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편에 이어 계속]
#Q4: 내 기억 속 중심의 의상. 혹은 소품.
카므님 : 사이퍼즈의 트리비아라는 캐릭터입니다.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의상패턴조각이 100조각 이상 조각조각 붙어있어요!! 하나하나 재단해서 이어 붙이고 이어붙이고.. (X100) 처음 제작을 시작했을 땐 이렇게 어려우리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정말.. 끝이 없었어요! (울음)
지금은 n벌 정도 만들고 나니 손에 익어서 이제는 뚝딱뚝딱이예요. 아마 그 당시에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었으면 하다가 던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사이퍼즈 트리비아2, 카므님, by 슈팅님]
수많은 패턴 조각들. 정말 헉 소리 나오게 많아 보인다..
이걸 다 하나하나 장인 정신으로 붙였다니!!
트리비아의 팔장식도 정말 본격적.
지현님 : 가장 기억에 남는 의상이라.. 만든 의상 하나하나 다 에피소드도 많고 정감 가지만. 저는 에스카플로네 극장판에 나오는 소라 라는 캐릭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른 것보다 작품에서의 캐릭터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 시작이었죠.
캐릭터 자체는 극장판에서 정말 잠깐 나오고 죽는 캐릭터이지만요. 뭐랄까, 노래와 함께 너무나 몽환적인 캐릭터라 한눈에 반해버려서 정말 즐겁게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나중엔... 울면서 제작했습니다! ... 옷 만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오열)
[에스카플로네 (소라), 지현님, by 파란님]
지현님 : 소품은 아무래도 진삼국 시리즈입니다. 견희, 소교, 대교 소품을 만들었는데 정말 만들어도 만들어도 끝이 안 나서 좌절했던 기억이 있네요.
쌀소년님 : 역시 일전에 언급했던 저의 첫 코스프레. <제이람>입니다. 제작 과정도 제작 과정이었지만 이 코스프레의 경우에는.. 입었던 추억 때문에 더.. 하필이면 행사할 때 당시 온도가 33도 이상의 찜통 더위였고 의상은 숨구멍 하나 뚤린 곳 없는 머리만 4키로 짜리 외계인 의상이었거든요.
게다가 가죽 장갑까지 끼고 있다 보니, 2시간 만에 3키로가 절로 빠지더군요. 뭐 당시 고생했던 덕분에 당시 처음으로 도전한 코스프레가 만화 잡지였던 <나인>이 주최한 코스프레 대회에서 독자 투표로 1위를 받았습니다.
[제이람, 쌀소년님]
이렇게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과연 메이커들의 작업실은 어떤 모습인가.
가 궁금해져버렸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작업실 사진과 소품 작업 중의 사진들을 요청!
받을 수 있었다.
새로 작업실을 깔끔하게 장만하고 정리해서 예뻐진 지현님의 작업실
공사를 막 끝낸 깔끔한 쌀소년님의 <게라지감>의 작업실.
아 정말 깔끔하고 멋지다! 이상적인 작업실이야!
하지만 혼돈의 마감이 닥치면 이 깨끗한 곳들도
카오스가 되겠지
라며.
그렇게 살짝 엿보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아 그런데 카므님의 작업실 사진을 보는 순간 폭소.
그야말로 헬게이트.
마감 직전의 토네이도.
이렇게 마감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이라니.
널려 있는 종이 패턴들. 카오스 상태의 재료들. 분주한 작업실.
!!!!!!!!!!!!!!!!!!!!!!!!!!
Aㅏ... 카므님...
뭔가 백조는 우아해보이지만
수면 아래 발은 쉴 새 없이 허우적댄다는
그 말이 떠오르기도 하고.
게다가 이전에 내가 작업하던 작업 방의 모습이 겹치며
그 추억에 기억에 한참 웃었더랬다.
이 것이 진정한 마감 직전의 헬게이트.
그 혼돈을, 카오스를 고스란히 사진 한장으로 담아
멋지게 공개해주신 천사같은 카므님께 감사를(..)
