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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토크리뷰] 원작의 느낌과 전쟁의 재미를 살리다, 문명 온라인

전략적인 전쟁, 유저 간의 협력으로 문명의 흥망성쇠를 좌우

전승목(아퀼리페르) 2014-06-03 18:47:17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6일 동안 <문명 온라인> 1차 비공개 테스트(CBT)에 참여한 소감입니다. 

사실 엑스엘 게임즈의 발표로 <문명 온라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들어봤지만, 아무리 들어봐도 게임이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턴제 온라인 게임을 MMORPG로 옮기는지, 캐릭터 레벨과 재산을 초기화하는 '세션제'는 어떤 경험을 줄지,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었습니다. 내심 걱정도 했고요. 

직접 플레이한 결과, 의문과 불안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미공개된 콘텐츠도 많고 게임의 문제점도 어느 정도 보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플레이하기 전처럼 "이 게임, 정체가 뭘까?"라는 깊은 의문은 떨쳐낼 수 있었거든요. 

결론을 말하자면 <문명 온라인>은 '웅장한 원작과는 다르지만 유저들의 상호작용이 깨알 같이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션제 덕분에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된 게임이기도 했고요. 자세한 내용은 디스이즈게임 기자의 토크 리뷰를 확인해주세요. / 디스이즈게임 안정빈(한낮), 김승현(다미롱), 전승목(아퀼) 기자




플레이어는 일개 시민,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솔직히 말해서 <문명 온라인>의 첫인상은 막막했습니다. 원작은 플레이어가 지도자로서 게임에 참여해 자신의 문명에 한해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문명 온라인>의 플레이어는 일개 시민에 불과해 게임 방식이 예측되지 않았으니까요.


막연한 불안감도 있었고요. <문명 온라인>은 자기 말고도 게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사람이 무수히 많은 게임입니다. 그중에는 거대 길드를 통솔하는 사람, 하드코어 게이머도 존재할 테고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과연 자신이 문명의 승리에 영향을 끼치고 재미를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일개 시민으로서도 할 만했습니다. 굳이 게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남의 명령을 들을 필요도 없었고요. 자신의 행동이 국가의 흥망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드문드문 나타나기도 했거든요. 자세한 설명을 위해 디스이즈게임 기자 각자의 소감을 정리해봤습니다. 

한낮: 누군가의 일꾼으로만 살다 끝날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던 사람도 있던데…. 말 안 들으면 되잖아. 난 중국 유저였는데 어떤 길드가 사람들에게 강압적으로 일을 시키니까 사람들이 들은 척도 안 하더라.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한 길드는 도움을 받아 전쟁도 하고 도시도 짓고 그랬지만. 


다미롱: 저도 중국이었는데 강압적으로 명령하는 길드가 나타나자 전부 다 “얘들 뭐지”라는 반응을 보이던데요. 어차피 도시는 1인 길드라도 건설할 수 있고, 일손이 필요하면 길드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부탁하면 됐으니까요. 


아퀼: 오히려 “공격력 얼마 이하인 사람과는 함께 전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게임보다는 <문명 온라인>이 더 나았어요. 자기 마음대로 돕고 싶은 도시로 가서 건설 지원하고 도시 공방전에 참여하면 되잖아요. 


한낮: 그리고 일개 시민이라도 국가의 흥망성쇠에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아. 극단적인 예지만 1 세션은 이집트가 수레 때문에 망했다는 말이 있잖아. 그때 이집트는 ‘점령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영토를 확장해야만 했어. 

그러려면 적국 도시 시청을 부수고 자기 문명의 시청을 지어서 도시 소유권을 빼앗아야 했고. 하지만 이집트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지.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 건축자재를 실은 수레 한 대가 길을 잃은 바람에 공사를 하지 못했다 하던데? 


아퀼: 일정 시간 동안 시청을 짓지 않으면 빼앗은 도시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았다면 그런 일화가 생기지 않았겠죠. 그래서 2차 세션부터는 점령한 도시에 시청 건설터만 박아놓고 다른 데를 공격하는 전략이 나왔어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어디가 일손을 필요로 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일개 시민으로도 문명의 승리를 주도할 수 있는 듯해요. 

