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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위해 프로모션도 1년 간 미뤘다”

진성우 iMBC 게임 브랜드 ‘껨씨’ 사업총괄

김승현(다미롱) 2012-12-11 10:05:00

정통파 MMORPG  <룬즈 오브 매직>이 한국시장 재도약에 나섰다. 지난 2009년 한국에 처음 론칭된 이 게임은 써니파크(구 프록스터아시아), 오로라게임즈, 그리고 이번 iMBC까지번이나 퍼블리셔가 바뀌었고, 서비스도 그만큼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

 

iMBC는 왜 이렇게 곡절이 많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로 한 것일까? 게다가 작년 9월에 계약한 게임을 왜 이제서야 프로모션하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여의도에 있는 iMBC 본사를 찾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콘텐츠만 믿고재재론칭’

 

진성우 iMBC 게임사업 총괄

 

 

TIG> 한동안 국내에서 소식이 뜸했던 게임이다.  간단한 게임 소개부터 부탁한다.

 

진성우: <룬즈 오브 매직>은 스토리를 중시하는 정통파 MMORPG. 캐릭터가 단순히 사냥이나 의미 없는 퀘스트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퀘스트가 그려내는 거대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게임의 세계에서 성장하고 동화된다.

 

일반적인 MMORPG와 달리 부직업이라는 개념이 있어 다양한 직업을 조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만약 캐릭터의 주직업이 전사라고 하더라도 부직업으로 사제를 선택하면 전사의 능력에 추가로 사제의 회복 스킬이 더해지는 식이다.

 

이러한 자유도 덕분에 덕분에 게임 내에선 이른바귀족’ 직업이라는 개념이 약한 편이다. 이외에 아이템에 추가적인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룬’을 이용하는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 육성도 특징이다.

 

 

TIG> 국내에서는 부침이 많았던 게임이다. 퍼블리셔가 세 번 바뀌었고, 포지션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일부 겹치기도 한다. 이런 게임을 다시 론칭하는 데 부담감은 없었나?

 

그래픽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무래도 2009년에 나왔던 게임이다 보니 최신 게임에 비하면 그래픽이 뒤떨어진다. 무엇보다재재론칭’이라는 이미지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포지션이 겹치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 <룬즈 오브 매직>에는 고유의 맛이 있다. 개인적으론 그 맛을 15레벨이면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룬즈 오브 매직>만의 독특한 세계관은 물론, 주직업과 부직업의 조합을 통한 개성 있는 캐릭터 육성과 유연한 역할 수행은 이 게임만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국내에 처음 론칭될 당시에 공개됐던 <룬즈 오브 매직>의 포스터.

 

 

TIG> 그래픽 문제나 2번의 서비스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약한 이유는?

 

탄탄한 콘텐츠의 영향이 컸다. 워낙 세계적으로 롱런하고 있는 게임이라 애초부터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게임의 독특한 세계관과 자유로운 직업 조합, 그리고 4년 동안 쌓인 방대한 콘텐츠는 이전부터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던 요소다.

 

이러한 탄탄한 콘텐츠 덕분에 그래픽도 이젠 크게 고민하진 않는다. 론칭된 후 시간이 흐른 게임이라 대응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고, 또 그동안 쌓인 콘텐츠가 그래픽의 흠을 매꿔 줄 것이라 생각한다. <삼국지>가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는 것이 볼거리 때문은 아니지 않은가? 지난 4년 동안 쌓인 콘텐츠가 <룬즈 오브 매직>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TIG> 방대한 콘텐츠는 역으로 말하면 퍼블리셔의 방대한 현지화 작업을 뜻한다.

 

게임의 주요 경쟁력이 콘텐츠인 만큼 처음부터 각오했던 일이다. 물론 수많은 콘텐츠를 국내 사정에 맞게 조율하고 해외 개발사와 소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즐거운 고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기존 유저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랫동안 이 게임을 즐겨 온 유저들 중에는 GM보다 게임에 대해 해박하게 아는 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게임 속에서 직접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만족할 만한 콘텐츠를 위해 프로모션도 미뤄뒀다”

 

TIG> 재재론칭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는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 계획이었나? 지난 1년 동안 별다른 프로모션이 없었는데 혹시 이와 연관이 있나?

