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가 발표된 다음 날이어서 방문객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쓸데 없는 기우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폭우에 행사 후반 분위기가 번잡했던 어제와 비교한다면 WWI 2007 마지막 날인 이틀째 행사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날씨 때문에 곳곳에 숨어있던 레이싱 모델도 뜨거운 햇살 아래 모습을 드러내 많은 관람객을 맞이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올림픽공원을 방문한 나들이 객으로 인해 행사는 갈수록 열기를 더해갔는데요. 마지막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순전히' 개인 취향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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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래프트 3> 우승 트로피는 <스타크래프트> '마린' 피규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냥 보고 느끼십시오. photo by gasstong ^^/
◆ <스타크래프트2> 발표=‘프로토스’ 신 유닛 발표회?
19일 진행됐던 <스타크래프트2> 발표회에서 ‘프로토스’의 비중이 너무 크지 않았냐는 볼멘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발표회를 지켜본 관람객과 관계자들은 “‘프로토스’의 비중이 너무 커서 마치 <스타크래프트2> 발표회가 아니라 ‘프로토스’ 신규 유닛 발표회 같았다”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이날 발표회에서 공개된 신규 유닛은 총 9가지. 이중 프로토스 신규 유닛은 ‘불사신’, 추적자’, ‘위치분광기’, ‘거상’, ‘불사조’, ‘워프레이’, ‘모선’ 등 모두 7가지였습니다.
전체적인 비중을 따지면 프로토스의 신규 유닛이 공개된 신규 유닛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프로토스를 제외하면 테란 ‘강습병’, 저그 ‘베인링’ 등 다른 종족은 1개씩만 공개됐기 때문에 수치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 종족에 대한 유저 불만이 많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2> 발표에서 ‘프로토스’ 첫 공개의 비중을 높였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발표에서 여러 종족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소개하는 것보다 특정 종족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신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여러 종족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싶어한 것 같습니다.
프로토스 유저들은 이번 공개영상으로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하니 일단 <스타크래프트> 유저 중 약 30%에 대한 호감은 상승시킨 셈이겠죠. 다음에는 테란과 거의 등장하지 않은 저그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 레이싱 모델 촬영 '천태만상'
행사 첫 날 궂은 날씨 때문에 꼭꼭 숨어있었던(정말 찾기 힘들 정도로 숨어 있었다죠) 30여 명의 레이싱 모델이 행사 마지막 날이 되자 모두 야외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햇살이 조금 뜨겁긴 했지만 어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좋아 사진 찍기에는 안성 맞춤이었거든요. 행사장 내부를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레이싱 모델을 만날 수 있었고, 날씨 덕분에 레이싱 모델의 사진 촬영 협조도 꽤 순조로워 사진 애호가 여러 분들이 정말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행사 관계자들이 근접촬영, 측면촬영 등에도 관대한 모습을 보여 레이싱 모델의 촬영 열기는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는데요.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 레이싱 모델을 촬영하는데도 갖가지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촬영 전용 사다리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줌렌즈를 이용해 멀리서 촬영하는 분, 친구들의 도움으로 기마 자세에서 레이싱 모델의 아름다운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 분 등 정말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고 하죠. 일단 카메라에 담은 모습을 살펴보시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기마자세.
사진 촬영용 사다리 동원은 기본.
민중의 지팡이 경찰도 이때 만큼은 시선 고정.
제임스본드도 울고 갈 고성능 줌렌즈의 성능을 이용하는 관람객.
◆ 소외 받은 레이싱 모델. 저도 사진 찍고 싶어요~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예상 외로 줄어들었는데, 근처 공원으로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의 행락객이 눈에 띄게 늘어 전반적으로 WWI 2007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가족단위로 올림픽공원을 찾은 행락객을 촬영하기 위해 근처 공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행락객 촬영보다 더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다름 아닌 일명 ‘소외된 레이싱 모델(스내처 맘대로)’이었는데요. 이 모델은 한얼광장 인근에 위치한 잔디공원 근처 인포메이션 센터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부스가 행사장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다가 바로 앞 녹지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메라 셔터 세례에 하루의 피곤함을 달래는 레이싱 모델에게는 ‘지옥’이나 다름 없는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레이싱 모델을 바라보는 것은 파릇파릇한 10대 학생도, 건장한 20대 남자도 아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외된 레이싱 모델이 위치한 부스 뒤에서는 약 20명의 레이싱 모델이 단체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으니 이 레이싱 모델,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요?
사진 찍고 싶어한 소외된 레이싱 모델을 담은 사진으로 당시 상황을 재현해보겠습니다.
한얼광장 외곽 안내소에 배치된 소외된 레이싱 모델. 그녀를 바라보는 분은?
연세가 지긋하신 노인분들이었습니다.
◆ 정주미-이가나, 인해전술에 밀렸다?
19일 ‘펜싱경기장’에서 <워크래프트3> 예선전의 열기를 한방에 녹여버린 레이싱 모델 ‘정주미’, ‘이가나’ 씨가 오늘(20일)은 인해전술에 밀려 때아닌 굴욕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뭔 소리인고 하니! 때는 20일 오후 1시 ‘펜싱경기장’. ‘정주미’와 ‘이가나’는 예정된 스케줄대로 펜싱경기장 중앙무대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각종 포즈를 잡으며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허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제에 비하면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수가 터무니(?)없이 적었습니다. 그래도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레이싱 모델 ‘정주미’, ‘이가나’인데 말이죠.
