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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까지 접으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모빌소프트 홍형선 기획팀장, 김지수 프로그램팀장

김승현(다미롱) 2012-11-28 08:02:07

웹 SRPG <판타지로망스>(//www.fantasyromance.co.kr/)가 29일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이 게임은 SRPG라는, 요즘 보기 드문 장르 외에도 한 가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한때 준상용화 단계까지 진행됐던 게임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다시 CBT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연 상용화까지 중단하고 새로 시스템을 가다듬은 <판타지로망스>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모빌소프트의 개발자 2명을 만나 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고전 패키지게임의 느낌으로”

 

모빌소프트의 홍형선 기획팀장(왼쪽)과 김지수 프로그램팀장.

 

 

TIG> <판타지로망스>의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한다.

 

홍형선: <판타지로망스>는 모빌소프트가 약 3년 동안 개발해 완성한 웹 SRPG다. 영지경영 위주의 기존 웹게임과 달리 감성적인 스토리와 다양한 유닛들이 벌이는 전략적인 전투가 특징이다.

 

김지수: 웹표준을 철저히 지켜 어떤 인터넷 환경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게임이다. 어떠한 웹 브라우저에서도 쾌적한 플레이를 제공하니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

 

 

TIG> 마왕의 봉인으로부터 비롯되는 인트로나 한 땀 한 땀 찍은 도트 그래픽, 핵사 맵의 던전 디자인 등 고전게임의 느낌이 짙다.

 

홍형선: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의도한 연출이다. SRPG라는 장르 자체도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면이 있고, 또한 우리 아티스트의 그림 또한 이런 구성에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러한 개발 방향을 결정했다.

 

 

 

TIG> 국내에서 SRPG라고 하면 패키지게임의 느낌이 강하다. <판타지로망스>도 장르를 확정하며 이런 면을 고려했을 것 같다.

 

홍형선: SRPG라는 장르의 특성상 시나리오에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판타지로망스>에서 패키지게임의 요소를 찾는다면 시나리오가 대표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 캐릭터들의 전직은인생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된다. 캐릭터의 강함이 아니라성장’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홈페이지에 게임 속 각종 사건을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했고, 향후 업데이트도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TIG> 인생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부탁한다. 일반적인 전직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홍형선: 사실 시스템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캐릭터는 보다 발전된 상위직업을 얻고, 그에 걸맞은 기술과 능력을 얻는다.

 

인생 시스템이 다른 전직과 차별되는 점은 게임의 시나리오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생 시스템은 단순히 직업의 전환이나 강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캐릭터 자체의 성장을 강조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인생의 기로에서 선 캐릭터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그에 따른 새로운 외형과 능력은 물론, 그러한 인생 역정에 걸맞은 성격과 어투, 그리고 시나리오를 갖게 된다.

 

같은 캐릭터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어떤선택’을 했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이야기가 달라진다. 설사 똑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NPC의 반응이나 퀘스트를 얻는 법도 천차만별이다. 물론 이런 캐릭터의 선택은 시간의 흐름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NPC 또한 그에 걸맞게 변해갈 예정이다.

 

‘거지’나 ‘4차원 소녀’ 같은 독특한 직업도 캐릭터의 성장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 “다양한 상성과 전략의 정통 SRPG

 

TIG> SRPG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비주류 장르다. 개발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

 

홍형선: 사실 <판타지로망스>는 최초에 트레이딩 카드게임(TCG)로 개발됐다. 처음 개발에 들어갔을 때 모빌소프트는 사람도, 자원도 부족한 회사였다. 그래서 많은 자원 대신 좋은 머리만 있어도 되는 TCG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게임을 만들다 보니 점점 욕심이 커졌다. 그래서 과거 <주사위의 잔영> 형식의 보드게임도 고려했었고, <영웅전설> 시리즈와 같은 형태도 기획했었다.

 

문제는 게임의 템포였다. TCG는 물론 <영웅전설> 스타일의 RPG도 빠른 전투에 익숙한 요즘 게이머들에겐 게임의 템포가 너무 느렸다. 그래서 처음부터 전투에 집중할 수 있는 지금의 형태로 만들게 됐다.

