레이할 때도 게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아주 어색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고(웃음).
실제로 <마구마구>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올 경우 어색해서 약간의 보정을 거쳐 <차구차구>의 캐릭터가 나왔다. 실제로 플레이하고 나면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미 <피파 온라인 2>가 자리를 잡았고, <피파 온라인 3>와 <위닝일레븐 온라인>이 나온다. <차구차구>가 강점을 갖는 콘텐츠가 있다면?
캐릭터가 작다 보니 반응이나 속도감을 살릴 수 있다. 즉 실제 동작보다 적은 동작으로 표현하지만 어색함이 없이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조작의 간편함도 장점이다. <피파>나 <위닝일레븐>의 조작도 좋지만, 시뮬레이션이 강조되다 보니 조작의 스트레스가 조금 있는 편이다.
앞서 말했지만 액션성이 강한 축구가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위닝일레븐 7>이 축구게임으로서 제일 재미있다. 이후에 사실성을 계속 높이다 보니 액션성이 있는 축구게임 시장이 비었다. 정통성과 게임성을 놓고 볼 때 비어 있는 시장을 차지하는 것이 <차구차구>의 목표였다.
조작의 간편함이 눈에 띄긴 한다. 실제로 플레이해 보니 드리볼과 수비 등이 액션스킬로 구현돼 있었다. 스킬을 이용하게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한 판 했을 때의 스트레스가 이유다. 이기고 나면 문제가 없지만 지고 나서 다시 할까 말까 고민하는 유저들을 보면서 아쉬웠다. 조작만 본다면 <차구차구>의 특징은 빠른 손동작보다 선수와 전체적인 전략을 경기에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략 발동도 키 하나로 가능하다. 즉 전략과 스킬을 활용하는 것으로 조작을 커버하는 요소를 많이 넣었다.
<차구차구> 스킬 영상
순서: 발리슛 / 칩슛 / 드라이브슛 / 인사이드슛 / 레인보우플릭 / 아웃사이드슛
컨트롤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조작의 맛이 떨어질 수도 있다.
스킬은 단축키의 개념이다. 조작의 손맛을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스킬 조작이 어려워 타이밍을 못 맞추는 스트레스, 키 입력 실수에 의한 스트레스가 더 크다. 전략적으로 스킬을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차구차구>의 스킬은 100% 통하는 RPG의 마법 같은 개념이 아니라, 실제 기술을 쉽게 사용하는 방식이다.
즉, 스킬을 쓰는 타이밍의 싸움이다. 드리블 스킬을 사용해도 상대가 더 좋은 타이밍에 태클 스킬을 사용하면 공을 빼앗긴다. 스킬은 지금까지 대략 22가지가 적용됐다. 비슷한 효과를 중복해서 만들 필요가 없었다.
선수마다 자신의 스킬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성용의 경우를 보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는 중거리슛, 수비형 포지션에서는 수비 스킬을 장착하는 식이다. 선수마다 해당 연도의 포지션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서 포지션에서 연상할 수 있는 스킬을 적용하고 있다.
<마구마구>의 시스템이 <차구차구>에 적용된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
기본적으로 방향은 <마구마구>와 같다. <마구마구>가 언뜻 보기에는 캐주얼게임이지만 플레이는 야구 자체를 잘 풀어 냈다. <차구차구>도 리얼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축구라는 경기 자체의 플레이를 즐기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실제 축구에서 호날두가 드리블을 한다면 그보다 낮은 레벨의 선수는 막기 힘들어야 한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호날두를 컨트롤하는 유저가 조작을 잘못하면 볼을 쉽게 빼앗긴다. 실제 축구와 게임의 비현실성에서 오는 차이다.
<마구마구>처럼 캐주얼하게 포장했지만 실제 스포츠처럼 박진감 넘치고, 게임처럼 재미 요소도 넣어야 했다. 이를 카드라는 콘텐츠로 적용했다. 이것이 <차구차구>의 핵심요소다. 날씨, 연도, 포지션 등의 속성과 거래, 조합도 구현된다.
<차구차구>의 카드 시스템에 적용되는 선수와 구단의 범위, 세트덱 효과가 궁금하다.
