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웰에서 개발한 <코어온라인>이 지난 21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마쳤습니다. 전투와 레벨 업 과정, 서버 간 전쟁 콘텐츠인 ‘카일룸’ 등 게임의 기본골격을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였습니다.
<코어온라인>의 첫인상은 ‘무난한 짬뽕의 맛’입니다. 혁신적인 콘텐츠나 굉장한 신선함은 없었지만 그만큼 특별히 부족한 부분도 없었습니다. 캐릭터 선택창의 구도나 액션, 서버 간 전쟁처럼 어디선가 봤던 콘텐츠들도 녹아 있죠.
시원한 느낌일 들 정도로 빠른 레벨업과 그래픽에 비해 어설픈 동작들은 (각각 좋은 뜻과 나쁜 뜻에서) 인상에 남았습니다. 첫 공개를 끝낸 <코어온라인>을 살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코어온라인>의 그래픽을 보고 있으면 <테라>나 <아이온>을 의식한 듯한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캐릭터 선택창부터 아웃포커싱을 통한 배경 처리, 색감 등은 자연스럽게 <테라>를 떠올리게 만들죠. 그만큼 그래픽은 깔끔합니다.
특히 배경의 조화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다리나 난간, 바위 등 물체 하나하나를 뜯어 보면 어설프지만 배경과 함께 보면 자연스럽게 배경에 녹아 듭니다. 캐릭터와 몬스터, 배경도 조화롭죠.
사람의 몇 배는 됨직한 허수아비나 머리에 올라타는 거인, 기괴한 문양이 새겨진 거대한 마법장치 등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도 많습니다. (아직 덜 만들어졌지만) 인터페이스도 깔끔한 편입니다. 최신게임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부담 없는 수준입니다.
반면 캐릭터의 움직임은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코어온라인>은 <아이온>이나 <리니지 2>처럼 타깃팅 방식의 조작을 택했습니다. 공격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이동해서 적을 때리는, 익숙한 방식입니다. 기절이나 공포, 넉백 등 스킬효과 위주의 전투를 이끌어 나가게 되죠.
그런데 캐릭터가 적을 공격하거나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움직임이 뚝뚝 끊깁니다. ‘손맛을 강조하기 위한 연출’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동작과 동작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은근히 높은 PC 시스템 요구사양까지 겹치다 보니 전투가 ‘답답한’ 느낌도 줍니다.
마치 만화영화에서 중간중간 프레임을 한 장씩 빼놓은 모습입니다. 전투 이펙트가 화려한 만큼 동작과 동작의 연결만 매끄럽더라도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듯한데 아쉽더군요.
■ 전투에만 몰두하면 되는 빠른 레벨업
<코어온라인>은 연속임무인 ‘공략’과 일반적인 ‘퀘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공략은 일종의 연속퀘스트로 임무를 해결하면 완료를 보고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다음 임무로 이어지죠.
동선이 깔끔하고 마을로 돌아올 필요도 거의 없습니다. 해당 지역의 공략만 따라가면 대부분의 퀘스트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만큼 길을 헤맬 일도 없습니다. 처음 하는 캐릭터로도 5~6시간이면 최고 레벨인 50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레벨업 속도도 빨랐습니다.
진행이 내내 외길인 탓에 기껏 예쁘게 만든 필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고, 대도시처럼 사람이 몰릴 만한 곳도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만, 시원시원한 진행만큼은 마음에 들더군요. 다만 1차 CBT를 위한 빠른 성장인지, 실제로 이 정도의 속도를 예정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테스트를 위한 성장속도 배려가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참고로 <코어온라인>은 <길드워 2>처럼 최고 레벨 이후에도 경험치를 모아서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레벨업이 끝나도 할 일이 있는 셈이죠.
■ 가능성은 보여준 서버 전투
<코어온라인>은 ‘카일룸’에서 벌어지는 차원전쟁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카일룸은 정해진 시간마다 어디서든 입장할 수 있으며, 카일룸마다 제한인원이 다릅니다. 카일룸에서는 다른 서버의 유저들과 전투를 벌이며 보상을 얻을 수 있죠. ‘서버vs서버vs서버’ 방식의 콘텐츠입니다.
카일룸에서는 자동으로 파티가 맺어지며 봉인의 제거, 몬스터 사냥, 적 처치 등 다양한 목표가 주어집니다. 제한시간 내에 얼마만큼의 목표를 달성하느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죠. 카일룸의 결과에 따라 서버 전체가 강력한 버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카일룸은 일반 필드에 비해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좁은 공간에서 밀도 있는 전투를 벌이는 만큼 이번 테스트에서 인기가 좋았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레벨 50을 달성한 후 카일룸으로 직행하는 테스터들이 많더군요.
적을 쓰러트려 얻은 코어로 강력한 버프를 구하거나 잇따라 죽임을 당한 유저가 복수를 위해 레벨을 올려 반격에 나서는 등 전투를 맛깔스럽게 이끌어줄 요소들도 많습니다.
다만, 아직은 진행 방식이 단조롭고 서버별 격차가 커지기 시작하면 손을 쓸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 <길드워 2>처럼 다수의 서버를 만들고 실력별 서버 매칭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서버 간의 밸런싱을 잡을지 궁금해지더군요.
■ 앞으로 어떻게 다듬어 나갈지가 중요
<코어온라인>은 1차 CBT에서 게임의 기본골격을 점검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세세한 기획요소들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죠. 캐릭터의 레벨업은 지나칠 정도로 빨랐고 스킬은 넉넉하게 모두 배울 수 있었으며, 운영자 등급의 아이템도 쏟아졌습니다.
죽는 게 더 어려울 만큼 전투 난이도도 낮았죠. 5인 던전도 혼자서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요. NPC의 이름도 ‘뿅뿅누피’나 ‘꽁꼬’, ‘maya4d’처럼 개발자의 닉네임을 그대로 사용한 듯했고, 미니맵은 색깔별 점으로 표시됐죠.
아직 손을 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뜻인데요, 덕분에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특유의 시원시원한 진행과 가벼운 밸런스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2차 CBT 이후 어떻게 이 부분을 포장할지가 <코어온라인>의 과제가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