 

 

TIG> 사실 SRPG도 깊이 들어가면 지형이나 상성 등 액션게임 못지않게 어려워질 수 있는 장르다. 개발한 입장에서 보는 <판타지로망스>의 난이도는 어떤가?

 

홍형선: 온라인게임 세대에게는 생소한 장르이다 보니 초반은 매우 쉽게 기획했다. 던전의 구성도 쉽고 몬스터의 난이도 역시 낮은 편이다.

 

하지만 SRPG 본연의 재미는 게이머와 기획자(프로그램)의 치열한 머리싸움 아닌가? 높은 레벨로 갈수록 다양한 특성의 서번트, 강력한 보스, 복잡한 지형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중반 이후부터는 전통적인 SRPG 팬들도 만족할 정도의 전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TIG> 적으로 등장한 몬스터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서번트 시스템’을 내세웠다. 수천 종의 몬스터와 그에 따른 스킬과 능력 등 고려한다면 밸런스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김지수: 사실 게임 자체가 처음에는 TCG로 개발됐기 때문에 밸런스 측면에서는 기획 단계부터 많은 고려가 있었다.

 

홍형선: 몬스터의 수는 밸런스에 있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에도 수천 종의 포켓몬스터가 있지만 밸런스 문제를 느끼기 힘들다. 물론 잘 짜여진 기획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몬스터들의 물고 물리는 상성관계의 덕도 있다고 생각한다.

 

<판타지로망스>에는 서번트(몬스터)를 육성하는 데 있어 상당히 많은 자유도가 주어진다. 유저는 몬스터가 습득하는 스킬과 그 스킬의 위력을 조정할 수 있고, 몬스터의 능력치도 레벨이 오름에 따라 자유롭게 상승시킬 수 있다. 이런 수천, 수만 가지의 경우의 수는 그물망 같은 상성관계를 만들어 특정 몬스터가 절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일을 막을 것이다.

 

 

TIG> RPG인 이상 고레벨 콘텐츠에서 더 좋은 보상을 얻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초보시절부터 정성스레 키운 몬스터가 버려질 가능성도 존재할 것 같다.

 

홍형선: 장르의 특성상 후반부로 갈수록 보다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는 것은 필연이다. 하지만 각각의 몬스터에는 그에 걸맞은 독특한 스킬과 능력치가 부여돼 있다. 초반 몬스터와 후반 몬스터 간 강함의 차이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초보 시절부터 정성 들여 육성한 몬스터라면 자신의 역할에 한해서는 후반의 어떤 몬스터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TIG> 얼마 전 SRPG 방식의 전투를 도입한 <삼국지를 품다>가 나왔다. 의식하고 있지는 않나?

 

김지수: <삼국지를 품다> MMORPG라는 장르의 특성상 전투가 잦기 때문인지 유닛의 특성이 한정돼 있다. 반면 <판타지로망스>는 수천 종의 서번트와 거기서 분화되는 다양한 전략이 특징이다. 이처럼 두 게임의 전투는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같은 파이를 놓고 싸울 일은 없을 것이다.

 

 

TIG> 화려한 액션이나 매혹적인 3D 그래픽에 익숙한 유저들을 공략하기 위한 비책이 있다면?

 

김지수: 역시 신선함이 아닐까? <판타지로망스>는 기존의 온라인게임과는 다른 방식의 진행을 자랑한다. SRPG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 손으로 꼽아도 될 정도로 드문 장르고, 웹게임으로서도 영지경영 류의 하드코어한 진행 방식과도 큰 차이가 있다. 아마 기존의 온라인게임에게 식상함을 느꼈던 유저라면 <판타지로망스>에서 신선한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상용화까지 접으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TIG> 사실 이번이 두 번째 오픈 베타(OBT). 작년에 캐쉬 아이템까지 발매하는 준상용화 단계까지 갔다가 별안간 운영을 중단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

 

홍형선: 그 일에 대해서는 유저 분들께 죄송한 마음 뿐이다. 아무래도 회사의 첫 게임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 지난번에 OBT를 중단한 것도 라이브 개발 체제에서는 커버하기 힘들 정도로 난제들이 쌓여 있다 보니 부득이하게 그런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그렇게 결정하면서 기존 유저 분들께 충분히 사정을 설명하지 못한 것은 아직도 가슴에 앙금으로 남아 있다.