원인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이유가 뭘까? 잠시 후에 번뜩 떠올랐습니다. 한얼광장 20명의 레이싱 모델 단체사진 촬영 장면이 말이죠.
앞선 사진에서 보셨겠지만 20여명의 레이싱 모델 단체 사진촬영 장소는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세 ‘정주미’, ‘이가나’가 인해전술에 밀린 셈입니다. 본인들은 알고 있을까요? 어제와 다른 오늘 관객의 반응에 대해….
비교적 썰렁한 정주미-이가나 사진촬영 현장.
티끌모아 태산. 인해전술이 '대세'를 꺾었다.
◆ 관람객, 뙤약볕 피할 곳 없어 60분 넘게 야외서 대기
WWI 2007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은 다름아닌 관람객 편의시설 마련이었습니다.
관람객 대부분은 행사내용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편의시설 마련에 대해서 만큼은 적지 않은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공짜로 입장해서 컨텐츠를 즐기는 행사이기 때문에 “그냥 참아라”라고 하기에는 행사 규모가 워낙커서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았죠.
블리자드는 행사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대기자 수요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입장객 인원을 제한했는데요(마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기자 시스템과 비슷). 문제는 길게 늘어선 줄보다 대기자가 뙤약볕에 그냥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행사장을 혼자 찾은 관람객에게 60분 이상 뙤약볕에서 대기하는 것은 거의 '안습'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은 행사장 내부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쉴 곳이 부족하다”고 말한 한 커플은 지친 몸을 쉬기 위해 <워크래프트3> 경기 관전석에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행사장 내 안내소가 여러 군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아 허탕친 관람객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족단위 방문객이 이런 상황을 당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팬 서비스 차원에서 행사를 마련한 만큼 내년에 열릴 4회 행사에서는 좀 더 성숙한 행사 운영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펜싱경기장' 입장을 위해 뙤약볕도 마다 않는 관람객의 모습.
◆ 블리자드 채용관, 구직자는 없다?
블리자드는 이번 WWI 2007에서 청년실업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펜싱경기장’ 출구 앞에 ‘블리자드 채용관’을 마련했습니다.
채용분야는 ▲현지화 ▲웹 디자인 ▲TSR(고객상담) ▲QA 마스터 ▲게임 마스터 등 총 5가지 분야였습니다. 전반적인 모집요강은 다른 게임업체와 비교해서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각 분야별 실무에 대한 능력을 평가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리자드 채용관’의 관심도는 위치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거의 '바닥'이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주 연령층이 취업대상자가 아닌데다가, 그렇다 하더라도 ‘펜싱경기장’에서 ‘블리자드 채용관’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관계자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도 아니어서 ‘블리자드 채용관’은 거의 ‘유명무실’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블리자드 채용관’에 구직자는 없는 대신 만화책을 읽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러니한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죠. 멀리서 보면 취업상담을 위해 기다리는 대기자처럼 보였는데요. 관심도가 예상 외로 높은 줄 알고 다가가서 사진을 촬영하려던 찰라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만화책을 보고 실소를 금하지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원거리 홍보(?)는 한 셈인데요. 블리자드가 행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구직자를 유치하셨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를 취재한 모 매체 기자는 “블리자드는 가장 먼저 영어 실력을 테스트 하는 것이 아니냐. 그만큼 할 실력이면 다른 곳을 먼저 생각할지도 모른다”며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블리자드 채용관'의 모습. 한산하기 그지 없습니다. 왼쪽 사람들의 정체는?
바로 만화책을 보는 관람객. 처음에는 구직자인줄 알았다죠.
◆ 아웃랜드 열기구, 철수했다가 복귀
행사 첫째 날인 19일 낮은 고도 때문에 첫 날부터 관람객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던 ‘아웃랜드 열기구’가 결국 철수됐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제는 뒤늦게 내린 폭우 때문에 잠시 운영이 중단됐었는데요. 상황은 날씨가 맑고 화창했던 오늘도 같았습니다. 어제 문제가 ‘비’였다면 오늘 문제는 바로 ‘바람’이었습니다.
오늘도 열기구가 낮게 뜰 것인가가 궁금해서 찾아간 한얼광장 ‘아웃랜드 열기구’ 탑승장소. 오전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탑승장소를 찾았지만 열기구는 그제서야 큰 벌룬에 뜨거운 바람을 넣고 있었습니다.(이제 기구를 설치했다는 의미입니다)
설치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눈앞에서 열기구를 설치하는 모습을 처음 본 스내처로서는 굉장한 볼거리였습니다. 1시간 남짓 기구설치 장면을 보고 드디어 열기구가 하늘로 올라가려는 찰라. 스내처는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열기구를 지탱하고 있는 로프의 길이가 어제보다 더 짧아졌거든요.
20미터는 커녕 5미터도 날아 오르지 못했습니다. 30분을 지켜봤습니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향하려는데 이런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바람이 세서 열기구를 탈 수 없데~”
결국 ‘아웃랜드 열기구’는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채 철수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종료될 무렵 우리의 '아웃랜드 열기구'가 기상상황이 좋아져 다시 부활했다고 합니다.
열기구 관계자분들 행사 기간 동안 수고 많으셨겠습니다. 저도 행사 끝나기 전해 '아웃랜드 열기구'를 타러 가야겠습니다. 참! 높이는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안녕~ 아웃랜드 열기구야. 정말 수고 많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