카드로 구현하는 선수의 범위는 원년부터를 목표로 한다. 지금은 유저들에게 익숙한 최신 데이터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유럽 쪽은 현역을 위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연도별 밸런스는 해당 연도의 데이터를 토대로 준비 중이다.
예를 들면 1983년도 우승팀과 2012년 우승팀이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어느 해의 팀을 선택하든지 유저가 설정한 목표치를 맞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트덱은 같은 팀의 선수를 모으는 것보다 주력 선수를 조합하는 쪽이다. 이를 ‘엠블럼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세트 효과를 만들지 가이드를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2009년 수원삼성의 경우 같은 연도의 선수를 모두 모아도 되지만, 수원삼성 올스타 선수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다른 팀의 선수를 사용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 때 엠블럼에 따라서 세트덱이 각각 다른 효과를 발휘한다.
다시 말하자면 선수가 어느 정도 모이면 세트효과가 발동되고, 조건을 모두 맞추면 100% 효과가 나타난다. 유저는 어느 정도 세트덱 효과를 받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선수나 팀은 K리그만 등장하는가? 선수 라이선스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시작은 K리그를 중심으로 하지만 유럽 리그도 포함된다. 해외리그의 경우 유럽과 남미가 유명한데 일단 유럽 위주로 추가할 예정이다.
유럽 리그는 유명한 팀을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 목표다. 솔직히 말해서 사우스햄튼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더 깊게(더 많은 연도를) 다루는 개념이다. 베컴과 호날두가 한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메리트를 주자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유럽 전체 리그다. 선수 라이선스 부분은 해결하고 있다. K리그는 마무리 단계고, 해외선수는 개별구단, 리그 외에 기본 라이선스를 가진 에이전트와 마지막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차구차구> 골 세리머니 영상
야구가 데이터 싸움이라면 축구는 전략이 중요하다. <차구차구>에서는 어떻게 축구의 전략을 사용하게 되나? 선수카드의 밸런스와 개인 조작의 밸런스, 전략의 이용이 승부를 가르는 핵심이 될 듯하다.
내부 테스트에서는 자기만의 장점을 활용하는 쪽이 이겼다. 예를 들어 조작이 좋으면 상대방의 카드가 좋아도 이길 수 있었고, 카드가 나빠도 전략이 더 좋은 사람이 이겼다. <차구차구>에는 전략을 강제로 발동하는 키가 있다. 전략을 발동하면 필드 위의 선수들이 해당 전략에 따라서 자동으로 움직인다. ‘카드 효과’보다 전략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 편이다.
수비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차구차구>는 ‘닥공’ 축구인가?
옵션이다. 인공지능에게 기본적으로 맡기고 전략을 이용하는 식으로 수비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모두 초보자를 위한 시스템인데, 수비가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을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면 옵션에서 수동으로 설정하고 스스로 수비할 수 있다. 자동수비는 전략 위주로 게임을 세팅하는 유저들을 위한 보조 시스템이다. 조작에 능숙해진다면 수동수비가 더 유리하다.
다른 유저와의 대전 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모드도 준비되나?
육성할 수 있는 모드도 준비하고 있다.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에 하나씩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미션 개념으로 보상도 주어진다. 예를 들면 연도별 리그를 플레이하는데 99년 리그와 2000년 리그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있다. 축구의 역사를 체험하자는 콘셉트다.
향후에는 마스터리그와 같은 모드도 준비하려고 한다. 국가대표와 대륙별 A대표팀을 넣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월드컵 모드 같은 경우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전에 적용하는 것이 계획이다.
CBT를 앞두고 있다. 끝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게임의 플레이 부분은 어느 정도 완성됐다. 플레이만 본다면 오픈도 가능하다. 다만 그 이전에 미세한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 일단 CBT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 게임에 적용할 생각이다. 재미와 축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차구차구>는 한국축구와 상생하자는 목표도 있다. 그래서 여자리그를 넣자는 의견도 있다. 현재 한국축구의 경우 국가대표는 대한축구협회, K리그는 한국 프로축구연맹으로 구분돼 있다. 우리의 의지는 이미 협회와 연맹 모두에게 전달된 상태다. 유저분들도 동참해서 같이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