[확산성 밀리언 아서 (설화형장화 각성), 카므님, by 슈팅님]
그 외에도 메이커 편 답게!
소개한 메이커들이 직접 작업한 의상과 소품들을 함께 소개한다.
#1/ 지현님
#2/ 쌀소년님
#3/ 카므님
#Q5: 가장 힘이 들 때?
[보컬로이드 제네시스 (루카), 지현님, by 뮤트님]
지현님 : 아무래도 혼자 메이커를 하게 된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혼자만의 싸움이다보니.. 약속된 시간에 쫓기기도 하고 외로울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으면 정말 진행이 힘들 때가 있어요.
혼자서 그걸 고민하고 생각하다 보니 정말 그럴 땐 절망적이죠. (눈물) 시간은 계속 가는데.. 이럴 때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있다면 이것 저것 의논하면서 조언도 얻을 텐데.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역시 제일 힘이 들 때는 마감시간이 다가올 때이죠 (웃음) 우체국이 마감하는 밤 6시가 가장 두렵습니다. (쓰디 쓴 웃음)
카므님 : 아직까진 제작에 있어서 크게 힘든 일은 없었어요~ 인복이 좋은 탓인지 흔히 말하는 진상 손님(?!)도 없었구요. 오히려 정말 좋은 분들의 옷을 제작하면서 보람찬 일들이 많았어요.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견제받다 보니 이상한 소문과 악플에 시달린 적은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은 다 이해할 순 없다고 해도. 그분들은 당시에 개인적인 친분은 커녕 만난 적도 없는 사이였거든요. 당시에는 어린 맘에 상처도 많이 받고 왜 그런식으로 함부로 이야기하는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냥 웃어넘기고 있습니다~
쌀소년님 : 아무래도 이것도 제2의 창작이다보니.. 제작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정리 안될 때 가장 힘이 든다고 느낍니다. 비현실을 현실로 만드는건 간단해 보이는 모양도, 실제로 제작하면 생각한 것과 다를 때가 많죠.
그래서인지 제작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아예 시작도 못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담배도 안 피고, 술 마실 일도 적어서... 와이프 얼굴을 보고 힘을 얻거나 철권으로 풉니다. (뭔가 승리의 웃음) 뭐, 크게 보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 생길 때도 힘이 들죠.
그 때가 되면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힘들 테니까 이런저런 현실적인 고민이 듭니다. 하지만 '프로'라는 이름을 단 지는 얼마 안 된 풋내기니까요. (웃음) 한동안은 그런 걱정은 잊고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보려고 합니다.
#Q6: 메이커로서 보람을 느끼는 그 순간
카므님 : 제가 만든 의상을 받고 기뻐해 주실 때가 역시 가장 기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제가 맞춤 개인 주문 제작을 지향하다 보니... 의상 한 벌, 한 벌 주문해주신 분을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옷을 만들게 되더라구요.
저와 같은 취미를 즐기는 코스어이니까 그런 맘을 더 잘 이해하게 되거든요. 좋아하는 캐릭터를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얼마나 공들이고 기대감이 큰걸 알고있기에, 저를 믿고 맡겨주신 만큼 마음에 쏙 들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쌀소년님 : 전 '완성!'하며 끝내는 그 순간이 제일 좋더군요. 실제 옛날에도 한 달 걸려 만든 의상을 고작 한 시간 입고서는 현장에서 입고 싶어 하는 친구에게 공짜로 줘버리고 오곤 했습니다. 아마 보람이라고 하기보다 무에서 유를 창조시키는 자기만족이 저에겐 가장 중요한 듯 합니다.
지현님 : 저도 그렇습니다. 딱 완성해서 다림질까지 끝낸 다음 마네킹에 피팅 해볼 때! 아~ 드디어 끝났구나! 싶기도 하구요. 내 머리 속에서 상상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의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죠. 하지만 아직 여기까지는 손님에게 도착 전이니까!
