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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오랜만에 다시 보니 ‘환골탈태’ 한 플랜츠 VS 좀비 2

마니아의 도전을 자극하는 <플랜츠 VS 좀비 2> 업데이트 체험기

김진수(달식) 2014-07-24 13:52:23
요즘은 정말 ‘모바일게임의 홍수’라고 불러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끊임없이 모바일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죠. 원래부터 휴대용 게임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할 게임이 많아서 좋습니다만, 반대로 가끔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예전에 출시한 게임을 다시 켜보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계기는 중국 출장을 가게 되면서 아이패드를 켠 것이었습니다. 비행기에서는 네트워크가 되질 않으니, 온라인을 요구하는 게임 대신 다른 걸 찾게 된 거죠. 그래서 약 1년 만에 <플랜츠 VS 좀비 2>를 켜 봤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랐죠. 새로운 테마가 추가된 건 알았지만, ‘괄목상대’ 할 만큼 많은 게 바뀌었으니까요.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나니, 기사로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집중평가’에서는 출시 직후의 모습만 가지고 평가했던 만큼, 이번에는 바뀐 모습만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플랜츠 VS 좀비 2>가 기존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무엇이, 왜 문제였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플랜츠 VS 좀비 2>의 과거: 쓸데없이 남는 열쇠와 별, 꼬여버린 콘텐츠 순환


<플랜츠 VS 좀비 2>가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새로운 <플랜츠 VS 좀비>라는 데에 관심이 갔고, 그때도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이집트, 해적, 서부시대라는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 한 스테이지들과 새롭게 추가된 식물, 미니게임들은 저를 즐겁게 하기 충분했으니까요.

그리고 ‘집중평가’를 끝내고 나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플레이 초기에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플랜츠 VS 좀비 2>의 단점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당시 <플랜츠 VS 좀비 2>의 문제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콘텐츠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열쇠를 사용해서 새로운 식물이나 능력을 얻기 위한 갈림길을 열고, 특수한 조건이 붙은 스테이지들을 클리어해야 했죠.

이 당시 <플랜츠 VS 존비 2>는 게임을 하다 보면 좀비들이 랜덤하게 열쇠를 드롭했습니다. 이걸 모아 갈림길을 열면 갈림길 앞에 새로운 식물이나 특수능력이 있고, 미니게임 등의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갈림길을 다 열고 나서도 좀비들은 열쇠를 계속 준다는 겁니다. 쓸데없이 열쇠가 남아돌죠.



또 하나의 문제는 ‘별’이었습니다.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량의 별을 모아야 합니다. 이 별들은 지금껏 지나왔던 스테이지를 다시 도전하면 붙는 특수 조건을 만족하면 하나씩 얻을 수 있었죠. ‘잔디깎이 없이 클리어하기’, ‘식물 17개 이하로 사용해서 클리어하기’ 같은 식의 조건이 붙었습니다. 한 스테이지당 3개의 별이 있으니 같은 스테이지를 서로 다른 조건 하에 3번씩 다시 클리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그리 많지 않은 별만 모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다음 시대로 갈 수 있는 건 좋았지만, 그 이후에는 별을 더 얻을 이유가 없었거든요. 게임을 완전히 정복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마치 <킹덤러시>가 스테이지 클리어로 얻는 별을 특성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플랜츠 VS 좀비 2>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남는 별을 쓸 곳이 없었고, 그저 별을 모았다는 심리적 만족감 외에는 별다른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점에서 <플랜츠 VS 좀비 2>를 그만뒀습니다. 3개의 시대를 열고 새로운 식물을 맛보고 나서는 굳이 다시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별을 모아야 다음 시대로 갈 수 있었던 출시 초기 <플랜츠 VS 좀비 2>.


