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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TIG 퍼스트룩] 스카이림인데, 스카이림이 아닌

스카이림 스탠드얼론 모드 '엔데랄'

김승주(4랑해요) 2023-01-30 18:51:40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베데스다에서 개발한 <엘더 스크롤> 시리즈는 '유저 모드'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3번째 시리즈인 <모로윈드>부터 게임 에디터를 지원했으며, 5번째 작품인 <스카이림>에서는 '크리에이션 킷'을 통해 제한 없이 유저가 게임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독보적인 규모의 모드 생태계를 구축했죠. 역사가 길고 참여한 모더도 많다 보니 현재는 "이런 퀄리티가 모드라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도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엔데랄> 역시 독보적인 퀄리티로 많은 게이머를 놀라게 한 모드입니다. 모드임에도 스팀 상점 페이지에 게임이 별도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죠. 물론 무료입니다.

<엔데랄>은 독일의 게임 개발팀 '슈어AI'에서 만든 모드입니다. 슈어AI는 <엘더 스크롤 3: 모로윈드>의 모드를 개발하기 위해 2003년 설립되었는데,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별개의 게임'에 준하는 모드를 만든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들의 모드에서 세계관은 탐리엘 대신 이들이 창작한 별도의 세계관 '빈'(Vyn)을 사용하며, 게임 파일을 뜯어고쳐 등장하는 종족명이나 아이템 코드, 장비까지 대부분 다릅니다. 말 그대로 '스카이림인데, 스카이림이 아닌' 것이죠.



<엔데랄>의 연출과 게임 시스템 역시 <스카이림>과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엔데랄>은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적의 강함을 정하는 '레벨 스케일링'이 없습니다. 각 지역마다 등장하는 적의 강함이 다르죠. 따라서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며,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사이드 퀘스트를 하나하나 클리어하는 식으로 레벨을 올리게 됩니다.

스토리를 묘사하는 방식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등장하는 텍스트와 대사량부터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물론 친절히 설명해 주는 부분이 많기에 세계관 이해에 대해 큰 어려움은 없지만, 설정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에겐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배경은 <스카이림>보다 훨씬 화사하고 예쁘게 꾸며진 편이지만 스토리 진행은 꽤 암울한 편입니다. 호러에 가까운 연출도 있고, 스토리의 대전제부터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다가오는 멸망을 막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것입니다.

화사한 분위기를 자랑하지만

스토리는 꽤 무겁습니다.

종종 호러스러운 연출이 나오기도 하죠

 

<엔데랄>의 맵 중 일부. 완전히 새로운 대륙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밀도 역시 탄탄한 편입니다.

그 대신 상당히 짜임새 있는 구성을 자랑합니다. 서브 퀘스트에도 나름의 연출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플레이어가 이야기를 추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의 RPG에선 게임 중후반부에 접어들면 쉽게 돈을 모으고 강해질 수 있어 빠르게 흥미가 식을 수 있다는 문제를 예방하려 한 점도 흥미롭습니다. 플레이어는 '아케인 열병'이라는 원인 불명의 질병에 걸려 있습니다. 회복 물약을 마시거나 마법을 사용할수록 수치가 증가하며, 100%에 다다르면 사망합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암브로시아'라는 물약을 먹는 것인데 개수가 적고 가격도 비쌉니다.

육성 시스템 역시 '스킬북'을 구매해 성장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정 행위를 반복하면 자동으로 숙련도가 쌓이며 레벨 업했던 <스카이림>과 달리, <엔데랄>은 통상 RPG처럼 적을 사냥하고 퀘스트를 완료하면 자동으로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킬을 올릴 수 있는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이 포인트를 사용하려면 상인들이 판매하는 스킬 북을 구매해서 읽어야 합니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스킬 북의 가격도 비싸지기에 돈을 모으기가 상당히 힘들죠.

<엔데랄>의 스테이터스 화면 (모드를 적용했습니다)

계속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원인 모를 열병

'빠른 이동'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게임 설정에 맞춘 보다 현실적인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거대한 비행 동물인 마이라드(Myrad)를 타고 맵의 특정 장소로 이동하거나, 도시의 이정표를 통해 각 지역을 빠르게 오가거나, 별도의 텔레포트 스킬을 통해서만 빠른 이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빠른 이동이 없으면 게임을 못 하는 유저에겐 치명적이라 할 수 있지만, 당연히 <엔데랄> 전용 빠른 이동 모드가 존재하기에 안심해도 좋습니다.

<엔데랄>은 <스카이림 레전더리 에디션>과 <스카이림 스페셜 에디션>을 모두 지원합니다. 기존에는 레전더리 에디션만 지원했지만, 2021년 3월 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스페셜 에디션용 <엔데랄>을 스팀 상점에 출시했죠. <스카이림>만 가지고 있으면 무료입니다. 2022년 9월 10일부로 마지막 패치가 진행되었기에 허튼 짓(?)만 하지 않는다면 버그도 상당히 적습니다. 


'스탠드얼론 모드'로 개발된 만큼 게임 코드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스카이림 스페셜 에디션>의 몇몇 모드는 <엔데랄>에서 잘 작동하기에 게임을 진행하다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기존에 사용하시던 모드를 설치해도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허튼 짓'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왜 이런 말씀을 드렸냐면, 기자는 모드를 잘못 설치했다가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충돌이 난 건 상관없는데 재설치 과정에서 실수로 중간 정도 진행한 세이브파일을 날려먹었단 점이 문제입니다. 가슴아프지만, <엔데랄> 게임 자체가 꽤 재미있기 때문에 설날 연휴 간 다시 천천히 즐겨볼 계획입니다. <스카이림>을 정말로 재미있게 했지만,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이제는 질린 게이머에게 추천할 만한 스탠드얼론 모드입니다.

 


▶ 추천 포인트
1. 한글 패치 완료
2. 완전히 새로운 맵과 세계관을 제공하는 <스카이림> 모드
3. 원본 게임에 밀리지 않는 퀄리티
4. (원본 게임이 있으면) 이 모든 것이 무료
▶ 비추 포인트
1. 나는 모험하고 전투하는 게 좋지, 텍스트는 지루해!
2. 약간은 어려운 난이도

▶ 정보
장르: RPG
가격: 무료 
한국어 지원: O (한글 패치)
플랫폼: PC(Steam)

▶ 한 줄 평 

 

 

이 퀄리티가 모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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