 



 

온라인으로 구현된 ‘원 모어 턴’? <문명>의 느낌을 잘 살렸다


일개 시민들이 문명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도시를 말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덕분에, 가장 큰 염려는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아주 작았으면 “내 손으로 문명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니, 이건 <문명>이 아니야!”라고 불만을 터뜨렸을 텐데 말이죠.

그 외의 우려도 하나 덜어냈습니다. 턴제 전략게임인 원작을 MMORPG와 접목하면서 이질감이 생기고 몰입하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자기 문명이 더 강해진다는 원작의 기초적인 특징은 고스란히 살렸더군요.

가령 중세 시대일 때는 도시 공략이 무척이나 까다롭습니다. 특히 그 도시가 옹벽을 쌓아 성문을 강화했다면 말이죠. 옹벽 위에 서있는 수비병들이 견제 공격을 해서 큰 희생 없이는 성문을 돌파할 수가 없게 되거든요.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로 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포나  르네상스 시대 다빈치 탱크처럼 성문을 깨기 좋은 중장비가 등장하거든요. 중세 시대 때는 투석기와 충차의 물량 공세로 뚫어야만 하는 성문을 르네상스 시대부터는 소수의 정예병으로 깰 수 있게 되는 셈이죠.  


시대가 발전하면 도시를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무기들이 등장합니다.

결과적으로 시대가 발전하면 상대 문명보다 더 좋은 직업과 탈것을 선택해 우세한 싸움을 하고, 이전 시대에는 시도도 못 했던 전략을 다채롭게 사용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 발전이 혜택과 새로운 경험을 주는 원작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이 점은 디스이즈게임 기자들 모두 동의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원작의 특성인 ‘원 모어 턴’(한 턴 더)을 나름대로 해석해 구현했다는 의견, 원작보다 자유도가 높아 편한 마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다미롱: <문명> 시리즈를 할 때 ‘원 모어 턴’을 외치며 계속 몰입해서 플레이하잖아요. 시간이 흐르면 자신의 명령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궁금하니 눈을 뗄 수 없어서 그랬죠. 

재미있는 점은 <문명 온라인>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구현돼 있다는 점이죠. 도시를 두고 싸우는 공방전 시간 도시를 발전시키는 휴전 시간이 돌아가며 주어지잖아요? 1차 CBT 때는 게임 템포가 빨라서 1시간에 한 번씩 공방전 시간과 휴전 시간이 금방 달라졌고요. 

덕분인지 휴전 시간 동안 연구한 전술과 직업이 효과를 발휘할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어서 공방전이 왔으면 좋겠다”며 접속을 유지했어요. MMORPG로 재해석된 ‘원 모어 턴’ 같아 반가운 기분이 들었고요. 


한낮: 난 원작보다 <문명 온라인>의 자유도가 더 높아 보였어. <문명>은 내 국가가 망할 위기에 처하면 살려낼 궁리를 할 수밖에 없잖아? 하지만 <문명 온라인>에서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해주겠지?”라고 생각하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잖아. 얄팍한 발상이긴 하지만. 


아퀼: 실제로 이집트에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본진을 놔두고 신대륙을 개척한 유저도 많았죠. 결과적으로는 본진을 지킬 사람이 부족해지고 이집트가 망해버리는 상황을 초래했지만… 

그래도 누구 하나 다 빠짐없이 국경을 지켜야 하고 다른 행동은 일절 할 수 없는 편보다는 재미있다 봐요. 그리고 차후에는 신대륙 개척 같은 엉뚱한 행동이 국가에 이득을 가져올지 누가 알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할 일을 맡기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자유도도 존재합니다.


 

전투가 아닌 전쟁을 제대로 구현한 PvP


<문명>의 재미를 나름대로 해석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지만, <문명 온라인> 자체가 가져다주는 재미도 상당했습니다. 사람들끼리 협력해서 작은 도시를 크게 키워가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전투가 아닌 전쟁 규모의 싸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각별했습니다. 

실제로 <문명 온라인>을 플레이하면서 온갖 전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도시 하나를 공략하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하는 정도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주요 도시를 쉽게 함락하기 위해 적이 부활할 수 있는 ‘병영’ 시설 및 인근 소도시를 먼저 격파하는 전략, 적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후방 소도시를 공격하는 전략 등등이죠. 