<플랜츠 VS 좀비 2>의 현재 ①: 일직선 진행과 스테이지에 녹인 도전요소


위키를 찾아보니, <플랜츠 VS 좀비 2>가 기존 문제점을 갈아엎은 게 작년 12월이었습니다. 과감하게 기존의 갈림길이나 별 자체를 삭제하고 순서대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남아도는 별이나 열쇠도 문제였고, 갈림길은 선택의 재미를 제대로 주지 못했습니다. 스테이지 클리어 순서 정도만 선택하는 것이지, 사실 큰 틀에서 보면 일직선 진행에 비해 큰 장점은 없었으니까요.

대신, 별을 얻기 위해 클리어 한 스테이지를 다시 도전하거나 갈림길로 빠졌을 때 만났던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들을 중간에 넣었습니다. 아까 예를 들었던 ‘좀비가 일정 라인을 넘지 못하게 하라’던가 ‘햇살을 3000 이상 쓰지 않고 클리어하기’ 등의 조건이죠.

그래서 동기부여는 확실해졌습니다. 더 앞으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스테이지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식물이나 능력을 얻기 위해 ‘이 스테이지를 꼭 깨야겠어’ 같은 목표를 더욱 강하게 심어줍니다. 그리고 어려운 도전앞에서 실패하더라도 치열하게 전략을 고민하는 재미가 강해졌습니다. 목표가 확실하니, 다시 도전할 이유가 생겼거든요.

대신 얻은 단점이라면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아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일직선 진행이다 보니, 특정 스테이지에서 막히면 상당히 답답하다는 점도 단점이 됐죠. 그래도 쓸 곳 없는 열쇠와 별이 남아돌고, 동기부여도 약하던 과거보다는 확연히 나아진 모습입니다.


갈림길은 과감히 삭제하고 일직선 진행으로 회귀했습니다.

 


위 스테이지에서는 햇살 1750이하로 사용하기 좀비가 꽃을 밟게 하지 않기 라는 두 가지 조건이 붙은 상태입니다. 저런 조건이 붙은 만큼, 상당히 어려워졌죠.

 


<플랜츠 VS 좀비 2>의 현재 ②: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


업데이트 전에도 <플랜츠 VS 좀비 2>에서 가장 빛나는 장점은 바로 코인을 사용해 좀비를 물리치는 ‘특수 능력’과 식물에게 특수한 능력을 부여하는 ‘비료’였습니다. <플랜츠 VS 좀비>는 초반에는 바쁘게 식물을 심으며 햇살도 모으고, 방어선도 구축하지만, 후반에는 손이 심심했습니다. 반면 <플랜츠 VS 좀비 2>에서는 방어선 구축 후에도 특수능력이나 비료를 사용하며 조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죠.

그리고 초심자의 눈으로 보면, 특수능력은 해법이 안 보이는 스테이지도 코인을 소모해서 클리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비료는 스테이지의 공략을 담당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요. 한 스테이지에서 5개 가량 등장하는 비료를 어떤 타이밍에, 어떤 식물에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전략이 됐습니다. 

예를 들면, 초반에 햇살이 모자란다고 느껴지면 해바라기에 비료를 써서 햇살을 바로 생산할 수도 있고, 특정 라인이 위험해 지면 공격 식물에 비료를 써서 위기를 탈출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기획자의 시각으로 보면, ‘미치광이 데이브’의 상점이 없어진 만큼, 코인을 소모할 콘텐츠로 적절했습니다.

<플랜츠 VS 좀비>에서는 오랫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수집 및 육성 콘텐츠로 ‘정원’(젠 가든)이 있었습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씨앗을 모으고, 온실에서 식물을 키워내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죠. <플랜츠 VS 좀비 2>에서는 올해 3월에 정원을 업데이트하면서 더 재미를 늘렸습니다. 아예 정원에서 정말 요긴한 능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플랜츠 VS 좀비 2>의 정원에서는 전작처럼 씨앗을 심고, 랜덤하게 나오는 식물을 키워 코인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추가된 게 바로 ‘부스트’ 기능입니다. 금잔화가 아닌 다른 식물을 끝까지 키우면 해당 식물의 부스트 1회 사용권이 생기는데, 이게 아주 강력합니다. 그 식물을 심을 때마다 비료를 사용한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햇살을 생산하는 ‘쌍둥이 해바라기’의 능력을 예로 들어볼까요? 쌍둥이 해바라기는 비료를 주면 300이라는 햇살을 바로 뿜어냅니다. 당장 강력한 식물을 새로 심어야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쌍둥이 해바라기에 부스트 능력이 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심을 때마다 그 많은 햇살을 그대로 뿜어냅니다. 햇살 125개로 쌍둥이 해바라기를 심으면 300을 주니, 심기만 하면 바로 175 햇살을 만들어내는 셈입니다. 햇살 제한이 없는 스테이지라면 정말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죠.

