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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디지털 귀농의 옳은 예시? '에버드림 밸리'

의외의 디테일이? 다양한 미니게임과 함께 시간 순삭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6-05 09:47:15

"바쁜 일상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싶다."


<스타듀밸리>나 <동물의 숲>과 같은 힐링 게임을 찾는 유저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5월 31일에 출시된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 <에버드림 밸리>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더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스팀 리뷰 228개 중 85%가 긍정적인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이 게임은 다소 평범한 겉모습과 달리 의외의 디테일이 많았다. <에버드림 밸리>는 어떤 게임이었을까?

 


 

게임명: <에버드림 밸리>

장르: 농장 시뮬레이션

출시일 및 플랫폼: 2023년 5월 31일/ PC(스팀), PS4, PS5/ 닌텐도 스위치로는 6월 출시

정가: 27,000원(스팀 기준)

개발사/배급사: Mooneaters/ Untold Tales, VARSAV Game Studios

한국어 지원: O

  

# 이번 방학에 할 일, 농장 살려내기?

 

<에버드림 밸리>는 학생인 주인공이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시던 농장에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부모님은 일이 바빠 이번 방학 동안 농장에서 머무르라고 하지만, 주인공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때마침 농장엔 일손이 부족했던 터였다. 과거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 농장에 많은 애정을 쏟아부었지만, 요양원에 계시느라 농장 관리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플레이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화를 할 때마다 받는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농장에서의 일들에 적응해 간다. 나무를 해오고, 판자를 만들어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닭과 소, 양과 같은 동물들을 키우고, 땅을 갈고 씨를 뿌려 농사를 짓고, 부서진 농장 건물들을 보수하면서 농장 살려내기에 전념한다. 그와 동시에 처음에는 맵에 구름으로 가려진 형태로 표시되는 미지의 영역들을 탐험하면서 새로운 목표와 이벤트를 마주하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다른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에버드림 밸리>는 같은 장르의 게임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다.  

 

농장에서 방학을 보내게 된 주인공
할아버지 할머니를 도와 농장을 재건한다.

힐링 게임이지만 쉴 틈은 없다. 할 일이 너무나도 많은 농장 생활

  

# 상황에 맞는 미니게임, 다양한 아이템 활용

  

다른 농경 게임들이 마을이나 섬과 같은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대화나 이벤트를 활용해 반복 작업의 지루함을 덜어내는 반면, <에버드림 밸리>는 농장에서 해야 하는 일의 작은 단위마다 특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초반 등장인물은 할아버지, 할머니 외엔 농장 옆에서 만날 수 있는 상인이 전부지만, 다양한 동물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강조해 공백을 느낄 틈이 없다.


가령 특정 시점 이후부터 강아지, 고양이의 교감 레벨을 높일 수 있는데, 강아지는 나뭇가지를 던져서 다시 물어오는 훈련을 하는 것으로, 고양이는 고양이 장난감을 흔들어서 빛나는 위치로 여러 차례 따라오게 만드는 것으로 가까운 관계를 형성한다. 이렇게 레벨이 높아지고 나면, 강아지에게 간식을 준 후에 깃털의 냄새를 맡게 하는 것으로 깃털 주인인 동물을 추적하거나, 호각을 부는 것으로 양들을 몰아갈 때 도움을 받는 등 다양한 콤비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강아지가 합류하는 시점부터 함께 헤쳐나가는 일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

고양이와의 교감 레벨을 올리는 미니게임. 장난감을 흔들어 정해진 위치로 고양이를 유도하는데 은근히 긴장감이 넘친다.

  

처음에는 주인공을 피하는 고양이와 친해져야 수탉을 나무 위에서 내려오게 만들 수 있다.

 

아이템 단축키로 숫자키를 활용할 수 있는데 1~9번까지의 버튼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개별 아이템의 활용처가 세분화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양이나 소와 같이 울타리 안에 키우는 동물들이 배고파지면 건초를 줘야 하는데, '나무 칼'로 풀을 베고, 풀을 건조대에 말려서, 건초를 건초 큐브로 만들어 밥을 주는 식이다. 


