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인의 신화' <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의 생일이다. 1944년 5월 14일 그가 세상에 나왔다. <스타워즈>에 관한 이야기는 산더미처럼 많지만 오늘은 대부분 생략한다. 그의 생일인 만큼 조지 루카스에 대해서만 다루겠다. 게임 이야기는 살짝 덧붙이겠지만.
그는 캘리포니아 문구점 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자동차와 자동차 경주의 세계에 홀딱 반했다. 장래희망은 레이서였다. 고등학교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레이싱에 빠져 지냈다. <스타워즈 1>에 어린 아나킨은 자기가 직접 만든 레이싱카로 경우에 참여한다. <스타워즈>에 우연히 아래 장면이 등장했던 것은 아니다.
루카스는 아나킨(아래 사진)처럼 되고 싶었지만, 포기했다. 18살 때 레이싱 도중 다른 차가 그를 들이받았다. 그가 몰던 차가 뒤집어졌다. 거의 죽을 뻔했다. 불의의 사고로 한 명의 미국 레이서가 줄어들었다. 대신, 미국, 아니 전 세계는 <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를 얻었다.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3>가 개봉할 때 F1팀인 '레드불'과 함께 한 협력 프로모션.
루카스는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문학을 공부했다. 8mm 카메라로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카레이싱도 찍었다. 누벨바그의 거장인 장 뤽 고다르와 프랑소와 트뤼포 같은 프랑스 감독들의 영화에 감명을 받았다. 영화를 파고들었다.
USC의 영화과로 전학했다. 많은 영화를 받고,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 중에는 그보다 두 살 어린 스티븐 스필버그도 있었다. 둘은 매우 친해졌다. 이 둘은 현재 전 세계 영화감독 중 재산 순위 1, 2위다. 루카스는 2012년 루카스필름을 디즈니에 팔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 현재 재산은 약 49억 달러(약 5조 250억 원)다. 40년 간 히트작을 만들어온 스필버그의 재산은 31억 달러(약 3조 1,800억 원)다.
레이싱은 졸업 후에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졸업 후 공군 장교가 되고 싶었지만, 과속 딱지를 많이 뗀 경력 때문에 바로 거절당했다. 베트남에 파견될 육군으로 뽑혔지만, 진단 결과 당뇨가 있어서 못 갔다. 다시 USC 대학원 들어가서 영화 공부를 했다. <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에 열광하는 이라면, 루카스의 발목을 잡은 과속 딱지와 당뇨병에 고마워해야 한다.
졸업 후 루카스는 훗날 <대부> 시리즈로 유명해질 프란시스 코폴라과 함께 독립영화사를 차렸다. 할리우드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노력이었다. 이 곳에서 만든 영화는 실패했다. 그는 콜폴라와 헤어져 새로운 영화사를 만들었다. 루카스필름이었다. 여기서 만든 <청춘 낙서>는 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스타워즈>를 제작할 수 있는 명성과 기본적인 자산을 얻었다. SF 영화를 위한 특수효과팀 ILM도 이 때 번 돈으로 만들 수 있었다.
<스타워즈>(1977년)는 20세기폭스의 투자를 받아 만들 수 있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박이 났다. 이 때 20세기폭스는 두고두고 후회할 바보같은 계약을 루카스와 맺었다. 루카스는 영화 각본과 감독 비용의 인상 대신 영화 프랜차이즈 판권을 자기 것으로 달라고 했다. 20세기폭스는 1967년 <닥터 두리틀>이라는 영화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다가 망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루카스에게 줘버렸다. 루카스는 이 프랜차이즈로 매년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이후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등을 통해 영화계의 거물이 됐다. 루카스의 이름은 게임업계에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루카스필름은 1982년 5월 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루카스는 자신의 회사가 엔터테인먼트의 다른 분야로도 뻗어나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아타리와 협력해 게임을 만들었다.
루카스필름의 게임 사업부는 1990년 루카스아츠라는 자회사로 독립했다. 이 회사는 이후 어드벤처 게임의 명가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이제는 다 까먹었지만, <원숭이섬의 비밀>을 즐겁게 했던 기억이 난다. 3D 어드벤처 게임인 <그림 판당고>는 1998년 게임스팟이 선정한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3일, 어드벤처의 명가 루카스아츠가 설립 3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조지 루카스로부터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디즈니는 게임사업에 그다지 애정이 없었다. 직원 150명을 모두 해고하고, 프랜차이즈 게임을 외주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제는 사라진 루카스아츠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