방어 전략도 나름 다양합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를 순간이동할 수 있는 ‘역마차’ 시설을 지어 언제든 원군을 부를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고요. 본래대로라면 성벽 안쪽 한가운데에 있어야 할 시청을 가장자리에 배치되도록 공사한 뒤 그 주변을 감시탑으로 메워버릴 수 있죠. 

공격 전략도 방어 전략도 워낙 다양한지라, 플레이할 때마다 색다른 상황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예시가 넘쳐날 정도로 많은지라, 기자마다 겪어본 가장 재미있는 상황들만 소개해보겠습니다. 


다미롱: 시대는 고작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뿐인데 별 전략이 나오던데요? 한 번은 로마군이 중국 도시를 점령하려고 병력을 가득 실은 비행선단을 끌고 왔어요. 그리고 취약한 성문에 상륙해 단번에 함락시켰어요.


한낮: 첩보전도 가능하긴 하더라. 일반 채팅은 다른 문명 유저도 볼 수 있잖아. 그래서 어떤 중국 유저가 로마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던 중 “난징을 공격하자”는 로마 문명의 전략을 엿들은 거야. 대다수의 유저들이 그 유저의 말을 안 믿어서 결국 난징이 점령당했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보급'을 중시하는 전략과 보급을 포기하고 전격전에 나서는 전략을 두루 쓸 수 있다는 것이었어. 중국은 성을 공략할 때마다 근처에 병영을 지어서 리스폰 지점을 만들어두고 싸웠거든. 언제든 병력을 보급할 수 있게 말이야. 

근데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어 탈것이 좋아지니, 전략을 "병영 지을 시간 동안 돌격해서 성을 빼앗자"는 방향으로 바꿨어. 그래서 3분에 하나씩 도시를 파괴하고, 마지막 성은 2분 만에 점령했지. 


중국 문명 유저들이 병영과 감시탑을 건설해 병력 보급 거점을 확보하는 모습.

아퀼: 전 로마 문명의 후방 도시를 털다가 ‘수중도시’ 를 발견했어요. 시청을 바닷가 근처에 지은 탓인지, 동쪽 성문을 제외한 나머지 성문이 전부 바닷물 속에 잠겨 있었거든요. 적군이 쳐들어오면 동쪽 성문만 막을 수 있도록 건설한 것이죠. 

뭐… 성문 옆에 있는 큼지막한 바위를 밟고 넘어가서 함락시켰지만요. 그 바위 아니었으면 어떻게 공략했을지 제법 고민했을 듯해요.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게임에서 본 축성 전략 중 가장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골치 아픈 전략이었다 생각합니다. 


한낮: 사실 하나 하나 떼서 보면 엄청 대단한 전투는 아니야. 아주 건조하게 보면 공성병기가 등장하는 MMORPG라고만 할 수 있어. 하지만 건설과 같은 변수들이 생기니까 아주 재미있어지더라. 공략하기 까다롭겠다 싶은 도시가 있으면 근처 도시나 병영부터 공격해서 적군의 지원부터 차단했다니까? 

다른 MMORPG는 성벽을 두고 싸우는 데에만 집중했는데, <문명 온라인>은 병영이란 보급 요소와 탈것 등의 변수를 넣어서 전쟁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 공성전 있는 온라인 게임들은 열심히 해봤는데, 이번 공성전 방식이 가장 신선했어.


수중도시를 지어 공격하기 난감하게 만드는 전략(?).


세션제가 유저들의 협력을 이끌다?


세션제 진행 방식도 돋보였습니다. <문명 온라인>은 한 세션이 끝나면 캐릭터 레벨과 골드를 초기화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는 “캐릭터 키우는 재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긍정적인 점이 훨씬 많은 시스템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은 유저들이 재산을 아낄 이유를 없앴다는 점입니다. 유저들이 “어차피 세션 지나면 없어질 재산인데 아낄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게 됐거든요. 덕분에 재산을 아낀답시고 전쟁이나 건설에서 몸을 사리는 유저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나아가 자기 돈으로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사서 초보 유저들에게 나눠주는 유저도 나타났고요. 초보 유저들은 좋은 장비를 얻어서 좋고, 숙련된 유저는 초보 유저에게 아이템을 주는 대신 도움을 요청해 전쟁이나 건설 활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 좋은 훈훈한 상황이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유저들이 쉽게 도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여분의 탱크를 소환해둔 모습.

