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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매거진

디아3판 허생전? 황당한 토파즈 복사 사건의 전말

주재상(버징가) 2012-07-06 15:45:27

7월 5일 저녁 한 국내 유명 <디아블로 3(이하 디아3)> 관련 커뮤니티에 '대만 유저가 특정 아이템을 이용해서 골드 복사에 성공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 일은 곧 '인증샷'과 함께 각종 커뮤니티에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으며 이 여파인지 각종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에서 골드 시세가 반토막나기도 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자세히 알아봤다. /디스이즈게임 버징가


 

골드 복사를 인증한다며 제보한 스크린샷에 표기된 금액은 약 33억 골드로 일명 '지존급'으로 통하는 최고급 아이템을 판매해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금액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명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문장 몇 군데를 수정했습니다.



자유게시판 7월 2일 어부바바님 글 (R, D커뮤니티)
어제부터 대만 쪽 포럼에 토파즈 복사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Reproduced Taiwan Forum

First synthetic topaz no time to Founder(This need not speak, should be able) and then linked to the auction house to sell one million in number to buy their own or friends you hang topaz, the system will be returned to you buy the No. 90W, plus you hang the jewel of the money, a gem to earn hundreds of housands. Soon billionaire ! ~

컴퓨터 두 대로 한쪽에서는 '온전한 토파즈'를 100만 골드에 올려놓고, 다른 한 쪽은 그걸 바로 구매하는데, 구매하는 순간 판매하는 쪽 컴퓨터에서 경매를 취소하면 판매하는 쪽에서 판매 대금과 보석을 동시에 받고, 구매하는 쪽은 썼던 돈이 되돌아오는 거지.

자, 이 온전한 토파즈 하나로 85만 골드를 벌 수 있었어. 이제 토파즈 백 개, 천 개로 거래하면 어떻게 될까? 수십억, 수백억이 그냥 복사되는 거야. 이렇게 어제 하루 동안 중국 쪽 작업장에서 돈을 벌었고, 이제 이 방법이 막히니까(현재 온전한 토파즈만 경매장에 등록되지 않음) 이 골드를 국내 현금 거래 사이트에 푼 거지. 그래서 골드 시세가 곤두박질친 거다.

아래는 인증샷.


 

▲ 복사 문제로 뜨겁게 달궈진 D 커뮤니티.



게다가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7월 6일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아시아 경매장 서버 긴급 점검이 진행되기도 했으며, 최하등급인 '이빠진' 등급 보석의 경매장 실거래가가 6천~1만 골드에 걸쳐 형성되는 등 골드가 복사됐다는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여파인지 실제로 각종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에서 <디아3>의 골드 시세는 절반 이상 급락했다.


 

 ▲ B 사이트 시세표.



그러나 곧 게시물을 자세히 살펴본 다른 유저가 반론을 제기했다. 주식 시장에서 허위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실제 평가 가치가 낮은 주식의 가치를 '뻥튀기'해서 큰 시세 차익을 노리는 '작전'이 빈번하게 일어나듯이, 이와 같은 일이 <디아3>의 경매장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이다.


즉, 미리 이빠진 등급의 보석을 싼값에 대량 매수한 유저가 여론을 호도해서 보석의 가치를 올린 후에 비싼 값에 매매해서 큰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디아3> 관련 커뮤니티에 '유동닉'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유저가 있다는 것.


또한, '인증샷'으로 첨부한 스크린샷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실제 내용은 이빠진 토파즈를 판매하고 받은 판매대금이 아니라, '사각 에메랄드 6,300개'를 구매한 뒤 돌려받은 구입 환불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골드 복사와는 무관한 스크린샷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보석이나 제작 재료는 일반 아이템과 다른 방식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물건을 구매하는 유저는 가격이 책정돼있는 매물을 직접 볼 수 없고 평균가로만 검색할 수 있다. 구매를 진행했을 때 먼저 평균가로 결재가 되며, 평균가보다 저렴한 매물이 있는 경우 그걸로 구매되고 차액을 환불해 준다.


즉, 매매가 활발하지 않은 최하등급의 보석을 대량으로 사재기해서 비싼 값에 경매장에 등록한 후 다른 계정으로 일괄 구매해서 시세조작한 것. 그러고 나서 조작된 시세로 일반 유저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스크린샷을 유포했다는 주장이다.

 

이 일이 가능한지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서 실제로 직접 이빠진 등급의 보석을 하나씩 구해서 평소에 형성됐던 보석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등록했더니 5분만에 판매됐다. 실제보다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경향이 있는 보석을 비싼 골드를 지불하고 구매하는 유저가 있는 것이다.


 

▲ 평균 시세 5,500골드일 때 구매를 하면 이렇게 최저가를 자동으로 구매하고

나머지 금액이 환불된다.

 

 

▲ 두 단계 위의 자수정이 500원이 채 안 되는데..?

 


이 사건에 대한 확증(이득을 본 유저의 인증)은 아직 없다. 그러나 <던전앤파이터>에서도 성능 좋은 고가의 아이템과 이름, 외형이 비슷하지만, 매우 저렴한 아이템을 여론을 호도해서 중국 유저들에게 대량으로 비싼 값에 팔아넘긴 일종의 '작전' 사건이 있었던바, 이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혹자는 '몇만 골드로 일국의 토파즈 시세를 좌지우지했으니 조선의 시장도 알 만하구나'며 허생전에 빗대어 평가하기도 했다. 이 주장대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대동강 물을 팔아넘긴 김선달을 방불케 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다.


힘들게, 열심히 번 골드를 뜬 소문에 '나도 골드 복사로 큰 돈 한 번 만져볼까?'하는 욕심으로 허비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언제 또 이런 황당한 사건이 벌어질지 모르니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현혹되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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