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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현 리마스터를 둘러싼 번역가와 메이플라워의 논쟁, 무엇이 문제?

"나를 속이고 계약금을 깎았다 vs 오해하고 욕설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정혁진(홀리스) 2020-09-11 19:33:17

지난 7월 30일 출시한 콘솔 타이틀 <몽현 Re:Master>(몽현 리마스터, 이하 몽현)를 두고 퍼블리셔 메이플라워 엔터테인먼트워(이하 메이플라워)와 번역가의 계약금 지급과 관련해 분쟁이 생겼다. 번역가는 지난 9일, 각종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번역가의 주장이 담긴 글을 요약하면,  <몽현>은 장르 특성상 번역 분량이 많아 작업 초반부터 금액 문제로 잡음이 계속됐다. 이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행하기로 메이플라워와 합의했다. 하지만 메이플라워가 게임 발매 후 판매량이 저조해 계약금의 1/5만 지급하면 안되겠냐고 얘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번역가는 메이플라워가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을 30일 이내에 지급하다는 계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메이플라워가 검수 미스로 <몽현> 스위치판 번역이 구버전으로 적용돼 번역 퀄리티의 불만이 자기에게 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메이플라워에 얘기했으나, 대표는 CS로 온 요청에만 회신하라며 정상화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유저들은 번역 작업에 대해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있다는 번역가의 말에 분노했고 화살은 메이플라워로 향했다. 디스이즈게임은 양 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관련 커뮤니티의 글을 접한 후 번역가와 메이플라워 측 모두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각각의 정황 설명,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정리했다. 양 측은 현재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update: 기사가 보도된 지 다음 날(오늘, 12일), 메이플라워 엔터테인먼트와 번역가가 만나 서로 오해를 풀고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번역비 역시 지급됐으며, 법적 소송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본 기사 하단에 추가 보도 내용을 넣었음을 밝힙니다.

 


# 몽현 번역가 "친분만 내세우는 대표, 신뢰를 훼손시켰다"

 

번역가는 2018년 말부터 2019년 4월까지 메이플라워에 다녔고, 이후 다른 직장으로 옮겼다. <몽현>에 대한 얘기는 그 해 겨울부터 나왔다. 당초 번역 작업은 메이플라워 내부에서 하려고 했는데, 사정상 외부작업을 해야 했고 결국 본인에게 작업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국내 출시한 비주얼 노벨 다수를 작업했기에 관련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는 처음 <몽현> 진행 소식을 접하고 나서 메이플라워의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해 "그냥 진행해드리겠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메이플라워 대표는 "무료로 시킬 수는 없다. 보수는 지급하겠다"고 얘기했다. 이후 번역가는 번역비를 많이 주지 않아도 되니 러닝 개런티로 진행하자고 했는데, 메이플라워에서는 이를 부담스러워 했고 결국 일정 금액을 구두 합의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1차 합의).

 

그런데 그가 <몽현>의 번역 작업을 받아 보니 생각 보다 분량이 매우 많음을 확인했다. 구두로 합의한 금액으로는 매우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메이플라워 대표에게 비용을 다시 책정하자고 얘기했다(2차 합의). 대표도 동의했고, 최초 합의 보다 7배 가량 오른 금액으로 상향 조정했다. 번역가는 "당시 번역 비용도 <몽현>이 더 잘 팔리면 더 주겠다고 구두로 합의 했다"고 말했다.

 


 

번역가는 계약서 작성 이후 1/4의 금액을 선금으로 받았다. 하지만 계약금의 나머지 3/4를 아직 메이플라워에서 주지 않았고, 이에 대해 <몽현>의 예약 판매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판단했다.

 

이후, 번역가는 메이플라워 대표로부터 계약금에 대한 연락을 받는다. 대표는 "예약 판매 수량이 저조해, 나머지 3/4를 다 주지 못할 것 같다. 선금 보다 조금 못하는 금액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메이플라워에 재직을 했던 것도 있고, 그 전부터 대표와 잘 알고 지내 회사 사정을 감안했다. 하지만 얘기한 금액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해, 최초 계약서에 명시한 금액의 절반이 조금 넘는 금액만 받기로 구두 합의했다고 밝혔다(3차 합의).

 

하지만, 그 이후부터 번역가와 메이플라워 대표의 갈등이 불거졌다. 번역가는 <몽현>이 계속 총판 업체를 계속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다음날 지인에게 <몽현>이 모 총판과 계약됐다고 들었다.

