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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틀필드 온라인> 이렇게 만들어달라!

열혈 팬의 입장에서 바라본 <배틀필드 온라인>

shiraz 2007-06-07 14:44:46

EA 와 네오위즈 게임즈에서 <배틀필드> 프랜차이즈를 온라인 버전으로 개발한다는 말을 들으니 열렬한 팬으로서 매우 기쁩니다. 사실 <배틀필드 2142>가 온라인 버전으로 개발되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최종 후보작으로 <배틀필드>와 <배틀필드 2>의 혼합버전이 결정된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2008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인 <배틀필드 온라인>을 열성적인 팬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습니다. / Shiraz


 

<배틀필드> 시리즈의 매력은 말 그대로 현실감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전장(Battlefield)의 모습입니다. 곳곳에서 검붉은 화염이 솟아오르고 전투기와 전차, 차량, 보병이 뒤섞여 싸우는 전장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한 게임은 몇 되지 않습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류의 지겹도록 반복되는 총알받이 싸움에 지친 게이머들은 실제적인 전장에 눈을 돌렸고 이를 통해 <배틀필드>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사실, <배틀필드> 프랜차이즈의 온라인화는 <배틀필드 2>가 이끈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작의 아마추어 모드에서 시작한 현대전은 정식 패키지로 발매되면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천이 넘는 사설 서버가 돌아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PC방 업계의 공동구매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수만 카피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EA와 네오위즈 게임즈에서도 이 프랜차이즈의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배틀필드 온라인>은 <배틀필드 2>의 그래픽과 시스템을 상당 부분 가져올 것으로 보여집니다. <배틀필드 2>를 열심히 즐겨온 게이머로서 몇가지 바라는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 밸런스의 조율은 필수적


앞에서도 말했듯이 <배틀필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실제적인 전장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커다란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넓은 전장에 여러 거점을 두고 땅 따먹기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장비의 사용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빨리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강력한 화력을 가진 장비 앞에서 일반 보병은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배틀필드 2>에서는 그러한 밸런스의 붕괴가 매우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숙련된 전투기 플레이어가 있는 진영은 거의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상에 있는 대공 장비들은 성능 면에서 너무나 열악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딱히 전투기와 상대할 수 있는 수단도 없습니다.

 

넓은 맵에서 고수 플레이어의 전투기는 차라리 공포입니다. 

 

그렇다고 맵 곳곳에 비치된 대전차 무기가 효율적인 것도 아닙니다. 전차를 한번에 파괴시킬 만큼 강력한 화력이지만 재장전 시간이 너무 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적의 소화기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장비전이 주로 이루어지는 맵의 경우에는 플레이어들의 상당수가 대전차병을 선택합니다. 이를 통해서 그나마 지상전의 경우에는 밸런스가 대충 맞춰지지만 문제는 전투기입니다. 휴대용 대공장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병 플레이를 즐기는 플레이어 중에서 후속작인 <배틀필드 2142>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EA는 후속작에서 아예 양 진영을 통틀어 전투헬기 2개 기종만을 내놓았을 뿐입니다. <배틀필드 2>에서 강력한 장비 앞에서 보병이 너무나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배틀필드 온라인>에서 대두될 문제는 바로 그러한 장비와 보병 간 밸런스의 조율입니다. 대공장비를 조금 더 추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지휘관 모드와 분대 플레이에 대한 지원


장비간의 밸런스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양 진영의 실력이 비슷하다면 게임은 매우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여기에 지휘관과 분대플레이는 훌륭한 양념이 됩니다. 지휘관이 사용하는 무인항공기(UAV)와 포격은 전세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을 만큼 유용합니다. 전략적인 플레이에 익숙한 지휘관이 있는 진영은 적의 침입을 미리 알고 적재적소에 병력을 배치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끔찍합니다. 지휘관 선택에는 계급이 높은 게이머가 우선 순위를 가지는데 ‘어리버리’한 지휘관이 선출될 경우에는 때때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지휘관 탄핵 투표를 할 수 있지만 참여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실제적인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게임에 지고서 헤매던 지휘관을 탓하는 일이 많습니다. <배틀필드 온라인>에서는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지휘관 모드와 더불어 팀웍이 잘 맞는 플레이어들이 만든 분대는 게임의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생병, 보급병, 소총수, 대전차병 등등 여러 병과로 잘 짜여진 분대의 경우 생존력이 매우 뛰어나며 강력한 화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분대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배틀필드 2142>에서는 분대 플레이에 많은 이점을 제공함으로써 전작에 비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분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작에서 딱히 두드러지는 이점이라고는 분대장이 스폰 포인트가 된다는 것 뿐입니다.

