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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UGC로 게임 산업의 미래를 꿈꾸는 '벌스워크'

언리얼 페스트 2024에서 강연한 벌스워크 윤영근 대표와 이득우 CTO

신동하(그리던) 2024-09-02 17:33:26
UGC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UGC란 User Generated Contents의 약자로, 말 그대로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콘텐츠를 뜻합니다. 그 동안에는 <도타>나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부터 <마인크래프트>나 <심즈>의 많은 모드들, 스팀의 창작마당까지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신선함을 선사해왔습니다. 

이러한 UGC는 최근 들어 UGC ​창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해주는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 게임을 필두로 점차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플랫폼은 수억 명의 이용자들을 확보하며 큰 시장을 형성해나가는 중입니다.

이 시장에 주목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윤영근 대표가 이끄는 '벌스워크'입니다. 벌스워크는 여러 콘텐츠 IP를 확보하고 UGC로 개발하여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젊은 개발자들을 발굴하고 여러 방면으로 지원합니다. 그리고 이 독특한 사업모델은 여러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벌스워크의 윤영근 대표와 이득우 CTO를 만나 UGC 시장의 현황과 미래, 그리고 회사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한국 기업들이 이 새로운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알아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신동하 기자



개인 창작자들이 IP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UGC 제작사

Q. 벌스워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윤영근 대표: 저희는 개인 창작자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IP를 영상과 UGC 확장시키고, 전문적인 커뮤니티 관리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 마케팅, 영상 IP 캐릭터 제작, 그리고 스타트업 운영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죠.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디 게임 개발자들, 특히 1인 개발자들에게 투자를 하고, 팀을 구성해 주며, 때로는 직접 고용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투자 유치나 기업 운영 팀 구성 등에 대해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주요 프로젝트 몇 가지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윤영근 대표: <로블록스>의 경우와 <포트나이트>의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현재 <로블록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솔스알엔지>를 영입해서 자회사로 두고 있어요. <솔스알엔지>는 '아우라'(인게임 꾸미기 아이템)를 뽑는 게임이에요. 이 뽑기가 다른 대부분 게임들과는 달리 '무료'로 진행할 수 있어서, 13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로블록스는 매년 로블록스 개발자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올해의 최고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어요. 해외에는 <솔스알엔지> 영상으로만 45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 유튜버도 있답니다.

에픽게임즈에서는 UGC를 만들 수 있는 공식 툴인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nreal Editor for fortmite, 이하 UEFN)를 제공하고 있어요. 지난해 10월에는 UENF 크리에이터 랭킹을 발표했는데요. 이때,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한 크리에이터 명단에 '이득우'라는 이름이 랭크되기도 했어요. 그것도 2위로요. 1위는 <포트나이트>의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차지했으니 실질적으로는 1위인 셈이죠.

지난해에는 유튜버들과 함께 유튜브 크리에이터 타운이란 행사를 함께 진행했어요. 저희가 로블록스 맵을 만들어주면, 유튜버들과 팬들이 와서 함께 게임을 즐기는 형식이었거든요. 이때 참여한 유튜버들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1,700만 명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솔스알엔지>의 디스코드. 북미 기준 일요일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활성화 유저가 12만명이 넘는다.

에픽게임즈에서 발표한 UNFN 관련 통계. 벌스워크의 이득우 CTO가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크리에이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Q. 어떤 계기로 UGC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윤영근 대표: 약 7년 전의 일이에요. 제가 CJ ENM에 공채 1기로 입사했을 때는 회사 내에서 게임 산업을 아무도 다루지 않고 있었어요. 그 이유는 당시 트레져헌터와 샌드박스가 게임 크리에이터들을 모두 데리고 나가 창업을 했기 때문이죠. CJ는 대기업이었지만 게임 분야에서는 전혀 경쟁력이 없는 상태였죠. 