 

번역가는 지인에게 총판과 <몽현>이 계약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번역가는 메이플라워 대표가 앞에서는 구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뒤로는 구해놓고 계약금을 다 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전화로 거세게 항의했다. 그는 통화 당시 대표에게 위탁 계약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번역가는 "메이플라워 대표는 최종 구두 합의한 계약금도 주지 않고 있고, 언제까지 주겠다는 얘기도 없다"며 대표와 신뢰 관계가 훼손됐음을 밝혔다. 또 "<몽현> 프로젝트 전부터 감정이 좋지 않았다. 한 번도 제때 금액을 받아본 적이 없다. 계약서를 쓰자고 하면 "나를 못 믿냐"며 친분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더불어 <몽현> 출시 이후 유저들에게 번역 퀄리티 항의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메이플라워가 최종 검수를 실수해서 이전 빌드가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계약금에 대해 개인적으로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 "얼마가 됐든 번역 작업을 한 대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더 이상 외주 번역을 맡는 프리랜서가 계약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프리랜서 업계에서 계약서를 제대로 이행하는 문화가 자리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번역가가 커뮤니티에 올린 <몽현> 관련 게시물.

 

# 메이플라워 "지불할 의사는 있다. 단, 오해하고 욕설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  

 

서두에서 얘기했듯, 번역가의 글이 커뮤니티에 확산된 이후 메이플라워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메이플라워 대표(이하 대표)는 "일부 맞기도 하지만 틀린 것도 있다. 많은 부분이 왜곡됐고, 작위적으로 쓴 부분도 있다"며, "커뮤니티에 일방적으로 글을 올리고 우리에게 확인도 없이 이를 공론화시켜 잘못된 쪽으로 일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메이플라워는 이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내놓고 법적 조취를 취할 것이라며 번역가의 말을 반박했다. 잔금은 당연히 지급할 것이나, 번역가가 한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받은 안좋은 영향으로 받은 회사의 이미지 실추에 대해서는 짚고 가고 싶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지금이라도 무례한 행동을 사과한다면 본인이 깎은 금액까지 포함해 잔금을 지불할 것이다. 지불하지 않을 의도는 전혀 없음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디스이즈게임은 관련 정황에 대해, 동일하게 대표에게도 들었다.

 

대표는 처음 <몽현>에 대해 비주류 게임이어서 맡아야 할지 망설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번역가가 <몽현>을 맡아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번역가가 "게임도 너무 좋고, 회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 번역비를 받지 않고 하겠다"고 들었고, 조언도 해줘서 진행은 하되, 어느 정도 금액은 지불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계약금을 지불했다(앞서 번역가가 얘기한 최초 구두 금액).

 


 

그런데, 대표는 번역가가 당시 다니던 직장도 있고 번역을 겸하다 보니 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고, 시간상 다른 방안도 없고 해서 계약을 하기로 결정, 두 가지를 제안했다. 1) 계약금 일부를 받고 나머지는 판매된 것에 대해 수익률을 정해 몇 %를 더 주겠다는 것과, 2) 일반적으로 번역 비용을 책정해 계약금을 지급하는 형태.

 

대표는 번역가가 처음에는 1번을 선택했다가, 몇 시간 후 2번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래서 위 2차 합의 내용 대로 계약금을 책정했고 1/4의 금액을 선금으로 지급했다. 대표는 번역가가 "판매가 저조하면 잔금을 받지 않든, 더 적게 받을 수 있다"고 얘기했고 "말이라도 고맙다"고 답했다. 대표는 번역가에게 정산 일정에 대해 "7월 31일 출시 후 한 달 뒤인 8월 31일까지 송금하겠다"고 얘기했다.

 

이후 <몽현>의 예약 판매가 7월 초~말까지 진행했는데, 대표는 총 2,000장을 찍었는데 1/4 가량만 판매됐다고 말했다. 나머지 3/4의 재고가 남은 것. 그래서 대표는 번역가에게 "판매가 저조한데, 잔금을 좀 적게 줘도 괜찮겠냐"고 양해를 구했다. 번역가가 "얼마를 줄 수 있는가"라고 물어 대표는 "내가 얘기하는 것은 도의가 아닌 것 같다. 네가 금액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위 3차 합의 금액이 구두로 얘기됐다.

