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분배 때문에 지역 예선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채정원 해설과 팬들을 위한 공간이 좁지만, 가족 같아서 좋다는 이현주 캐스터. 지난 1부에서 GSL을 해설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두 사람이 생각하는 GSL(Global Starcraft II League)과 <스타크래프트 2>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죠. /디스이즈게임 작은달
■ 프로토스가 많이 올라올 거라고 예상했다.
이번 GSL에 프로토스가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채정원 사실 프로토스가 많이 올라올 거라고 예상했다. 종족 특성상 공방이 완벽하다. 또 차원관문이나 시간 증폭 등의 스킬로 생산도 아주 쉽다.
초보자에게 물량을 쉽게 뽑을 수 있는 건 큰 보너스다.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에 초보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생산 건물 회전이 느려서 자원이 남는다는 것인데 프로토스는 그럴 틈이 없다. 정신없이 생산하다 보면 자원은 항상 바닥이다. (웃음) 이런 게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이현주 GSL 예선 같은 곳은 긴장하는 선수가 불리하다. 그래서 긴장을 해도 어느 정도 플레이 가능한 종족이 유리한데, 그게 프로토스다.
저그는 실수를 한 번이라도 하면 패배할 정도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종족이라 올라온 선수가 적은 것이고 테란은 그냥 전체적으로 무난하기 때문에 이 정도 인원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종족 밸런스는 테란이 프로토스보다 세거나 비슷하고 저그가 조금 약하다고 생각한다. 주로 접하게 되는 선수들의 경기가 이런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족 밸런스는 상위권 유저들과 중위권 유저들, 그리고 하위권 유저들이 각각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 이형주 선수는 저그라 페널티가 있다.
GSL의 우승 후보로는 어떤 선수를 꼽나?
이현주 개인적으로 장민철, 서기수, 곽한얼 선수를 꼽는다. 민철이는 전 프로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기수는 모든 게 완벽하다. 침착하고 상황판단 능력도 아주 좋다. 한얼이도 마찬가지다. 우선 한얼이는 플레이 자체가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 이미 자신만의 체계를 구축한 선수다. 그 체계를 누군가 깨지 않는 이상 한얼이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채정원 주목하는 선수는 조성주 선수가 있다. 임요환 선수와 최연성 선수의 관계처럼 이형주 선수가 조성주 선수를 키우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섭게 성장할 것 같다.
이형주 선수는?
이현주 형주는 종족이 저그라 페널티가 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상대가 가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채정원 해설은 저그의 페널티를 안타까워했다.
리그 도중 패치가 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1패치가 리그 도중 진행된다면 양상이 어떻게 바뀔 것 같나?
이현주 저그 우승자가 나올 수 있다. 이번 패치는 그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괴로운 초반이 사라진다. 이건 저그의 큰 상향이다. 프로토스의 광전사, 테란의 사신 찌르기가 너무 뼈아픈 저그로서는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기 때문이다.
채정원 저그가 초반을 무난하게 넘기면 중반부터 일명 ‘펌핑’이 시작된다. 유닛을 딜레이 없이 무한정 찍어내는 것이다. 솔직히 저그가 이런 체제를 무난하게 돌입하면 어느 종족이고 상대가 어렵다. 그래서 우승을 점치는 것이다.
만약 저그가 우승한다면 어느 선수일 것 같나?
이현주 아무래도 그렉필즈나 형주일 것 같다. 그렉필즈는 공격적인 저그고 형주는 맞춰가는 저그다. 둘 중 누구라도 1.1패치가 이뤄지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GSL과 같이 현재 리그는 개인리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채정원 우리가 팀 리그를 배척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팀을 부정하는 것 또한 아니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1> 프로 리그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팀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개인 리그가 먼저 시작된 것이다. 만약 <스타크래프트 1> 만큼 팀이 생긴다면 우리도 자연스럽게 팀 리그를 열 것이다.