 

현재는 기존 유저 분들께 사용한 캐쉬 포인트도 100% 환급해 드렸고, 이제는 더 달라진 게임으로 못다한 사과를 대신 하려 한다.

 

 

TIG> 첫 번째 OBT 중단 이후 어떤 것들을 고쳤는가?

 

김지수: 그래픽이나 유저 인터페이스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전반적인 시스템이나 밸런스 등 데이터적인 요소가 많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홍형선: 일단 초반 접근성 부분이 많이 향상됐다. 기존의 <판타지로망스> SRPG 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초반 접근이 어려운 편이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버전에서는 그러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또한 몬스터와 캐릭터의 밸런스, 후반부 콘텐츠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었다. 달라진 후반 콘텐츠는 OBT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변경된 캐쉬 포인트 보상 방안.

 

 

TIG> 국내에서는 생소한 사파리 브라우저까지 지원한다. iOS 등 모바일 환경도 고려한 것인가?

 

김지수: 우리는 어떤 인터넷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원한다. 개발 초기부터 목표 중에 하나가 ‘웹표준’을 철저히 지키자는 것이었다. 웹표준을 지키다 보니 브라우저 호환성은 자연히 따라왔다. 여담이지만 웹표준을 준수하면서 익스플로러 환경에서 게임을 원활히 구동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더라.

 

홍형선: 어떤 브라우저에서든 최적화된 게임을 맛볼 수 있으니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든 부담없이 게임에 접속하기 바란다. 다만 <판타지로망스>는 이미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반드시와이파이’ 존에서 접속하시길 권한다.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어도 요금폭탄은 곤란하지 않은가.(웃음)

 

 

TIG> 콘텐츠 수급은 모든 개발사들의 숙제다. 특히 게임의 스토리와 던전의 짜임새를 중시하는 <판타지로망스>는 더욱 그럴 것 같다.

 

홍형선: 던전이 메인 콘텐츠라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대지’나 ‘협동던전’ 같은 상위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 때까지는 쌓아 놓은 콘텐츠로 버텨 나갈 계획이다. 솔직히 축적된 콘텐츠가 있어 당분간은 큰 걱정이 없다.

 

OBT 이후 공개될 예정인 ‘대지 시스템’.

 

 

TIG> 지난 2 CBT에서는 SRPG 방식의 전투를 주로 선보였다. OBT 이후 공개될 콘텐츠는 어떤 것이 있는가?

 

김지수: 일단 OBT에서는 최고 레벨이 2 CBT보다 10 늘어난 40이 되며, 5개의 도시와 3개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홍형선: OBT 이후에는 대지와 협동던전 시스템이 공개된다. 대지는팜류’ 게임처럼 자신의 땅을 가꿔 재료를 생산하거나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다. 소셜게임처럼 다른 유저의 대지를 찾아가 일을 돕거나 훼방을 놓는 등 유저 간 상호작용에 중점을 뒀다.

 

협동던전은 MMORPG의 레이드 콘텐츠를 생각하면 편하다. 유저들이 힘을 합쳐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사냥해야 한다. 매우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다양한 서번트·스킬 조합이 필수다. SRPG 전투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IG>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지수: <판타지로망스>는 기존의 웹게임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정통 웹 SRPG. 기존 영지경영류 웹게임들과 달리 감성적인 스토리와 전략적인 전투라는 신선한 체험을 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랑을 부탁 드린다.

 

홍형선: 가능한 빠르게 콘텐츠를 추가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안심하고 게임을 즐겨주길 바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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