 

이렇게 한배를 타고 가다가 몰살당하면 '처음부터 다시' 입니다.

 

분대장은 그 이점 하나 때문에 전투의 전면에 나서지 못합니다. 오히려 구석에 숨어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분대 플레이에 더 알맞을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넓은 맵을 가로질러 간 후에 분대원이 몰살 당하면 또다시 먼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배틀필드 2142>의 스폰 위치 신호기가 부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 <배틀필드 온라인>가 내세울 재미 중 하나는 짜임새 있는 분대 플레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전작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할까요?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여 보다 재미있고 효율적인 분대 플레이를 보여줄까요?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 플레이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누구나 다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 게이머의 유입과 안정적인 서버 지원은 환영


<배틀필드>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아는 게이머들이 그다지 없을 만큼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국내에서 플레이 가능한 서버는 손에 꼽을 정도이며 그마저도 접속한 사람이 별로 없을 때가 많습니다.

 

넓은 전장에서 적이 없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입니다. 서로 적을 찾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지쳐버린다면 게임의 재미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해외 서버로 눈길을 돌리지만 그마저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해외 IP의 유입을 차단 하는 서버가 많고 그나마 접속 가능한 곳도 핑(ping)이 높아서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만으로도 <배틀필드>의 온라인 버전 개발은 상당히 기쁜 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안정적인 서버에서 보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리라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 쉬운 게임 모드의 추가가 필수적


<스페셜 포스>나 <서든어택>과 같은 캐주얼 FPS 게이머에게 <배틀필드> 시리즈는 충분히 어렵습니다. 이것은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워록>의 경우를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컨셉을 지향하는 이 게임은 그렇게 인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거의 비슷한 게임 진행방식을 보여줄 <배틀필드 온라인> 또한 <워록>의 전철을 따르지는 않을까 충분히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워록>에서 인기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면 <배틀필드 온라인>에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소규모 시가전입니다. <워록>에서 정신없는 플레이가 벌어지는 작은 맵은 대규모 장비전 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플레이의 회전이 빠르고 기다림이 적은 그런 캐주얼한 맵을 국내 FPS 게이머들은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규모 전장과 장비전을 내세운 게임들이 캐주얼한 접근을 보여주는 것은 모순되어 보이지만 다양한 유저들을 흡수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만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 고사양의 해결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배틀필드>의 그래픽은 분명 하이엔드(hgh-end)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뛰어난 시각효과를 처음 보는 게이머들 중 상당수는 분명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그래픽을 보기 위해서 드는 노력은 상당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실감 있는 전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고사양은 필수적일까요?

 

국내 대부분의 FPS 게임들이 잘 실행되는 PC에서도 오랜 로딩 시간을 기다려야 할 만큼 살인적인 사양은 게임의 성공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이는 국내 게임환경의 특수함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것은 PC방이 FPS 게임의 주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배틀필드 온라인>은 네오위즈의 피망 PC방을 통하여 대대적으로 홍보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 PC방의 현재 평균 사양으로도 버벅이는 게임을 어떻게 최적화 시킬 것인가입니다. 그래픽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요구 사양을 낮추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물론 실감나는 전장의 모습을 볼 수 없다면 차라리 다른 게임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 2008년은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


네오위즈 게임즈의 온라인 기술력, 그리고 검증된 컨텐츠를 보유한 EA의 결합이 빚어낸 파급력은 작년 <피파 온라인>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바로 그것이 바로 이번 <배틀필드 온라인>의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앞에서 말한 전작의 단점을 보완하고 국내 게임환경에 적응을 잘 한다면 <배틀필드 온라인>은 향후 FPS 게임 시장의 판세를 뒤흔드는 킬러 컨텐츠가 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2008년 상반기에는 <아바>나 <헉슬리>와 같이 뛰어난 그래픽을 가진 FPS 게임들이 등장하여 경쟁을 벌이겠지만 <배틀필드 온라인>이 그들 사이에서 가진 파급력과 경쟁력은 분명 우위에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배틀필드> 시리즈의 팬으로서 이번 <배틀필드 온라인>의 개발 발표는 매우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저와 같이 오랫동안 그들 게임을 즐겨온 사람에게 2008년은 매우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그들만의 리그로 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배틀필드 온라인>은 비단 열혈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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