그런데 당시 본부장이었던 e스포츠로 유명한 황형준 PD님이 저를 불러놓고, "신입사원 너 게임 좋아한다면서? 그럼 너 혼자 다 해봐"라고 하셨고, 그 길로 저 혼자서 로드 매니저, 광고 영업, PD, 유튜버 영입까지 다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열심히 유튜브를 관찰하며 매달 전 세계 탑 10 게임 유튜버들에게 영입 메일을 보냈는데, 항상 <마인크래프트> 유튜버들이 50%를 차지하더라고요. 예능인으로서 재능 면에서는 마인크래프트 하는 친구들이 라이브 방송하는 친구들보다 특별히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었어요. 오히려 비등하거나 더 떨어지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BO(방송 시청률)는 5배, 10배나 높은 거예요. 

자세히 보니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게임인 동시에 예능·드라마 제작 툴이더라고요. 그래서 만들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오버워치>나 <리그 오브 레전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았어요. 모드까지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CJ에 거의 5년 동안 '<마인크래프트> 안에 우리 크리에이터용으로 방송과 게임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툴을 만들자'고 계속 제안했어요. 하지만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CJ에서 못하게 되자, 저는 이 아이디어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시작했어요. 제가 콘텐츠만 만들면 되니까, 이런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국내 회사를 찾다가 <제페토>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를 찾아갔고, 결국 유튜브에서 본 선행 지표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게 됐어요. 

그렇게 탄생된 <제페토>의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


기존의 게임들과 비슷하지만 다른 UGC 생태계

Q. UGC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이득우 CTO: UGC란 User Generated Contents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콘텐츠입니다.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처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도타>나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마인크래프트>나 <심즈>의 모드들도 포함될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산업적인 의미보다는 단순한 재미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하나의 시장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Q.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일 것 같은데요. 이 시장과 흐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윤영근 대표:  로블록스라는 회사는 계속해서 적자를 겪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게임 자체는 계속해서 성장 중이에요. <로블록스>는 7,000만 명 대의 DAU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는 스팀의 약 세 배입니다.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 5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에픽게임즈의 발표에 따르면, 이 중 40%가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는 애셋으로 만든 UGC를 소비하고 있다고 하고요.

<제페토>의 경우는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이미 글로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한 바 있고요. 일본에서는 굉장한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득우 CTO: 사실, 시장 전체 규모보다 창작자가 시장 안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하잖아요. 지난해 에픽게임즈의 발표에 따르면, UEFN 크리에이터 상위 5명은 연간 1,000만 달러, 상위 200여 명은 연간 1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해요.

저와 저희 졸업생이 만든 팀이 실제로 1위를 달성했는데요. 실제로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돈이 그 정도 되더라고요. <로블록스>에서 1등하고 있는 <솔스알엔지>의 경우도 그렇고요.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아이돌인 (여자) 아이들의 전소연의 저작권 수익 정도 돼요.

윤영근 대표: 이 교수님 말씀에 조금 덧붙이자면, <제페토>에는 방송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랭킹 1위를 달성한 유저는 1억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요.

에픽게임즈가 발표한 'UEFN 크리에이터 연간 예상 수익금'. 
이를 역산하면, 상위에 랭크하는 크리에이터들은 달마다 약 10만 달러의 수익을 정산받을 수 있다.


참고로 전소연의 저작권 수익이 공개되어 유명해진 이 영상도 '벌스워크'에서 제작한 것이다.


Q.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UGC와 다른 종류의 게임은 비슷한 듯 다른 것 같아요.

윤영근 대표: 그렇죠. 같은 영상 매체라고 해도 영화와 틱톡은 엄연히 다른 것처럼요.

이득우 CTO: UGC 산업 안에서 지금 무엇이 인기 있고 유행하는지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UGC 개발자들이 어떻게 해야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냐고 조언을 구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강남역 한복판에서 열리는 파티 같은 게임을 만들라"고 답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게 이제까지의 파티 게임은 대부분 '닌텐도 용' 정도였으니까요. 

윤영근 대표:  실제로 저희가 여러 팀 빌딩을 시도해 봤습니다. 한 번은 AAA 게임 제작자들로만 팀을 꾸려서 만들어보기도 했는데요. 게임 자체의 퀄리티는 매우 좋은데, 유저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UGC 세계에서는 퀄리티가 인기로 직결되지만은 않더라고요.