 

그동안 <룬즈 오브 매직>의 국내 서비스는 반년을 넘긴 경우가 드물었다. 론칭할 때마다 1챕터부터 시작하다 보니 스토리 콘텐츠가 주력인 게임인데도 두 번의 론칭 모두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했고, 유저의 니즈도 충족시키기 힘들었다. 해외에선 챕터 3과 4까지 론칭돼 있는데 국내에서는 챕터 1, 2가 고작이라면 어떤 유저가 만족하겠는가?

 

그래서 iMBC는 퍼블리싱 계약 이후 지난 10월까지 프로모션 없이 업데이트에만 집중했다. 사업적으론 큰 모험이지만 그보다는 유저들의 만족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업적으로는 챕터 1부터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옳다. 유저가 있어야 돈도 벌리지 않겠는가?(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충실히 채우는 것은 집의 토대를 다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토대가 튼튼하지 않으면 금세 집이 무너지듯,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저들이 많이 모여도 소용없다. 철저하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 물론 그것이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지금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지난 11월 8일 업데이트된 챕터 4의 홍보 이미지.

 

 

TIG> 지난 11월 초, iMBC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초로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이제는 만족할 만큼 콘텐츠가 갖춰졌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전에 국내에서 서비스됐던 <룬즈 오브 매직>은 챕터 3 초반까지만 업데이트됐었는데, 이번에 챕터 4의 업데이트를 마쳤다. 기존 유저도, 신규 유저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분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 프로모션은 토대의 완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의미가 크다. 기존 유저에게는우리 게임이 아직도 살아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신규 유저에게는 김기열이라는 개그맨이 주는 친근감과 광고 자체의 호기심을 통해 게임을 접속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신규 유저의 적응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TIG> 광고모델이 개그맨김기열’이다. 최근 스타마케팅의 경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더군다나 iMBC는 게임사업보다는 방송사업 쪽으로 더 활발한데 좀 의외다.

 

섹시 마케팅을 말하는 것이라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해 미안하다.(웃음) 김기열 씨도 스타마케팅의 범주에 속하긴 하지만, 이것은 철저하게 게임의 콘셉트와 맞춘 결과다.

 

개인적으로 <룬즈 오브 매직>의 그래픽은 다른 게임과 경쟁하기 힘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내적인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프로모션을 하고 싶었다. 이러한 콘셉트가 인기 없다고는 말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인기 있는 김기열 씨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둘 다 화려하진 않지만 속은 꽉 찬 존재라는 콘셉트다.

 

 

 

TIG> 오래된 게임이라면 신규 유저를 유치하는 것도 관건이다. <룬즈 오브 매직> 역시 그러한 고민이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그를 위한 시스템 변화 같은 것이 있나?

 

아쉽게도 시스템의 변화는 크게 없다. 게임 자체가 100레벨(현재 국내는 67, 글로벌 서버는 71레벨까지 업데이트)까지 꽉 짜여진 스토리와 콘텐츠 계획으로 개발되고 있는데다 콘텐츠 사이의 연관관계도 복잡한 편이다. 이렇다 보니 향후 콘텐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스템 수정을 함부로 하기 힘들고, 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규 유저 정착을 위한 이벤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모션 전에는 기존 유저 중 활동이 왕성한 유저를 뽑아 서브 GM의 권한을 줘 신규 유저를 돕게 했고, 지금은 빠른 적응을 돕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홈페이지나 게임 내 플레이 가이드와 팁을 풍성히 갖춰 신규 플레이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TIG> 새로 업데이트된 챕터 4절망의 대륙’의 특징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스토리 콘텐츠가 주력인 게임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퀘스트가 추가됐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이외에도 글로벌 서버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은 던전그라프의 고성’이 추가돼 기존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던전은 입체적인 디자인과 높은 난이도 덕분에 해외에서는 최고레벨 던전이 아님에도 최고 레벨 달성 이후 많은 유저들이 다시 찾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신규 유저들에게 와 닿는 요소로는 직업의 자유도가 더욱 늘어난 점이다. 기존의 <룬즈 오브 매직>은 주직업 8개와 부직업 7개를 조합할 수 있었는데, 이번 업데이트로 3번째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직업조합의 수만 하더라도 336가지로 늘었다. 보다 다채로운 직업조합과 유기적인 파티플레이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챕터 4에서 새로 추가된 인스턴스 던전 ‘그라프의 고성’.

