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파워셀은 애플이 발표한 게임 파드 규격인 MFI를 만족하는 게임패드로, 아이폰 5, 아이폰 5S, 아이팟 터치 5세대와 호환됩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아이폰용 스마트폰 게임을 콘솔 게임을 하는 감각으로 조작할 수 있죠.
MFI 게임패드로는 최초로 한국 시장에 공식으로 출시하는 제품이기도 한 파워셀의 실제 사용 감각은 어떨까요? 직접 체험해보고 솔직한 감상평을 전해드립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사용성 고려한 케이스 형태 게임패드
로지텍 G550 파워셀은 전체적으로 휴대폰 케이스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애플의 2가지 규격 중 무선 타입 게임패드 보다 케이스 형태가 휴대성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죠.
먼저 파워셀의 게임패드 기능을 보면, 왼쪽에는 둥글게 디자인된 8방향 십자키가 있고 오른쪽에 4개의 A, B, X, Y 버튼이 있습니다. 윗면에는 L버튼과 R버튼이 있어 게임패드나 휴대용 콘솔 기기와 비슷한 키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오른쪽 아래에는 움푹 들어간 일시정지(또는 옵션)버튼도 있고요.
전체적인 키 배치나 케이스 형태 때문에 실제로 들고 게임을 해 보면 PSP나 PS Vita와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스틱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요. 파워셀을 처음 보고는 생김새 때문에 탈착이 어려울 것 같았는데, 실제로 해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라이트닝 커넥터 연결 부위에 스마트폰을 비스듬하게 끼우고 눌러서 맞춰주면 되거든요. 뺄 때는 반대쪽 홈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밀면 됩니다. 라이트닝 커넥터 연결 부위가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라 비스듬하게 끼워 맞추기 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파워셀은 사용성을 고려한 흔적이 다수 보입니다. 패드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아이폰과 딱 맞물리는 스피커, 마이크 홈이 있어서 소리를 듣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심지어 전화가 오면 그대로 받으면 될 정도니까요. 또 스트랩을 걸 수 있는 고리도 있어서 지하철 등에서 사용하기 좋습니다.
파워셀은 탈착이 간편합니다. 아이폰을 비스듬이 맞춰 라이트닝커넥터를 끼우고, 누르면 쏙 들어갑니다.
파워셀이 기진 최고의 장점은 바로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내장된 배터리 용량이 1500mAh에 달해 아이폰 5(1440mAh)를 완전히 충전시킬 수 있을 정도입니다. 파워셀에 내장된 배터리는 게임 구동 시에 아이폰의 배터리를 아낄 수 있게 평소에는 자신의 전력을 사용해 게임을 구동시킵니다.
실제로 파워셀 배터리를 통해 전력을 아이폰에 공급해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내장 배터리가 있다는 건 게임을 할 때 극심한 배터리 소모에 따른 스마트폰의 이용시간 단축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어폰 연결과 슬립 버튼을 누르기 어렵다는 겁니다. G550에는 이어폰 연결 단자가 없어서 아이폰의 이어폰 단자로 연결해 주는 전용 연장선을 사용해야 합니다. 부속품을 하나 더 들고 다녀야 하는 셈이라 아쉽습니다.
또, 슬립 버튼은 케이스에 가려지기에 별도의 버튼을 사용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 버튼이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위로 힘을 주고 당겨야 해서 불편합니다.
파워셀의 부속품입니다. 왼쪽부터 충전 케이블, 이어폰 연결 단자, 아이팟 터치용 패드입니다.
편안하고 빠른 조작 지원하는 파워셀
실제로 G550을 통해 게임을 플래이해 본 결과 조작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먼저 8방향 버튼은 두드러지게 튀어나오지 않게 디자인해서 누르는 느낌이 상당히 편합니다. 또, <킹 오브 파이터즈>같이 커맨드 입력을 위해 격렬하게 손가락을 비벼야 하는 게임을 해도 물집이 잡힐 이유가 없죠.