■ GSL 예선 문제 개선 중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번 예선이 너무 허술했단 이야기가 있다. 전체 6경기 중 1경기만 치르고 최종 예선 경기를 치른 선수도 있다. 어떻게 된 것인가?
채정원 이번에 우리가 리그 참가비를 받은 게 아니라 선수들을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 물론 예선 전날까지 모든 선수에게 전화로 확답을 받았었다. 참여하지 않을 것 같은 선수의 명단은 제외하고 만든 명단인데도 절반 이상이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
솔직히 실력에 자신이 있거나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면 거리가 멀어도 참여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뭐하러 먼 곳까지 가서 지고 오나?'라는 생각으로 참여하지 않은 인원도 있을 것이다. 순전히 거리 문제나 개인적인 문제로 못 온 선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까지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개방된 리그가 방침인 만큼 선수들을 구속할 생각은 없다.
예선전에 부전승이 너무 많았다. 대처방법은 있나?
채정원 앞서 말했듯이 어제까지 나오겠다고 한 선수가 경기 날 안 나온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방안이다. 부전승도 말 그대로 그 선수의 운이므로 제재할 수도 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 선수가 부전승으로 최종 결승에 갔든 2차전에 갔든 갈 선수는 간다. 무슨 이야기냐면, 실력이 좋은 선수는 부전승이 없어도 예선을 통과하고 실력이 없는 선수는 부전승의 도움을 받아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다. 결국은 똑같다. 잘하는 선수는 진출하고 못하는 선수는 떨어진다.
예선 맵이 왜 다 1:1맵인가? 4:4맵이면 큰 논란인 ‘날빌’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텐데...
채정원 그건 블리자드 공식 래더맵 중 가장 많이 플레이 되는 맵이 1:1맵이기 때문이다. 밸런스를 떠나서 가장 많은 유저들이 즐기는 맵이 아니면 선수들은 연습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2인용 1:1래더맵을 선택한 것이다.
유저가 만든 맵을 공식 대회에 사용할 생각이 있나?
채정원 물론이다. 밸런스가 훌륭하면 더 베스트다. 맵이 한정되어서 전략이 점점 단순화 되고 있는데 하루빨리 새로운 맵이 나오길 바란다.
지역 예선을 할 생각은 없나?
채정원 고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시드’ 분배다. 시드는 전 지역에 골고루 나눠주는 것이 공평한데 그것도 말처럼 쉽지 않다.
시드를 분배한 만큼 선수가 참여하지 않아도 곤란하고 선수가 너무 없어서 시드가 따기 너무 쉬워도 곤란하다.
그렇다고 각 지역 인구 분포에 따라 시드를 분배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한 지역에서 경기하는 것이다.
거리는 멀지만,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많은 인원이 사는 곳이 적합하다. 그곳이 서울이었다. 특별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혹 지방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계획은 없나?
채정원 있다. 차비를 지원하거나 숙소를 마련해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가 워낙 많아서 이것도 힘든 실정이고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PC방 대회 같은 것을 열 생각은 없나?
채정원 이것도 시드 문제에 부딪힌다. 시드 문제를 해결해야 가능할 것 같다.
지금 스튜디오 상황이 팬들을 위한 공간이 너무 작다. 확장할 계획은 있나?
이현주 당연하다. 이건 팬들에게도 당연히 해 드려야 할 일이다. 약 2년 전부터 이사 갈 곳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서 못 가고 있다. 팬들에겐 그저 죄송하다.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공간이 조금 협소(?)해서 스튜디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가족 같은 느낌이라는 거? (웃음)
채정원 아직은 스튜디오가 협소하다. 하지만, 곰TV의 새로운 스튜디오를 마련하기 위해 사방으로 노력 중이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GSL의 활성화를 위해 더 넓고, 더 쾌적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더 많은 유저들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GSL이 두 분의 웃음처럼 앞으로 활짝 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