농사 또한 모종을 떠올 때는 삽을 활용하고, 괭이로는 땅을 갈고, 물뿌리개로 물을 주고, 똥을 모아 퇴비를 만들어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등 작업 과정 하나하나가 아이템과 행동의 연결로 구현되어 있다. 닭을 키울 때도 닭이 지낼 공간, 알 낳을 공간, 알을 병아리로 키울 부화기 등을 다 세밀하게 제작하게 된다. 그런데 독특한 점은 이런 행동들이 귀찮게 느껴지지 않도록 절묘한 밸런싱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물을 수확할 때 식물까지 사라지거나 소모되어 다시 씨를 뿌려야 하는 게임들도 있는 반면, <에버드림 밸리>에서는 물을 주는 정도만 신경 써도 영구적으로 작물 수확이 가능하다. '바구니'를 얻는 시점부터는 식물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수확할 수 있는 편의성도 돋보였다. 젖소나 양을 키우는 것 또한 젖을 짜주는 과정, 양털을 깎는 과정을 모두 미니게임으로 구현해서, 동물을 키우기 위해 수행했던 번거로운 과정을 디테일한 상호작용과 교감으로 모두 보상해 준다.

요리를 할 때도 타이밍에 맞춰 방향키를 누르는 미니게임이 등장했고, 나무를 톱질할 때도 마우스로 톱을 움직이는 미니게임이 존재했다. 단순히 아이템의 종류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다른 행동을 하고 있음을 게임 시스템을 통해 보여줬다.

 

젖소 우유 짜는 미니게임
양털 깎는 미니게임

목재를 톱질하는 미니게임
요리하는 미니게임. 재료도 매번 다르게 표시된다.

 

# 헤엄치지 못하는 주인공, 스태미나 기반의 행동

  

앞서 언급한 농사와 동물 키우기 외에도 진행 정도에 따라 새로운 건물과 장비를 해금하고, 더 먼 지역으로 탐험을 가는 콘텐츠 또한 좋은 완급 조절을 보여줬다. <에버드림 밸리>의 주인공은 헤엄을 못 치는데, 농장 밖의 공간에는 강이나 호수로 분절된 지역들이 있고, 이를 건너가기 위해서는 재료를 모아 다리를 고쳐야 한다. 가기 어려운 공간일수록 아직 구할 수 없는 재료를 요구하면서 순차적으로 탐험할 수 있게 유도했다.


주인공이 뛰거나, 풀을 베는 등의 행동을 할 때는 스태미나가 소모된다. 반면 걷거나 정적인 활동을 할 때는 스태미나가 자동으로 회복되는데, 숲 속에서 오리나 벌에게 공격당해 상처를 입게 되면 스태미나 회복이 안 되는 리스크가 있다. 반대로 농장 경영을 통해 얻는 여러 재료로 요리를 해서 섭취하면 스태미나 최대치가 올라간다. 게임의 큰 방향성을 스태미나로 조절하고 있는 셈이다. 

 

강물이 등장할 때마다 언제 갈 수 있는 곳일지 고민하게 된다. 좌측 하단 미니맵을 둘러싼 게이지가 스태미나 게이지다.

 

밤이라는 시간도 독특하게 등장한다. 밤에 농장 밖에 나가면 늑대 울음소리가 들린다. 늑대와 마주치면 악몽을 꾸었다는 멘트와 함께 농장으로 강제 복귀된다. 그래서 초반에는 낮에만 활동하고 밤에는 꼬박꼬박 잠을 자게 되는데, 허수아비의 등장 이후 밤의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까치가 농작물을 훔쳐가는 이벤트 이후 밭 옆에 허수아비를 설치하게 되는데, 밤이 되면 주인공과 대화를 하는 특별한 허수아비다. 대화 이후 잠에 들면, 꿈속에서 농장의 동물로 변신해 진행하는 색다른 미니게임이 등장한다. 


또한 옷을 갈아입으면 게임 화면에서만 옷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 대화창에 표시되는 주인공의 모습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디테일도 눈에 띄었다. 기자는 돼지나 알파카를 농장에 데려오는 지점까진 가지 못했지만, 개발사의 설명을 참고하면 특정 동물들을 농장에 들이는 시점부터 동물을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탐험의 속도에도 장벽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당신이 평화로운 농장 생활 속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에버드림 밸리>를 플레이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처음엔 늑대의 위협 때문에 밤을 피하게 되지만, 허수아비를 통해 꿈을 꾸는 이벤트 이후부터 밤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꿈 속에서 강아지로 변신해 늑대로부터 잠든 양을 지키는 미니게임. 변신하는 동물마다 다른 게임이 등장한다.

  

옷을 다르게 입히면 대화를 할 때도 다른 옷을 입고 등장한다.

 

평범한 닭도 너무 귀여웠다. 디테일이 돋보였던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 <에버드림 밸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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