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4월 30일 - 게임중독법 또는 4대중독법의 등장

임상훈(시몬) 2014-04-30 18:14:10

벌써 1년이다. 1년 전인 2013년 4월 30일,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이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이후 '게임 중독법' 또는 '4대 중독법'으로 불리게 된다.

제안일	2013년 4월 30일
제안자	신의진 의원(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회) 대표발의
법안명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상임위 심사 중)
주요내용	- 인터넷게임은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임. - 중독 예방ㆍ치료 및 중독폐해 방지ㆍ완화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조정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두도록 함. - 보건복지부장관은 국가중독관리위원회의 의견을 참고하여 중독의 원인 규명과 예방ㆍ치료 및 중독폐해 방지ㆍ완화 정책 등의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함.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을 중독 및 중독폐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하고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중독 및 중독폐해 유발 환경 및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하도록 함(안 제12조). -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중독폐해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중독물질 등의 생산, 유통 및 판매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함.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중독을 예방하고 중독폐해를 방지ㆍ완화하기 위하여 중독물질등에 대한 광고 및 판촉을 제한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함. - 보건복지부장관은 중독의 예방ㆍ치료와 중독자의 사례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중독관리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함. - 국가는 중독 예방ㆍ치료 및 중독폐해 방지ㆍ완화 정책의 시행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도록 함.
비고	전세계 최초로 알코올, 마약, 도박 등과 함께 게임을 4대 중독물질/행위로 포함한 법률안
경과	6월 17일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됨. 게임이 포함된 것에 대한 문화부 등의 반대가 강함. 전문위원은 법률안의 개별조항별로 관계 부처간 이견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냄.

이 법안은 인터넷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취급했다. 발의 당시에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법안이 갑자기 부각된 것은 10월 7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 이후다. 공중파에서 생중계된 이 연설에서 황 대표는 게임중독을 비판하며 이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공청회, 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논란은 확산됐다. 게이머와 게임업계는 크게 동요했다. 자존감의 타격이 심했다. 분노가 폭발했다. 두려움을 쏟아냈다. 편파적인 공청회 이후 SNS가 들끓었다. 게임 관련 양대 협회, 개발자연대 등도 목소리를 냈다. 과거 탄압을 겪었던 만화 등 문화계도 법안 폐기에 동참(관련기사)하고 나섰다.

공중파 메인뉴스에서 다룰 정도로 이 이슈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IT업계와 문화, 산업 쪽에서는 일반적으로 법안에 반대했다. 정신의학계와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놓고 게임계와 샅바싸움을 하던 측은 대체적으로찬성 입장이었다.

당시 게임업계 사람들과 만나면 거의 대부분 이 법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 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자존감의 추락을 토로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꽤 많은 타격을 입었다. 이 뜨거운 감자는 아직 식지 않았다. 신 의원과 황 대표 측은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본회의에 상정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이 법안은 디스이즈게임이 '게임규제논란 게시판'(바로가기)를 만든 계기가 됐다. 내가 쓰다 말다 하고 있는 허접한 '게임과 권력' 시리즈(바로가기)도 그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게임과 권력 다음 편에서 쓸 이야기는 많다. 생업 때문에 미루고 있지만, 가급적 다음 달에 다시 쓰겠다.

1년 후에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잘 튀겨진 감자튀김을 와작와작 씹으며 이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