손님에게 도착하기 전까지 그 배송되는 순간이 가장 긴장이 되요. 맘에 드실지, 혹시 안 좋아하실지, 문제는 없는지 상당히 신경 쓰이니까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손님이 잘 받으셨다는 연락이 올 때까지 두근두근 기다리게 됩니다.
사실 코스프레 옷이 일반 옷에 비해 고가의 옷이라.. 손님 입장에서는 저라는 메이커에게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이나 다름 없거든요. 저를 믿고 선택해줬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실 자체로도 상당히 기쁘기도 하고. 옷을 받고 마음에 들어하실 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 그래서 항상 긴장하며 옷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항상 저를 선택해 주시는 단골 손님들께는 서비스 서비스도 더 드리게 되구요!! (웃음)
[블레이드앤소울 (곤족 금강의), 카므님, by 슈팅님]
#Q7: 앞으로의 계획
지현님 : 앞으로도 계속 아마 의상 제작을, 코스프레를 할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힘든 건 마찬가지일 테고, 때로는 어렵고 힘든 순간들도 있지만. 그 이상의 보람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 같아요.
만약 코스프레를 하지 않았다면요? 글쎄요.. 저는 무엇이든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꼭 코스프레 의상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도 뭐든 만드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앞으로도 즐겁게 코스프레를 즐기면서 일하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고 싶습니다.
[에어 (미스즈), 지현님, by 안아트님]
카므님 :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코스프레에 대한 편견이 많습니다. 언젠가는 꼭 코스프레 또한 어디서나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취미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저 스스로도 좋은 의상과 코스프레 작품들을 많이 만들고 싶고. 그래서 코스프레라는 것이 예술적인 한 부분으로도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구요. 비록 아직은 미비하지만 작게나마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블레이드앤소울 (화양연화), 카므님, by 모카군님]
쌀소년님 : 사실 코스프레 소품 작업은, 시작한 일 중 일부입니다. 일반 코스프레계는 프로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취미로 하는 코스플레이어들이 대부분이고 따라서 소품 수주도 저렴하고 적당한 중간 퀄리티 정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거든요. 하이퀄리티 고비용 소품을 원하는 분은 극소수죠.
직업으로 어렵게 결정했고, 이것이 단순히 꿈만으로 나아가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도 아직 많아, 제 꿈이, 그리고 취미가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사업적인 모델로도 잘 이어지게끔 게임 이벤트 소품이나 조형물, 영화 쪽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는 일에 시간이나 여유가 생긴다면, 그리고 인연이 된다면, 앞으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프레 소품 만들기를 거절하진 못할 것 같아요 (웃음)
[큐라레 마법도서관 (Haal9000), 하루, by 파즈님]
소품 - 쌀소년님 / 의상 - 카므님
나와 내 친구들이 만드는 코스프레라는 이야기.
우리가 만들어가는 코스프레라는 문화.
어떤 사람들이 만들고
어떤 사람들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한번쯤은
내 친구들의 입을 빌려 정리하고 싶었다.
단기 기획물이지만 사람과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문화가 어떤 것인지
재미있게 봐 주셨던 사람들이 있다면
그걸로 우리는 기쁘고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쭉. 우리 스스로가 만든 우리의 재미있는 취미 생활을
긍정적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만드는 우리 스스로가 잘 가꾸어나가야 함을 늘 인지하고
스스로를 다독여야겠다.
다음화부터는 코스프레 단기 프로젝트로 찾아옵니다.
Coming soon!
※편집자 주: 하루 님의 TIG 연재물 '유쾌한 하루의 코스프레 이야기'가 잠깐의 휴식기를 거처 <큐라레> 이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그에 앞서 코스프레 문화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번외편으로 풀어봤습니다. 게임 개발도 하나의 게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기획자, 프로그래머, 원화가, 아트, PM 등 수 많은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번외편은 총 4개의 목차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코스튬플레이어, 포토그래퍼, 그리고 각종 소도구와 의상을 만드는 제작자(MAKER)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습니다. 보다 원활한 연재를 위해서 번외편의 경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2회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연재 예고가 나갈 예정입니다. 그럼 많은 기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