 

대표는 번역가가 소량의 금액을 낮춰준다고 하여 양 측이 구두로 합의를 했고 번역가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또 번역가가 얘기한 1/5 금액을 제안한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대표는 번역가와 마찬가지로 3차 합의 이후 문제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합의 이후, <몽현>의 총판 판매처를 구하지 못해 온전히 혼자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얘기했다. 이후 대표는 모 총판으로 가서 위탁으로라도 받아서 최대한 판매를 부탁했고, 정산은 한 달 뒤에 하는 것으로 요청했다. 총판은 이를 수락했고, 결국 <몽현>은 위탁 판매를 하게 됐다. 대표는 "부탁 이후 총판에게 10원 한 장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표는 8월 초, 번역가에게 전화를 받았다. 번역가가 나머지 물량에 대해 물었고, 왜냐고 번역가에게 되물으니 "내가 지인에게 들었는데, 모 사이트에서 <몽현>을 팔더라"고 얘기했다. 대표는 맞다고 했더니, 번역가가 화를 내며 "물건을 다 팔았으면서 왜 계약금을 깎아달라고 하나"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은 대표는 번역가에게 "제대로는 총판을 준 것이 아니라 위탁으로 팔았다. 돈이 들어온 것도 없고, 판매된 것을 정산해야 하므로 8월 말이 되어야 알 수 있다"라고 번역가에게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번역가가 계속 거세게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대표는 8월 31일 이후 11일이 지난 지금까지 번역가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디스이즈게임에 "지불을 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번역가가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 서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을 다 받고 총판 계약을 한 것도 아니고, 10원도 못 받고 위탁 판매를 해야 하고 한 달 뒤 상황을 봐야 한다고까지 얘기했음에도, 이를 듣지 않고 심한 말을 한 것은 좀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표는 "자초지종까지 다 설명했는데 커뮤니티 글을 보면 본인이 한 행동들은 모두 빠져 있다. 그렇다고 내가 지불하지 않은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정한다"며, "만약, 그것만 가지고라면 당장이라도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관계도 있는데 그렇게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대표는 번역가의 얘기와 상관 없이 잔금을 줄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번역가가 커뮤니티에 쓴 얘기를 다 인정해버리는 것이 된다며 그것이 그에게 지급일이 지났음에도 주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수 많은 계약을 했고 14년 간 메이플라워를 잘 운영했는데, 자기 목적만 노출한 접근 방식은 좀 우려스럽다. 앞으로 일을 할 다른 이들과의 관계도 우려스럽고. 번역가의 글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 손실, 직원들을 생각하면 이 상황을 어떻게 짚고 넘어가야 할지 깊이 고민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대표는 "여전히 번역가에게는 사과 한 마디도 없다. 간간히 잔금을 지급해 달라고 회사 직원에게 전화오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메이플라워 엔터테인먼트가 밝힌 입장문.


# 지나친 오해 풀고 원만히 해결... 법적 소송도 진행하지 않을 것 (update. 9/12, 22:15)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이틀이 지나, 양 측의 불화가 해결됐다. 양 측은 오늘(12일) 오후 8시 58분,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둘은 오늘 오후 4시경 만나,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번역가는 디스이즈게임에 "기사 보도 이후 다른 곳에서 추가 기사가 올라갔는데, 본인 취재 없이 상황이 나열돼 입장이 나와 있지 않아 오늘 커뮤니티에 추가로 글을 올려 상황에 대한 추가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글 말미에 분쟁에 대해 정리했으면 좋겠다, 용의가 있다면 연락 주면 좋겠다"는 점도 남겼다.

이후 대표는 글을 인지하고 번역가에게 연락해 만났다. 번역가는 그간 대표와 업무상 겪으며 서운했던 부분에 대해, 대표는 불화가 불거질 때 번역가가 한 심한 언행에 대해 사과를 바랐다. 양 측은 관련 부분에 대해 오해를 풀었다. 번역가에게 번역비도 지급됐다.

공동입장문을 통해, 양 측은 지나친 오해를 풀고 상황이 원만히 해결됐다고 밝혔다. 사적 오해로 시작된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이미지 실추, 과도한 비난을 감수하는 것은 가혹하며 이는 의도된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더불어, 상호 합의에 따라 양 측이 계획하던 법적 소송 역시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몽현 리마스터>에 번역 텍스트 상 일부 어색한 부분에 대해 유저가 제기한 부분들은 회사와 번역자가 협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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