한낮: 중국 유저들이 그런 일은 잘했지. 자기 돈으로 말을 엄청나게 산 뒤, 필드에 뿌려서 전쟁터로 가는 길을 표시한 거야. 우린 그걸 보고 ‘질주마 로드’라 불렀지. 그 질주마 로드 덕분에 놀고 있던 초보 유저들이 전쟁터에 합류해서 크게 활약했고. 그래서 3차 세션에서 꼴찌를 기록하던 중국이 막판에 이집트를 제쳤어.  

거래상을 통해 명품 무기를 1골드에 파는 유저도 나타나기도 했고. 난 그런 활동이 세션제 덕분에 나타난 것 같아. 돈과 레벨이 초기화되니 자연히 유저들이 물욕을 부리지 않고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잖아.  


다미롱: 전 세션이 끝나면 초기화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유저들이 한 세력에 애착을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유저들이 세션마다 있었던 극적인 순간이나 안타까웠던 순간을 공유하며 소속감을 느끼던데요? 

중국 유저들은 그런 소속감이 강했어요. 1차 세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난징을 로마 문명에게 빼앗긴 다음, 서로 난징만큼은 어떻게 수비하자고 단결했어요. 그 목표를 위해 서로 협동해서 국경에 요새를 건설하는 활동도 나타났고요. 


아퀼: “어떻게든 난징을 먹자!”는 생각으로 단합한 로마 유저 때문에 난징이 거듭 함락당하긴 했지만. 세션제가 유저들의 단합을 방해하지 않고 물욕만 없앴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여. 


한낮: 각 직업 레벨을 10으로 고정해서 세션제가 더 긍정적으로 보인 것 같아. 1~2시간만 사냥하면 직업 레벨 10은 달성할 수 있잖아? 공방전에 참여해도 직업 레벨은 오르고. 덕분에 캐릭터 육성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한 세션 동안 하고 싶은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었지. 

 

 

 

 불친절한 시스템이 아쉬워, 플레이의 정형화도 우려된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1차 CBT니 감수해야 할 점이 많지만, 게임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퀘스트는 불만스러웠습니다. 이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를 짓는 과정 정도는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했는데, 건물 짓는 법만 살짝 알려주는 퀘스트밖에 없거든요. 

 

개인적으로는 '1인 길드 설립으로 시청 건설 권한 획득 → 시청 건설로 도시 설립 → 채굴장, 집, 대장간 등의 시설을 지어 도시 레벨 업  → 감시탑 등 방어시설 건설 후 강화석으로 성능 업'이라는 기초적인 도시 설립 과정을 익히는 데에 2세션을 허비했습니다. 

 

적어도 이 과정을 영상 가이드로 보여줬다면 더 빨리 도시를 짓고 하고 싶은 일을 했을 텐데 아쉬웠어요. 그 외에도 아쉬운 점은 더러 있었습니다. 각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생각하는 아쉬운 점을 들어보시죠. 

 

 기초적인 도시 건설 요령을 가르쳐주는 요소가 있었다면 덜 고생하며 게임을 했을 텐데...

 

 타겟팅이 정밀하지 않은 탓에, 아군 사이에 섞인 적을 공격하기 까다롭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한낮: 타겟팅 게임인데 타깃 잡기가 쉽지 않잖아. 탭으로 지정하면 엄한 아군이 타깃으로 설정되고 이상해. 적을 때리려고 탭을 눌렀더니 옆에 있는 말에게 타깃이 잡히더라? 

 

 

다미롱: 역할에 따라 보상이 달리 주어질 수 있다는 점도 아쉬웠어요. 전투원은 자연스럽게 공방전에서 건물을 부수는 역할을 하니 공방전 참전 보상을 확실히 받잖아요? 하지만 아이템 제작자나 건설가는 애매한 듯 해요. 두 직업은 전선에 나가 싸우지 않고 지원 역할만 할 수도 있잖아요. 

