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에 참여한 고수는 빙산의 일각'

게이머들의 안식처로 불리는 NEX 클랜! 그 이유는 NEX 클랜의 연습실이 모두에게 열려 있기 때문인데요. 일반 초보에서 고수까지, 심지어 다른 클랜원에게까지 제한없이 열려 있는 NEX 클랜의 연습실을 찾아 봤습니다. NEX 클랜 연습실의모습과 함께 클랜 마스터 김대기씨가 보는 <스타크래프트 2(이하 '스타2')> 토너먼트의 행보는 어떻게 될 지, 함께 들어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작은달

NEX 연습실 입구!

전략 보안 때문에 아무 선수하고 연습할 수도 없고. 또, 뒷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 외부 선수들은 연습상대도 잘 안 해주려고 해요. 그래서 플레이 코치가 고생하고 있죠. 유일하게 본선에 떨어진 플레이 코치!! (웃음)

팀원들이 연습실에 모여서 연습하겠네요?

네. 보안 문제도 있고 연습을 위한 공간이니 집중도 더 잘되고요. 그래서 편안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연습실을 만들었어요.

집처럼 편하게 연습하고 먹고 자고 하라는 취지죠. 그런데 지방에 살거나 나이가 어려서 부모님께서 허락해 주지 않은 선수들은 연습실에 못 오고 있어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아쉽네요.

저 선수는 NEX 클랜 소속 선수가 아닌 것 같아요. 누구죠?

우리 내부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jpg

클랜에 특별한 콘셉트가 있나요? 음. 운영 방침이랄까?

방침요? 나중에 술자리에서 친구들한테 자랑할 수 있는 선수를 양성하고 싶어요. “저 선수 내가 키웠어.”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선배로서 정말 뿌듯할 것 같네요.

<스타 2> 리그가 개인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현재는 개인 위주로 진행되죠. 상금 사냥꾼들이 많은 시기에요. 아직 명확한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팀 리그가 활성화되지 않았거든요.

막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상태라 상금 사냥꾼들에게 유리하죠. 프로팀 체제도 없고 리그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고요. 스타2의 과도기라 할 수 있겠네요.

선수 중심으로 리그가 운영되면 문제가 있나요?

아무래도 선수 위주로 리그가 운영되면 문제가 있죠. 우선 선수 위주라 단편적인 부분만 발전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팀 부분을 배제하니 팀 리그 같은 것도 나오지 못 할거고. 여러 방향으로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팀들이 많아져야 e스포츠 시장이 커지는데 블리자드가 지원 같은 걸 해줬으면 좋겠어요. 팀 창단 장려랄까? 그런 부분들이요.

선수 중심 리그가 좋다는 시선도 있는데..?

선수 중심이나 팀 중심이나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든 문제는 발생해요. 현재 <스타 2>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막 태어난 아이보고 걸으라고 할 순 없잖아요. 지켜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스타 1>처럼 시간이 지나면 정착될 거라고 봐요.

현재 <스타 2>는 협회가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협회요? 블리자드가 알아서 만들겠죠. 지금은 명확한 규칙도 규정도 없어요. 블리자드가 나서서 만들어 주지 않으면 누군가 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제일 큰 문제는 협회가 없어서 선수들 복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또 블리자드가 파트너를 발굴해서 <스타 2> 팀들을 지원해줘야 팀이 많이 생기는데, 팀들에겐 신경을 써주지 않고 있어요. 이게 협회 역할 중 하나였거든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럼 블리자드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보고 계신 건가요?

아니요. 나서줘야 할 것 같은데, 기다리고 있으니 아쉽다는 거죠. 제가 보기에 블리자드는 e스포츠 시장을 테스트 하는 것 같아요.

한국만 e스포츠가 크게 성장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파악하는 거죠. 그 목적으로 여러 가지를 하고 있는것 같은데 유저들이 좋게 보고 있는 것 같진 않아요.

<스타 2> 판매율이 예상보다 적다고 하는데, 아마 패키지가 없어서겠죠. <스타 2>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빠르게 성장하려면 한국 e스포츠 협회와 갈등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봐요.

연습 중인 선수들

뒤늦은 질문인데 NEX 클랜 창단 계기가 있으세요?

여기저기 말했지만, NEX 클랜 창단의 제일 큰 목적은 선배로서 실력 좋은 후배들을 길러 내는 거에요. 이거 외에 반은 재미로 시작했지만요.

제가 팀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 말렸어요. 하던 사업이나 하지 무슨 게임이냐고. 그런데 전 게이머의 피가 흐르는 1세대거든요. 주변에서 말려도 일단 저질렀죠. 저지르고 나서는 막막했는데, 점점 다양한 선수들이 모이고 잘 돼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네요.

게임 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팀 창단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5년 동안 게임만 개발했더니 지루하더라고요. 수익도 어느 정도 나오고 나니 클랜을 꾸리고 싶어졌어요. 마음 맞는 게임사 대표들끼리 모여서 클랜을 만들게 된거라 그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굳이 어려웠던 걸 꼽으라면 주변의 만류 정도? (웃음)

이번 GSL 예선에 과거 <스타 1> 프로게이머들이 많이 도전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놀랄 것도 없어요. 우리끼린 다 알거든요. 평소에 연습 많이 한 애는 붙었고, 많이 안 한 애는 떨어졌어요. 게임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또, 선수들이 대체로 나이가 많아서 어린 선수들한텐 밀리죠. 과거에 아무리 잘했어도 세월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스타 2> 대회의 규모는 어떻게 될까요?

이번 GSL에 참여한 고수들은 빙산의 일각이에요. 집이 멀어서, 귀찮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참여하지 않은 고수들이 더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스타 2>는 잠재적인 유저 숫자가 엄청나다고 생각해요. 다음 대회는 지금보다 더 재밌고 어려워질 거에요. 고수들이 모일 테니까요.

그런데, 이번 GSL같은 대회는 고수들의 대회에요. 블리자드가 e스포츠 시장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PC방 대회나 지역 대회 같은 아마추어들을 위한 대회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타 1>이 그렇게 성장했거든요. <스타 2>가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리그도 색이 없고 선수들도 색이 없는데, 이미지 메이킹을 잘해서 모두 색을 찾았으면 좋겠네요.

스폰서 제의는 없나요?

기업에서 스폰이 들어오긴 하는데, 다른 클랜도 우리처럼 다 취소됐을 거에요. 스폰서라는게 계약 관계고 스폰을 받으면 해당 기업을 알리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 타 클랜이나 <스타 2>로 검증된 게 없거든요.

기업들도 이 클랜이 우리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줄지 모르니 쉽게 나서지 않고 있고요. 나서도 아주 작은 기업들만 나서고 있어요. 큰 기업들은 그냥 자기 브랜드를 건 리그를 열려고 해요. 그쪽이 더 편하거든요.

그리고 전 스폰이 크게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스폰이란 게 팀이 성적을 내고 잘하면 따라오거든요. 선수들도 스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대부분 이런 반응이죠.

스폰서는 천천히 찾을 생각이에요. 없어도 괜찮고요. 우리 팀이 성장해서 스폰서들에게 보여줄 것이 생겼을 때 진지하게 고민해볼 거에요.

마지막으로 이번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 있으세요?

연습실에 놀러 오세요. 해치지 않습니다. (NEXFreeSa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