오른쪽에 있는 4개의 버튼은 조금 볼록 튀어나온 느낌이 있지만, 누르는 느낌은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일시 정지 버튼은 손가락 모양에 맞춰 움푹 들어가 있어 누르는 느낌이 좋습니다.
버튼 중에서 호불호가 갈릴 만한 건 L, R버튼으로 누를 때 쑥 들어가는 느낌이 다른 버튼에 비해 약합니다. 적응되면 크게 거슬리지 않을 수준이지만, 버튼을 눌렀을 때 확실하게 들어가는 느낌을 원한다면 불만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위에 달린 L, R버튼은 생각보다 눌리는 느낌이 약합니다.
G550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건 반응속도와 손에 쥘 때의 편안한 느낌입니다.
게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버튼을 눌렀을 때의 반응 속도가 빠릅니다. 특별한 입력 지연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니까요. 손으로 쥘 때 역시 편안한 느낌인데, 아이폰 5를 좌우로 늘려놓은 크기라 아이폰을 사용하던 느낌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뒷면의 그립 패턴은 편안하게 파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물론, 한 뼘 크기가 17cm일 정도로 손이 작은 기자의 느낌인 만큼, 손이 큰 편이라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폰 5의 크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잘 맞는 크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파워셀 뒷면에는 미끄럼 방지용 그립 패턴이 있고, 손에 잘 맞습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낀 G550의 강점은 가상패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에 출시되는 TPS나 RPG의 경우, 가상패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게임마다 다르긴 하지만 화면을 문지르는 방식이라 손가락이 범위를 넘어가기 일쑤인데, 게임패드를 사용하면 그런 단점이 없어집니다. 그저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실제로 <아스팔트 8: 히트>를 했을 때는 기울기 센서나 가상패드를 이용할 때 보다 방향 전환과 니트로 사용 등을 편하게 할 수 있었고, <이터니티 워리어 3>같은 경우에는 아예 콘솔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애플의 공식 규격을 지켰기 때문에 별다른 설정 없이 장착하고 바로 실행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지원 게임의 수가 늘어난다면 구매해 볼만한 기기
이렇듯 로지텍 파워셀은 게임패드로서 상당히 쓸만한 기기입니다. 조작감도 좋고, 케이스 형태라 휴대도 편할뿐더러 비상시에는 배터리 충전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장 구매하기에는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임패드로는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과 아직은 지원하는 게임이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먼저 가격을 보면 올레샵 닷컴에서 97,300원에 판매하고, 올레 클럽 회원은 별 포인트를 사용해 68,1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른 스마트폰용 게임패드에 비하면 비싼 편은 아니나, 소비자 입장에서 적정한 가격은 할인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또 지원하는 게임의 숫자가 아직은 적다는 게 당장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로지텍은 현재 파워셀을 지원하는 게임이 50여 종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 게임들만 보고 사기에는 적은 숫자입니다. 게임패드 겸 보조배터리를 산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또, 안드로이드 OS와는 달리 아이폰은 애플 MFI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은 매핑 등을 통해 강제로 게임패드를 사용할 수 없어서 결국 게임의 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취향에 맞는 게임이 있어야 구매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결론적으로 파워셀은 아이폰 게임들의 가격이 꽤 낮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10만 원 정도를 얹어서 콘솔 게임기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기기입니다. 당장 구매하기보다는 앞으로 지원되는 게임의 수가 늘어난다면 제 값을 할 것이라고 보고요.
구매 포인트는 여러분이 즐기는 게임이 애플 MFI를 지원하느냐가 되겠습니다. 현재 애플 MFI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외산 게임들인 만큼, 게임로프트 등의 회사에서 출시하는 게임들을 자주 즐긴다면 할인가 정도에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재 국산 게임들은 안드로이드 OS를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만큼, 애플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게임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하기 힘든 만큼, 국산 게임을 주로 즐긴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