Q. 개발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점이 있나요?

이득우 CTO: 보통 소규모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싱글플레이 인디 게임'이나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는 것과 비교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UGC와 나머지 둘은 많이 다릅니다.

우선, 인디게임의 경우에는 하나의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그래픽부터 시작해서 풀 버전을 직접 다 만들고, 퍼블리셔를 구해서 모든 플랫폼에 업로드한 다음 홍보 전략이나 유료화 전략을 세워서 유저를 모으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UGC의 경우는 플랫폼에서 리소스부터 퍼블리싱까지 모두 맡아서 해줍니다. 그러기에 개발자들은 순수하게 게임에만 집중해서 유저만 끌어올리면 됩니다. '원클릭 퍼블리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쉽더라고요. 하지만, UGC는 그 플랫폼에 맞춰야 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게임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이퍼 캐주얼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혼자 가볍게 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UGC는 해당 플랫폼의 진성 유저들 즉 '고인물'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에 대한 고민이 조금 필요합니다.


Q. 서비스하는 과정도 크게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윤영근 대표: 유저들의 피드백을 확인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과정이 굉장히 쉬워요. 별도의 서버 점검이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저희가 주력으로 하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는 북미 유저들이 많은데요. 개발자들이 북미 유저들이 주로 활동하는 새벽 3시에 직접 맵에 접속해서 문제가 생기면, 30분 만에 서버에 반영하는 '실시간 업데이트'를 해주기도 한답니다.


메타버스? 저작권? UGC에 대한 오해와 진실

Q. 벌스워크의 주요 BM은 어떻게 되나요?

윤영근 대표: 저희는 영상과 캐릭터 IP로 팬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를 유료 결제가 가능한 UGC 게임으로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려 합니다. BTS를 예로 들면, BTS 유튜브 채널이 팬덤과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수단이고, 이는 위버스 앱과 오프라인 콘서트 판매로 이어지는 것처럼요.

저는 영상과 게임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두 분야를 모두 사업화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영상 업계에서는 수익 창출 방법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통해 팬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한 후, 이를 게임으로 연결해 캐릭터에 대한 팬심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유료 결제를 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Q. 국내에도 벌스워크와 비슷한 모델을 가진 회사가 있나요?

윤영근 대표: 대부분 미국에 있어요. 일본의 경우는 일본 내 광고 업계 1위인 '덴쓰'가 로블록스와 마케팅 계약을 하면서 점점 생겨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 직원 수가 대 여섯 명 정도 되는 아주 작은 회사들밖에 없어요. '메타버스'라는 말이 한참 유행할 때는 UGC 마케팅을 위한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모두 일회성 외주 계약으로 연명하는 게 끝이었어요. 이들이 기획력이나 개발력을 가진 게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가 사회 전반으로 퍼져서 처음 투자 받을 때는 조금 힘들기도 했어요.

지난 2023년 6월 덴츠는 <로블록스>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는 광고 업계에서는 최초다.


Q. 저작권 문제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윤영근 대표: 우선, 벌스워크의 제작물 중에는 불법적인 것들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시작할게요.

저작권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오징어 게임> IP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해요. <오징어 게임> 시즌 1은 20~30억 원 수익을 목표하고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대흥행을 한 이후에 로블록스에 해당 IP를 활용한 맵이 만들어지고 이 맵도 엄청난 흥행을 해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맵을 통해서 총 1000억의 수익이 났고, 맵의 제작자는 300억 원을 가지고 갔어요. 이 문제 때문에, 공식 모바일 게임은 넷플릭스에서 제작되고 있어요. 이건 강한 IP 파워와 UGC 시장 규모를 추측할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실제 수익이 창작자에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죠.

그래서 해외에서는 IP의 소유자들이 직접 UGC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저작권이 해결되지 못한 것들을 내리게 하는 식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있답니다. 이런 일은 실제로 미국에서는 많이 일어나고 있고요. 일본에서도 '진격의 거인' 출판사인 고단샤가 게임사인 긱아웃과 콜라보 해서 UGC를 제작한 사례가 있어요. 

