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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검증 부족하다" 문화연대, WHO에게 게임 장애 질병 분류 반대 서한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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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다미롱) 2019-05-02 17:53:20

문화연대가 지난 30일, WHO의 '게임 장애 질병 분류'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5월 20~28일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ICD-11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다. 한국에서는 문화연대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의 기관에 반대 서한을 보냈다.

 

문화연대는 반대 서한에서 게임 장애 질병 분류가 "충분한 기간 동안 객관적인 검증 없이 진행한 성급한 판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연대는 오히려 게임이 현대인들의 여가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해, WHO가 말하는 건강(육체, 정신, 사회적으로 온전하고 행복한 상태)에 기여하는 취미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화연대는 만약 WHO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가뜩이나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한국에서 더 강력한 규제의 근거가 되고, 게임 이용자의 자기 결정권 또한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다음은 문화연대가 WHO에게 보낸 서한 전문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에게

 

한국의 비정부단체인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인 최준영이 편지를 씁니다. 우리는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장애에 대한 질병코드 등재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우려의 목소리를 알려드리고, 세계보건기구가 게임장애에 대한 질병코드 등재를 철회할 것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은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게임이용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 정책이 바로 만16세 미만 청소년들의 24:00~06:00 사이 인터넷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정책입니다. 또한 2013년에는, 다행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게임을 마약 등과 함께 중독물질로 취급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기까지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게임에 대한 더욱 강력한 규제의 근거가 되어 게임이 가지는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가치뿐 아니라 게임이용자의 자기결정권 또한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질병코드 등재를 위해서는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된 연구와 함께 그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할만한 충분한 검증기간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게임장애의 질병코드 등재는 근거와 검증기간에서 충분히 확인된 사안일까요. 물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와 조사결과가 적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연구와 조사결과에 맞서는 연구와 조사 또한 적지 않음을 세계보건기구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전 세계 6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한 다프네 바벨리어의 TED 강의 “비디오 게임을 하는 당신의 두뇌”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장애에 대한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다양한 관점으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충분한 기간 동안의 객관적인 검증 활동 없이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님, ‘세계보건기구헌장’은 건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건강은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뿐만 아니라 육체, 정신, 사회적으로 온전하며, 행복한 상태이다.” 게임은 현대인들의 건강에 기여하고 있고, 또 기여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게임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여가활동입니다. 또한 게임은 문화적, 교육적으로도 사람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체험, 동기 부여, 인지능력 및 문제해결능력 향상 등 게임의 긍정적인 가능성에 대한 연구 또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배우고, 즐기고, 소통하고, 휴식하는 것은 이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는, 자칫 게임의 문화적 가치와 여가활동으로의 의미 모두를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의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철회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한편, 문화연대는 3일, 서울 동교동에서 'WHO 게임 질병코드 분류 추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회에는 연세대학교 윤태진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 온상민 e스포츠 해설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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