 

 

TIG> 해외에서는 지난 6월 챕터 5가 업데이트됐다. 조금 이른 이야기겠지만 향후 업데이트 계획을 알고 싶다.

 

콘텐츠가 메인인 게임이지만, 이를 한꺼번에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저들도 충분히 기존 콘텐츠를 즐길 시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우리도 신규 콘텐츠를 추가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일단 내년 6월을 기준으로 15개 가량의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 이는 글로벌 서버 기준이므로 국내에 추가될 때는 조금 더 횟수를 압축해서 업데이트가 실시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내년 상반기 안에는 챕터 5 중반부까지 업데이트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여름방학이면 글로벌 서버와 다른 것이 없는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게임은 종합예술, 그 자리에 함께 있고 싶다”

 

TIG> iMBC는 2007년부터 게임사업에 발을 들였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는 많지 않았다. 방송사업이라는 든든한 무기가 있음에도 게임과 같은 리스크가 큰 시장에 발을 들인 이유는 무엇인가?

 

iMBC는 게임 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게임은 그 중에서도 특히 리스크가 큰 사업 분야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이야기와 그림, 음악, 그리고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이런 특징은 문화 콘텐츠를 유통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매력적일 것이다.

 

물론 사업적인 이슈도 있음을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그것만이라면 그동안 좋지 않았던 성과 때문에라도 사업을 접었을 것이다. 이렇다 할 히트작 없이 5년을 버틴 것은 언젠가 게임이 지금의 위상을 뛰어넘는 위치로 도약할 것이고, 그 속에서 우리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업계에 뛰어든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업체지만그러한 열매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신생업체에게 기회가 많은 것이 게임시장의 특징 아닌가.

 

 

 

TIG> <룬즈 오브 매직>iMBC가 현재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는 유일한 게임이다. 혹시 이번 프로모션이 독점 타이틀을 바탕으로 게임사업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해석해도 되는가?

 

물론이다. 게임사업 강화는 2012년 봄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지난 5 껨씨(gameC)라는 iMBC 게임의 새로운 브렌드를 론칭했다. 기존에 iMBC iMBC라는 이름 그대로 게임을 서비스했는데, 이 때문인지 게임사업자로서의 이미지보다는 방송사업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를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물론 게임사업자의 가장 큰 정체성은 곧 타이틀이다. 아마 재도약의 준비를 마친 <룬즈 오브 매직>이 이러한 색을 강화시키는 데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장르, 개성 있는 게임들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다.

 

 

TIG> 게임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최근 붐이 일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도 고려하고 있을 것 같다.

 

당분간은 PC 온라인게임에 주력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모바일게임과 PC 온라인게임을미니시리즈’와예능프로그램’의 성격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짧은 개발기간과 그에 못지않게 짧은 수명을 가진 모바일게임은 미니시리즈와 같다. 인기가 있을 때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인기를 얻기도, 그러한 인기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PC 온라인게임은 예능프로그램과 같다. <무한도전> <무모한 도전> 때부터 오랫동안 팬들과 함께 성장해 왔듯이, 온라인게임 역시 꾸준한 노력과 시간만 충족되면 오랫동안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시장이다. 지금껏 iMBC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 왔다. 당분간은 이러한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지난 5월 론칭된 iMBC의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 ‘껨씨’.

 

 

TIG> iMBC에 방송사업 기반이 있으니 앞으로 게임을 선보일 때 스타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타마케팅에 크게 관심이 없다. 솔직히 <룬즈 오브 매직>도 스타마케팅을 고려했다면 김기열 씨보다는 같은 가격의 신인 여배우나 가수를 섭외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기열 씨를 섭외한 것은 모델의 이미지와 게임의 이미지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광고는 게임에 있어서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상황이 닥친다면 스타마케팅을 100% 고려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이상론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업총괄로서의 야망으로 생각해 달라.(웃음)

 

 

TIG> iMBC의 향후 게임사업 방향을 알고 싶다.

 

일단은 ‘껨씨라는 iMBC의 게임 브랜드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개인적으로 <룬즈 오브 매직>의 이번 업데이트로 게임사업자로서의 밑그림은 완성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게임이 궤도에 오른다면 다른 장르의 좋은 게임들로 라인업을 늘려 게임 퍼블리셔로서의 색을 강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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