저도 이러한 비즈니스를 꿈꾸고 있고, 실제로 '네이버 웹툰'이나 '더 핑크퐁 컴퍼니'와 IP 관련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어요.

이득우 CTO: <포트나이트>의 경우에는 에픽게임즈 자체에서 주요 IP와 직접 계약을 맺어서, UEFN 내에서 제작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고요.

IP를 가진 출판사가 다른 게임사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어 탄생한 <로블록스 진격의 거인>


UGC 플랫폼 단에서 IP와 직접 계약을 맺은 <레고 포트나이트>


더 나은 UGC 시장을 위해서

Q. 종합해 보자면, 게임 산업에서 UGC가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이득우 CTO: 기존에는 PD나 영화감독, 게임 개발자가 되려면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10년 넘게 훈련을 받았어요. 그 과정에서 형성된 문화가 나쁜 건 아니지만, 그 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드는 콘텐츠의 종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 틀을 벗어난 콘텐츠들이 나오니까 소비자들도 "이것도 재밌네"라고 반응하는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유튜브가 광고 시장 규모에서 방송국을 넘어섰잖아요. 이와 비슷하게, 저희는 UGC 게임이 트리플 A 게임이나 하이퍼 캐주얼 게임, MMORPG 같은 고비용 게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3년 안에 매출 규모에서도 대표 플랫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콘솔, 모바일, PC, 그리고 UGC, 이렇게요. 트리플 A 게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요.


윤영근 대표:  스노우 크림 제페토를 만든 스노우의 김창욱 대표님과 함께 회사를 처음 아이디어를 내서 창업했고, 제페토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때, 대표님께서 제게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그분은 "사업이 성장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업이 성장하는 시장에 있느냐는 것입니다. 개인의 능력을 떠나서, 우리 시장은 다행히도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 시장 안에서도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이 더 잘 아시겠지만 최근 들어 게임을 소비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합니다. 유튜브 쇼츠 같은 새로운 콘텐츠 때문에 게임사들도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콘텐츠 사업이 지금 좋은 상황에 있는 회사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UGC 시장만큼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시장에서 우리나라에도 저희 같은 회사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라고 믿습니다.

Q. 한국의 UGC 시장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득우 CTO: 저는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많이 투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대기업들은 이미 많은 수익을 올렸잖아요. 그것들을 UGC 같은 플랫폼에 투자해서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거죠. 그러면 재능 있는 친구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시장이 더 확대되겠죠. 참고로, 이미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 월드>를 통해 비슷한 사업을 했고, 크래프톤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인조이>를 통해 UGC를 지원한다고 해요.

<메이플스토리 월드> 속 다양한 장르의 UGC

크래프톤은 지난 21일 출시 예정인 신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의 자체 UGC플랫폼을 선보였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윤영근 대표: 저희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래의 콘텐츠 소비는 스토리텔링을 보다가 그 안에 직접 들어가 캐릭터를 롤플레잉 하는 것이 보편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목표는 아시아에서 이런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들고, 가장 많은 IP를 보유한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대규모 계획보다는, <제페토>와 협력하여 제페토에서 방송하시는 분들을 육성하려고 합니다. 제 전문 분야이기도 하고, 저희가 제페토의 유일한 공식 MCN 역할을 맡게 되었거든요.

지속적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그 게임을 바탕으로 IP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처럼 창작자들을 발굴해서 이 시장을 크게 확장하고 싶어요. 저희가 창작자들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 함께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솔스알엔지>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도 제작하고, 게임의 볼륨도 늘릴 예정입니다. 실제로 전문 PD와 <솔스알엔지> 팀이 협업하여 이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모든 콘텐츠는 영어로 작업될 예정이에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할 말은?

윤영근 대표: 게이머들에게 코인이나 메타버스 같은 용어와 혼동될 수 있지만, UGC는 완전히 독립된 콘텐츠 산업입니다. 이 분야는 정직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창작자들이 모여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특화된 업계입니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므로 많은 한국인 개발자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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