물론, 이런 능력을 지나치게 남발한다면 재미가 반감되겠지만, 식물들을 키우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남발하긴 힘듭니다. 식물 하나를 키우는 데 4시간 이상이 걸리니까요. 그래서 아껴뒀다가 정말 어려운 스테이지를 도전할 때 쓰는 거죠. 

초보자의 시각으로 접근하면 정말 쓸모 있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인 외에는 수집요소만 제공했던 <플랜츠 VS 좀비>보다 한 단계 발전한 재미를 주는 정원 시스템이라 더욱 환영입니다.


결론: ‘마니아들의 도전욕을 자극하는’ <플랜츠 VS 좀비 2>


<플랜츠 VS 좀비 2>는 이렇게 밸런스와 맵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많이 추가했습니다. 초기 출시 당시에는 3개 시대만 제공했는데, 지금은 미래시대와 중세시대를 추가하면서 새로운 식물들과 기물도 많이 추가됐기에 즐길 거리와 전략의 다양성이 더욱 늘어났죠.

미래시대에 추가된 발판의 경우 상당히 재미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발판 위에 있는 식물에게 비료를 주면, 같은 모양의 발판에 있는 다른 식물도 추가로 비료 효과를 내거든요. 그래서 발판 위치를 보고, 그에 맞춰서 새로운 전략을 짜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또 모바일게임답게, 매일 플레이 할 이유도 넣었습니다. 바로 ‘파타냐 파티’라는 콘텐츠인데요. 파타냐 파티가 발생하면 특별한 스테이지에 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3일 연속, 5일 연속으로 클리어하면 식물 코스츔을 수집할 수 있는 데다,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경우도 있어서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들여다보게끔 했거든요.


미래시대의 경우, 발판 있는 곳에 비료를 주면 같은 색 발판에 있는 모든 식물에게 비료 효과를 줍니다. 위 스크린샷에서는 모든 좀비를 멈추는 버터와 강력한 전체 공격을 비료 하나로 맛볼 수 있죠.


파타냐 파티에서는 식물 코스츔을 얻을 수 있는데다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볼 수 있어서 자주 들여다 볼 이유가 되기 충분합니다.

반면,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도 있습니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미니게임은 아직 부족하고, 전략 게임 초보자가 도전하기에는 어려운 난이도라는 점입니다.

특히 일직선 진행으로 바뀌면서 강제적으로 ‘식물을 2개 이상 잃지 않고 클리어’같은 조건을 클리어해야만 다음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높아진 난이도와 강제적인 진행이 겹치면서 초보자들에겐 꽤 어려운 게임이 됐거든요. 앞서 설명했듯 부스트나 코인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지만, 초보자들은 가끔 만나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좌절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의 <플랜츠 VS 좀비 2>를 한 줄로 평가하면 ‘<플랜츠 VS 좀비> 마니아를 위한 게임’입니다. 초보자들에게 권하기에는 높은 난도가 답답함을 주지만, 마니아들에게는 의미 있는 도전을 제공하니까요. 만약 기존의 <플랜츠 VS 좀비>에 실망했던 마니아라면, 꼭 다시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칠 만큼 재미있어졌으니까요.


엄청나게 어려운 스테이지들도 다수 등장합니다. 모아둔 코인을 쓰면 넘어갈 수 있지만, 좌절하게 만드는 난도는 캐주얼 유저에게 그리 잘 맞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에 도전할 마니아를 위한 게임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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