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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오늘] 3월 26일 - 천안함 침몰과 그 여파, 닫힌 사회

임상훈(시몬) 2014-03-26 11:33:20
2010년 3월 6일 천안함이 침몰했다.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46명의 장병의 희생을 애도하고, 명복을 빈다.

이 사건은 그 자체의 군사적 타격보다 장기적인 사회적 손실을 불러왔다. 의문과 질문의 침몰이었다. 닫힌 사회로의 회귀였다.

정부와 해군의 발표에 헛점이 많았다. 수시로 말을 바꿨다. 어설프게 수습하기에 급급했다. 과거와 달리 이런 실책과 오류에 관한 정보가 공유됐다. 의문이 제기됐다. 비판이 쏟아졌다. 정황적인 문제제기와 과학적인 반론이 나왔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나 실수에 대한 사과, 합리적인 소통은 없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으라는 강요가 이어졌다. 못 믿으면 종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나는 유언비어를 싫어한다. 조선일보의 인간어뢰 기사만큼이나, 황당하고 근거 없는 그 반대편의 카더라도 싫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이 기사 때문에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은 없다. 헌법재판관 후보 중 한 명은 “북이 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 탓에 낙마했다. 정부의 천안함 결론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고소당했다. 네티즌들은 국정원의 내사를 받았다.

2010년 6월 지방선거가 있었다. 무조건 믿으라는 폭력 속에 질문과 의심은 종북세력의 선동으로 몰렸다. 질문과 의심이 불가능한 소통불능의 시대가 돼버렸다. 어느 순간 우리는 닫힌 사회에 살게 돼버렸다. 과학적인 문제제기는 주로 해외에 거주하는 교수들을 통해 이뤄졌다.

천안함 침몰은 사고였다. 북한의 어뢰를 맞았건, 좌초했건 지휘라인에 있던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했다. 그들은 대부분 징계는커녕 승진했다. 4대강과 관련 공무원들이 줄줄이 승진한 것과 비슷했다.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에는 종북 딱지 붙이기가 꽤 유행했다. 최근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은 한 남자를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조작된 중국 위조공문를 증거로 이용했다. 결론을 미리 내놓고, 의문이나 질문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에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2010년 3월 6일, 그 중요한 계기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북한의 나쁜 짓을 따라하는 것은 안 된다. simon :)

- 2010년 3월 6일, 천안함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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