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게임의 대명사’ <네이비필드>가 지난 10일 후속작 <네이비필드2>로 돌아왔습니다. 2002년 <네이비필드>를 출시한지 12년만의 귀환입니다. 그 동안 국내 게임시장은 크게 달라졌고, <네이비필드2>도 그에 맞춘 새로운 시스템들로 무장했습니다. 전작보다 ‘쉽고 빠르게, 그리고 화려하게’를 모토로 내세웠죠.
그만큼 접근성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전작처럼 공부를 하지 않아도 플레이가 가능하고, 약간의 센스만 있다면 처음부터 나름대로의 활약도 가능합니다. 가볍게 몇 판씩 즐기기에는 좋은 게임성도 갖췄죠. 다만 지나치게 가벼움만을 추구하다 보니 게임의 깊이는 조금 얕아졌습니다. 돌아온 <네이비필드2>를 디스이즈게임에서 체험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네이비필드 2>가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운 요소는 ‘쉬운 조작’입니다. <네이비필드 2>에서는 W, A, S, D버튼을 이용해 배를 움직이고, 마우스 클릭으로 포탄이
떨어질 위치를 정하고, 스페이스바로 포탄을 사용하면 됩니다. 자유자재로
후진하는 배를 원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갑갑함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반응속도도 빠르고 조작도 쉽습니다.
함포의 탄환을 바꾸거나, 어뢰의 발사방식, 폭발방식 등을 변경하는 것도 마우스 클릭 하나면 됩니다. 인터페이스도 (조금 지나칠 만큼) 깔끔해져서 약간만 익숙해지면 전투 중에 필요한
정보를 찾기도 편하죠.
초보자가 처음 모는 함선도 기껏해야 정찰에나 써먹을 법한 프리깃에서 제대로 된 무장이 달린 구축함으로 바뀌었고, 함선의 업그레이드도 <월드 오브 탱크>처럼 각 항목을 연구하면 자연히 다음 함선으로 넘어가는 테크트리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배마다 바꿔줘야 했던 승무원도 부관으로 통일됐고, 포탄의 구입과정도
생략했죠.
그만큼 새로운 유저 입장에서는 접근이 쉽습니다. 자동 매칭으로 전투에
참가한 후 주어지는 함선에 올라서 적이 이동할 만한 위치를 클릭하고 스페이스바로 쏘기만 하면 되거든요. 센스가
좋다면 초반 함선으로도 금세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전작 <네이비필드>나 <월드 오브 탱크>를 약간이라도 즐겨본 유저라면 한층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죠. 진입장벽 낮추기에는 확실히 성공한 셈입니다.
더 빠른 플레이, 더 나아진 그래픽
전반적인 속도가 빨라지면서 게임플레이도 시원시원해졌습니다. 일단 함선의 속력이 빨라졌고, 맵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함포의 쿨타임이나 회전 등 모든 면에서 전작보다 조금씩 빨라졌기 때문에 한층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죠.
방을 찾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투는 모두 자동 매칭으로 변경했고, 자신의
함선이 침몰하더라도 즉시 게임을 나가서 다른 전투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멍하니 화면을 보느라 허비하는
시간도 없다는 뜻입니다.
속도와 더불어 보는 맛도 ‘약간은’
좋아졌습니다. 로비인 항구에서는 세밀한 함선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바다에서는 비와 번개, 파도 등의 굉장히 사실적인 자연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함선이 바다를 가를 때 미묘하게 출렁임이 생기거나, 번개가
내리치면 아주 잠깐이지만 시야가 밝혀지는 등 게임 플레이에도 약간 영향을 미치죠.
속도와 보는 맛 양쪽이 확실히 좋아지다 보니 플레이도 자연히 가벼워집니다.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한판씩 즐기기에 제격이죠. 아까 말했듯 접근성까지 낮으니까요.
가볍고 빠르다. 그냥 나가서 다른 방을 찾으면 끝이다. 다만 정보가 워낙 부족한 탓에 이렇게 나갈 경우 부관의 사기와 능력치에 문제가 생긴다는 논란도 있다.
여전한 전략과 해상전 고유의 재미
속도가 빨라지고, 게임이 가벼워졌어도 <네이비필드> 특유의 재미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네이비필드2>에서는 방향전환이 느리고 측면 공격이 가능한
함대전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진형’을 갖추며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함선의 속도나 역할도 달라서 속도가 빠른 구축함이나 정찰기를 탑재한 항공모함이 시야를 확보하고, 함포가 많은 전함이 사격에 나서며, 곳곳의 잠수함이 어뢰로 주요
함선들을 침몰시키는 모양새가 자연스럽게 그려지죠.
상대의 회전속도나 진로를 예상해 발사한 어뢰를 맞췄을 때나 10문
이상의 함포를 거치한 전함에서 포격을 쏟아낼 때의 손맛도 여전히 끝내줍니다. 여기에 전작 <네이비필드>의 유저나 게임에 보다 익숙해진 유저들을 위해서
함포의 발사각도나 위치를 일일이 조절할 수 있는 수동모드도 지원하죠. 가볍고 빠르게 바뀐 시스템 덕분에
게임마저 가벼워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 만큼은 고이 접어두셔도 괜찮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콘텐츠.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힐 필요가 있다
전투 이외의 부분에서는 불만이 많이 남습니다. 무겁던 전투를 가볍게 바꾼 건 좋지만 항구의 인터페이스나 함선의 업그레이드 등을 지나치게 간소한 아이콘으로 표시하려다 보니 오히려 전체적인 파악이 어려워졌죠.
예를 들어 레벨이 오른 부관의 능력치를 찍어주려면 ‘전투 배치’에서 각 부관의 아이콘을 우클릭해야 합니다. 함선의 구입이 함선연구와
상점으로 나뉘어있고, 장착 아이템을 하나씩 넘겨봐야 한다거나, 각
능력치의 효과를 알아보기 어려운 등 ‘지나친 요약’으로 인한
역효과도 많이 눈에 띕니다.
게임의 ‘폭’도 좁아졌습니다. 일단 업그레이드 방식을 택하면서 함선을 자유자재로 세팅할 수 없게 됐고, 맵의
숫자가 적다거나, 대미지 이외의 마땅한 경험치 습득기준을 알려주지 않다 보니 정찰이나 소나 탐지, 거점 상륙 등의 역할도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각종 훈장이나 점수제도를
이용해서 전투의 다양한 역할을 강조하던 <월드 오브 탱크>의
시스템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어렵게 들어간 부관의 정보. 게임의 정보를 일일이 찾아야 하고, 그나마 자세한 수치를 안 알려주는 것도 부지기수다.
다만 이런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네이비필드 2>는 가벼운 마음으로 잠깐씩 즐기기에는 제격인 게임입니다. 한
판에 짧으면 2분 이내로 경기가 끝나는 만큼 부담이 적고, 사전지식이
부족해 문제가 되거나 조작에 부담을 느낄 일도 없죠.
대규모 점령전을 비롯해 업데이트가 예정된 시스템들이 준비돼있고, 최근에는
보기 드물게 짧은 시간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만큼 틈틈이 즐길 가벼운 게임을 찾는 유저라면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