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 퍼스트룩] 못 앉는 거 빼고 다 좋은 '혜자' FPS 로그라이트

김재석(우티) 2021-12-20 11:25:02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건파이어 리본>은 얼리 억세스부터 검증을 받은 타이틀입니다. FPS 로크라이트로 무작위로 생성되는 맵을 돌파하며 더 좋은 무기를 파밍하고 아웃게임에서 연결되는 성장을 거둔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저우 소재 '두이(多益) 네트워크'라는 곳에서 개발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11월 18일 얼리 억세스를 마치고 정식 출시했는데요. 두이 측은, 출시와 함께 200만 판매를 알렸습니다. 얼리 억세스 포함 버전이겠지만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회사의 첫 번째 스팀 게임이 거둔 성과 치고는 상당한 판매량으로 평가됩니다. 두이 네트워크는 중국에서 모바일게임을 다작하는 회사로 알려졌습니다.

<건파이어 리본>은 만화적인, 정확히는 셀 셰이딩 기법을 통해 만든 그래픽을 갖추고 있어서 1인칭 슈터라고 해도 멀미 없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무기는 40개 정도 준비가 되어있었고 전기, 독성 등 상성에 맞추어 성장시키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런 요소는 <보더랜드> 류의 파밍 슈터가 떠오릅니다.

죽으면 특수 능력에 해당하는 스크롤을 포함한 플레이 이력이 삭제되지만, 죽음 뒤에도 계승되는 성장 능력치가 있기 때문에 로그라이트라고 분류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3D 1인칭 로그라이트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탄도학을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인 건플레이가 꽤 즐길 만했습니다.

<건파이어 리본>은 3D FPS로 즐기는 로그라이트라는 점으로도 신선한데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가 부가됐습니다. 최대 4인이 랜덤 생성 던전을 함께 깰 수 있습니다. 내가 죽었을 때 상대가 부활시켜주거나, 상성 협동 플레이의 기믹이 추가되어 오래도록 게임을 즐기게 합니다. 이뿐 아니라 코드를 입력해 지인과 함께 스테이지를 돌파할 수 있습니다.

정식 출시 시점에 <건파이어 리본>은 8종의 캐릭터가 있습니다. 각각 메인 스킬과 보조 스킬, 패시브가 달라서 게임플레이마다 여러 캐릭터를 골라가며 플레이한다면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8종의 캐릭터 + 멀티 지원 + 40종의 무기 + 각성과 스크롤... 단언컨대 <건파이어 리본>은 굉장히 촘촘한 재미를 설계한 게임입니다.

한국어 번역은 그 수준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그래도 게임이 저렴한데 재미있으니 마냥 비난은 못하겠습니다. 정가가 20,500원인데 12월 2일까지 15,370원에 할인 중입니다.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만큼 플레이어 풀을 확보해야 하고, 따라서 스팀에서 꽤 자주 할인을 할 게임이라는 예상도 해봅니다. 요즘 게임 가격을 생각했을 때 20,500원이라는 정가도 그렇게 비싸보이진 않습니다.

기자가 <건파이어 리본>을 즐기면서 치명적으로 아쉬웠던 건 바로 앉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은·엄폐는 FPS의 필수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게임엔 앉기가 없습니다. C키가 무기 인벤토리를 여는 단축키로 급박한 전투 상황에서 앉지 못하고 인벤을 여는 실수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앉기를 추가해준다면 보다 다채로우면서도 안정적인 FPS 감각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건파이어 리본>은 앞으로도 스팀에서 꽤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얼리 억세스에 참가하지 못했더라도, 지금 충분히 즐길 만합니다. 참고로 <건파이어 리본>은 내년 콘솔에도 이식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