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4월 6일 '연세·현대세가 게임디자인스쿨' 입학식이 열렸다.
'현대세가'는 96년 현대전자와 세가가 합작한 회사였다. 지금은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두 회사는 당시에는 꽤 거물이었다. 현대전자는 그 전에는 닌텐도 기기를 정식 수입하는 회사였으나 96년 세가와 손을 잡았다. 세가 역시 합작 전까지는 삼성과 손을 잡고 국내에 게임기를 출시했다.
현대세가는 애초에 아케이드 시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오락실에서는 현대세가가 수입한 <하우스오브데드>나 <버추어 스트라이커> 등을 볼수 있었다. 2000년 5월 드림캐스트를 정식 출시하려 했으나, 분사 과정에서 무산된 듯하다.
97년대 후반 한국의 게임 사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인력 수요도 많았다. IMF 경제위기로 실무교육도 중시됐다. 게임 개발자를 양성하는 곳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게임스쿨이나 LG 게임스쿨 등이 생겨났다. 연세·현대세가 게임스쿨은 현대세가와 연세대학교가 함께 만든 교육기관이었다. 게임 관련 산학협동 교육기관의 첫 케이스였다. 수요나 공급 모두 시간이 없었다. 당시에는 1년 교육과정이었다.
언론 인터뷰에는 이렇게 나왔다. "백만불짜리 게임마니아를 키웁니다."
2000년 현대그룹 분사과정에서, 현대세가는 사라졌다. 대신, 온라인게임 개발사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태어났다. 현대와 세가 이름이 함께 들어있는 교육기관은 유지되기 힘들었다. 2000년 2월 게임스쿨은 폐소됐다. 세가 대신 일본의 다른 파트너가 합류했다. 2000년 9월 연세 디지털헐리우드가 문을 열었다.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전반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2005년 교육원은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이 개설됐다. 이후 교육원은 꾸준히 인력을 배출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는 레이싱게임 <시티레이서>를 개발했다. 꽤 인기를 끌었다. 경영난으로 인해 회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티레이서> 판권은 엠플래닛으로 넘어가 여전히 잘 서비스되고 있다. 현대전자도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하이닉스로 그 명맥을 잇고 있지만, 많던 사업부는 각자 떨어져나갔다. 세가는 사미에 합병돼 '세가사미'라는 이름으로 계속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가정용 게임기와 함께 일본판 <바다이야기>라 부를 수 있는 <파치스로>로 성과를 내고 있다.
세가사미는 2013년 '세가사미부산'이란 이름으로 부산에 복합리조트시설 허가를 받았다. 지스타가 열리는 벡스코 근처에 복합관광시설을 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