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럽다."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학업 성취도가 높지만 그에 반해 전혀 행복하지 않은 한국의 학생들. 몇몇 아이들은 성적에 대한 부담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암담함에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오로지 성적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며, 옆에 앉은 친구를 경쟁자로만 인식시키는 우리의 교육
이런 교육이 정말 최선인걸까?
"아니다. 이런 교육은 완전히 틀렸다."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 '놀공발전소'의 연구소장 피터 리는 아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러한 교육 방식을 틀렸다 주장한다.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때보다 행복할 때 더 쉽게 몰입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고통스러운 수업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할 때 더 쉽게 몰입하죠."
게임이 가진 행복한 몰입의 가능성에 주목한 그는 이를 교육에 이용한 게임 시스템 기반의 학교 '퀘스트 투 런(Q2L)을 설립한다.
"사람들은 거대한 결과보다는 순간순간 내 행동에 따른 보상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런 보상이 가장 확실한 것이 게임입니다."
피터 리는 게임의 빠르고 긍정적인 보상이 사람을 즐겁게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생각에 기반을 둔 Q2L의 독특한 과제 시스템인 '퀘스트'를 탄생시켰다.
일반적인 학교에선 모든 학생에게 동등하게 주어지는 과제. 그리고 그렇게 주어진 과제는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페널티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Q2L의 과제인 퀘스트는 일반적인 학교와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수없이 나열된 퀘스트 중 자신이 하고 싶은 퀘스트를 선택할 수 있었고, 퀘스트를 완료할 경우 그에 해당하는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퀘스트는 수행이 힘들거나 불가능할 경우 언제든 포기할 수 있었으며, 포기한다고 해도 어떠한 페널티도 존재하지 않았다.
페널티는 배제한 채, 즉각적인 보상만을 강조한 시스템.
퀘스트가 가져온 변화는 놀라웠다.
아이들은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과목에 계속 도전함으로써 자신의 강점을 발전시켰다. 또한, 자신의 강점뿐 아니라 주변 친구들의 강점도 파악하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역할을 구분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게임에서 다양한 직업이 하나의 파티를 만들듯 더 큰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그룹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게임을 통해 직업들이 적절한 조합을 이루었을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티의 힘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Q2L은 퀘스트와 함께 또 하나의 독특한 교육을 진행했다. 바로 Q2L 만의 독특한 학기말 시험인 '보스 몬스터 퇴치'
'보스 몬스터'는 하나의 과목이 아닌, 여러 과목을 섞어 만든 문제로, 아이들로 하여금 협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도록 구성된 시험.
그리고 그 협력을 위해선 자신과 타인의 강점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가르친 교육.
그것이 Q2L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어했던 배움의 재미였다.
교육에 게임을 활용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퀘스트 투 런의 학생들은 미국에서 가장 높은 학업 성취도를 기록하고, 2011년 뉴욕 수학 경시대회에서 1등 팀을 배출하는 등 짧은 시일 내에 매우 놀라운 성과를 거둠으로써 그러한 시선들을 불식시켰다.
흔히 교육에 방해되는 요소로 인식되는 '게임'
하지만 퀘스트 투 런이 보여준 성과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사회에서 쉽게 폄하되고 있는 게임이 우리가 사는 세상과 만났을 때, 우리의 현실을 좀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즐거운 경험들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말이다.
"게임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_ 놀공발전소 대표 피터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