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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견] 게임트렌드의 변화

장목환 2005-12-08 16:06:55

마케터로 일하면서 광고를 집행할 때 칼을 들고 서있는 판타지풍의 게임광고들이 유저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것을 종종 느낀다. 

 

이러한 느낌은 필자만 겪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유저들이 판타지류의 MMORPG에 점점 식상해 있고 이에 대한 신호를 개발사들에게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97년을 시작으로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 대부분은 서양 판타지에 기반을 둔 MMORPG 류의 게임이었다.  무협을 소재로 하거나 SD풍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MMORPG도 있었으나 유저들은 그러한 부류의 게임을 모두 '칼질하는 게임'으로 분류해버렸다. 다 그만 그만해 보였을 것이다. 

 

90년대 게임시장은 재미요소가 분화된 시장이었다.  다양한 패키지게임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게임들은 자기들만의 장점들을 최대한 살렸다.  스포츠게임과 전투를 극대화한 게임들, 퀘스트형 게임, 성장형 게임, 전략게임등 수많은 게임들이 있었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었다.

 

그러한 분화된 재미요소들이 MMORPG라는 장르로 묶이기 시작한다.  기존패키지 시장에도 RPG는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화되면서 재미요소가 하나 둘 융합되기 시작했다. 퀘스트와 전투, 아이템, 던전, 커뮤니티, 사냥, 채팅 등 패키지 게임에 흩어져 있던 재미 요소들이 뭉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PC NPC의 관계에만 있던 게임에 PC PC의 경쟁 관계가 추가 되면서 더욱 많은 요소들이 융합됐다.   

 

 

 

7~8년간 온라인 게임시장의 왕자였던 융합된 재미요소의 MMORPG에서 다른 온라인 장르로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

 

2004년 전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던 MMORPG류의 게임이 2005년을 넘어 오면서 점유율이 반 토막 나기 시작했다.  필자의 이런 논리에 대해 다시 MMORPG가 대세로 돌아 서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전체적으로 하락추세에 있는 MMORPG가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으로 판단된다.  MMORPG, RTS 계열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 등 오래된 게임들이 그나마 버텨 주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 새로운 게임들은 영 힘을 못쓰고 있다.

 

유저들은 종합 선물세트가 지겨워진 것처럼 보인다.  최근에 유행하는 게임들을 보자.  FPS, 골프, 레이싱, 농구, 대전 등 특화된 게임들 일색이다. MMORPG에 비해 커뮤니티성은 현저히 낮아졌다.  같이 게임을 즐기는 빈도도 적어졌다.  수십 명 이상의 길드원들이 함께 하던 MMORPG에서 벗어나 소규모로 오순도순 즐기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제 분화된 게임시장이 향후 온라인 게임시장을 수년간 지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유저들은 칼질하는 포스터나 이미지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귀여운 MMORPG도 이젠 지겹다고 외치고 있다.  향후 유저들이 다시 융합된 재미요소를 찾을 때까지 캐주얼 게임으로 일컬어지는 특화된 게임들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헤겔이 '세상은 융합과 분화를 반복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언제 다시 융합을 할까?  아마도 유무선이 연동되고 플랫폼의 구분이 없어 지는 5~6년 후가 아닐까 싶다.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듯이 전국 방방 곡곡에 무선 인터넷 중계기가 설치되고 노트북이나 휴대용 게임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온라인 상에 있게 되는 그때 새로운 형태의 융합된 MMORPG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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