 

 

아퀼: 제작자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 명품 무기를 만들어서 다른 유저들에게 나눠준 뒤에 같이 후방 도시를 공격하자 요청하면 전공을 크게 올릴 수 있으니까. 문제는 건설 담당이야. 

 

수비용 건물 보수한다고 아예 싸우지를 못할 수 있는데, 건설 담당이 다른 직업보다 돈을 많이 쓰거든? 건축물을 지을 때마다 돈이 수천 골드씩 없어지니까. 돈을 가장 많이 쓰는 직업이 공방전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어. 

 

 건축과 수리를 맡는 건설 담당 인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른 직업보다 돈 벌기 힘듭니다.

 

다미롱: 유저의 실력에 맞지 않는 퀘스트가 나오는 점도 아쉬웠고. 초반에 산적 두목을 잡으라는 퀘스트가 주어지길래 도전했는데 너무 세서 못 잡는 거야. 그거 후반부에 나와야 할 퀘스트 같은데. 

 

한낮: 난 르네상스 다빈치 탱크 4대 들고 가서 산적 두목을 공략했는데 실패했다. 야만족 주제에 도끼로 탱크를 부순다니까? 문명이 발달하는 동안 걔는 근육 밀도를 높이나 봐.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이, 새로운 세션이 거듭되도 내가 선택하는 직업이나 행동이 정형화되기 시작하면 어쩌지? 3차 세션까지 하니까 뭘 해야 할지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러면 처음 플레이할 때보다 신선한 기분이 들지 않을 것 같아. 

 

아퀼: 하긴 저도 걱정되긴 했어요. 저는 금 캐기 → 금 팔아서 초반 자원 확보하기 → 파티원이 제작한 명품 무기를 받고 공방전 참여하기를 반복했거든요. 물론 공방전에서 돈을 충분히 번 뒤에는 건설을 하든 전쟁을 계속하든 이런저런 다양한 일을 해봤지만, 초반 플레이가 정형화될 가능성은 있어봐요. 

 

 

한낮: 나는 중세시대 때 창기병, 르네상스 시대 때 척탄병을 주로 골랐고. 필수적으로 키워야 하는 직업도 생길 것 같아. 척탄병은 말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폭탄을 던져놓고 단번에 죽여버리더라? 

 

다미롱: 아직은 1차 CBT고, 시대도 2개밖에 없어서 그런 듯 해요. 새로운 시대와 직업들이 추가될 때 다시 한 번 지켜봐야 할 듯 해요.


초반 플레이가 정형화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지긋지긋하게 금을 캔다든지, 중세 시대에는 창기병을 주로 선택한다든지... 

 

 

이 게임, 다음 테스트도 할까? 말까? 


종합해서 말하자면 <문명 온라인> 1차 CBT는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습니다. 지도자가 아닌 일개 시민으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가장 큰 불안 요소를 덜어냈고, 나름대로 <문명>의 특성을 MMORPG에 맞게 구현했으니까요. 

겸사겸사 전략적인 전쟁이 가져다주는 신선함, 물욕 없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세션제의 효용도 긍정적으로 보였고요. 비록 불편한 시스템과 초보자에게 불친절한 면이 아쉬웠지만, 1차 CBT는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렇다면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추후 <문명 온라인>을 할 기회를 만난다면 계속 플레이하게 될까요? 기자들의 결정을 확인해보시죠. 

한낮: 오픈베타 서비스 전까지는 이 게임을 계속 해볼 생각이야.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살펴보고 싶어. 30대 넘어서 CBT에 깊게 몰입한 것도 오랜만이기도 하고. 


다미롱: 저도 집 PC로 실행할 수 없어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까지 게임을 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아퀼: 저도 계속 플레이하려고요. 저는 이집트 유저였는데, 우리 문명이 3차 세션에서 크게 져서 남극 대륙까지 밀려났거든요. 우리야 “남극 대륙 개척했다”며 위안으로 삼지만… 그래도 본국에서 활약해야 제맛이죠. 그럼 추후 문제를 개선한 모습으로 <문명 온라인>이 돌아오길 바라며 토크 리뷰를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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