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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이기는 T1 vs 저력의 DRX, 롤드컵 결승 프리뷰

바텀 라인전의 행방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4랑해요) 2022-11-04 10:14:08

 

2022 최강의 팀을 정하는 롤드컵 결승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결승전은 페이커와 데프트, 두 전설이 맞붙는 '마포고 더비'이자, 6년만에 T1이 다시 롤드컵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4시드를 부여받아 플레이 인부터 올라온 DRX가 최초로 플레이 인 참가팀 우승 기록을 써 낼 것이냐 등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어 국내 모든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계에서도 T1와 DRX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T1은 롤드컵에서 경기를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많이 이긴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DRX는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긴 팀이죠. 경기 내용을 완벽히 예측할 순 없겠지만, 통계를 통해 미리 결승전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빨리 끝내는 T1 vs 저력의 DRX

 

 

두 팀의 스탯을 살피면 평균 게임 길이가 눈에 띕니다. 

T1은 평균 게임 시간 30분 19초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빠르죠. 4위라는 기록이지만, T1 위에 위치한 팀은 C9, EG, G2입니다. 세 팀 모두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한 팀이고, T1의 승률 역시 84%로 모든 팀들 중 가장 높기에 T1이 '가장 빠르게' 게임을 승리하는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상대방의 허점을 잡으면 몇 분 만에 게임을 뒤집어버릴 수 있는 특유의 강력한 운영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평균 용 획득량은 높지 않지만, 가장 적게 타워를 잃으며 상대방의 타워를 파괴한 팀이란 점도 눈에 띄네요.

재미있게도, DRX는 정 반대입니다. 롤드컵 본선 팀 중 가장 평균 게임 시간이 깁니다. 게임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저력을 통해 끝끝내 승리를 자신들의 품으로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죠. 따라서 T1이 특유의 운영으로 DRX를 거세게 압박하겠지만, DRX도 버티면서 픽밴부터 그린 자신들의 '승리 플랜'을 완성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셈입니다.

2022 롤드컵 최단 경기 기록은 T1이 가지고 있습니다. (vs EDG, 22분 51초, 승)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라인전의 신 vs 미스터, 마스터 오른

 

 

탑 라인은 제우스의 강한 라인전을 킹겐이 얼마냐 버텨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제우스는 이번 롤드컵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지표도 같습니다. 상대방과의 라인전 차이를  나타내는 15분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으며, 솔로 킬도 5회를 기록했습니다. 표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분당 골드 획득량도 439로 탑 라이너 중 1위죠. 특히 16강 EDG전에서는 '마오카이'를 픽한 플랑드레를 상대로 숨 막히는 라인전을 보여줬습니다. 제우스의 라인전이 강하다고 상대가 탱커를 꺼내 버티려 하면, 역으로 이를 이용해 더욱 상대를 압박할 능력이 있는 것이죠.

게다가 제우스는 팀 내 대미지 비중도 높습니다. 라인전을 넘어 한타에서도 강력함을 보이는 선수입니다. 육각형에 가깝습니다. 

 

제우스 상대로 탱커를 픽하고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킹겐은 제우스에 비해 지표가 좋지는 않습니다. 롤드컵에서도 오른이나 아트록스 등 탱커와 브루저 위주의 픽을 선택해 팀 합 위주의 플레이를 보여줬죠. 다만, 유망주 시절에는 솔로 랭크 성적으로 유명했던 만큼 8강전에서 '피오라' 같은 칼챔을 꺼내 활약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탱커와 브루저를 주로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라인전이 약한 선수가 아닙니다.

재미있는 지표는 킹겐이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올 확률이 높단 점인데요, DRX의 정글러 표식도 킹겐과 같이 퍼스트 블러드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탑 라인은 제우스의 공세를 킹겐이 버텨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이지만, 칼 대 칼이 나올 수 있으며, 정글 개입을 통해 판세를 뒤집으려 할 확률이 높습니다.

 

정글 개입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교전의 마술사 vs 고점의 표식

 

 

T1의 선봉장을 담당하는 오너와 DRX의 고점을 상징하는 표식의 대결입니다. 두 선수 모두 팀을 잘 보좌하며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이번 롤드컵에서는 표식이 오너에 비해 캐리형 정글러를 선호 (킨드레드 4회, 그레이브즈 3회)하는 편입니다. 다만, 표식의 그레이브즈는 1승 2패로 그렇게 성적이 좋진 않습니다.

따라서 두 선수 모두 잘 다루는 세주아니, 비에고를 두고 밴픽 과정에서 수 싸움을 벌일 확률이 높으며, 이번 대회 성적이 좋은 표식의 시그니처 픽 '킨드레드'를 T1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번 롤드컵에서는 T1의 탑-바텀 라인전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에 표식이 오너에 대항해 얼마나 라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느냐도 포인트입니다.

 

T1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오너 (출처: 라이엇 게임즈)

 

# 플레이메이킹의 신 vs 신흥 플레이메이킹 강자

 

 

다시 왕좌를 노리는 '황제' 페이커와 로열로더를 노리는 '신흥 강자' 제카의 대결입니다.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 상 제카가 페이커라는 단단한 벽을 뚫으려 시도하는 그림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페이커는 상당히 노련한 선수며, 특히 자신을 상대로 라인전을 강력하게 가져가거나 클러치를 시도하는 것을 흘려내는 데 상당히 능합니다. 한 때 T1은 케리아의 로밍이나 오너의 역갱킹을 통해 미드 라인에서 많은 이득을 얻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도 했죠. 쉽지 않겠지만, 페이커의 단단한 벽을 깨고 T1을 흔들며 제카와 표식이 얼마나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내냐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미드 라인에서는 밴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양 팀 모두 미드와 바텀을 위주로 밴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T1 쪽에서는 사일러스나 아칼리 같은 '제카가 잘 다루며 변수가 높은 픽'을 차단하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DRX가 밴픽 싸움을 잘 하거나, 다른 라인에서 조커 카드를 보여줌으로써 T1이 미드 라인에 밴 카드를 소모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만들거나, 제카가 다른 무기를 장착해 활약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특히 제카가 6전 전승을 기록한 사일러스는 필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라인전에 행방 달린 바텀

 

 

바텀은 이번 결승전의 행방을 가를 만큼 중요한 라인입니다. 대부분의 밴 카드도 바텀에 소모될 확률이 높습니다.

지표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롤드컵 T1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 폼이 절정으로 오른 케리아와 구마유시의 활약이 주요했습니다. 구마유시는 지표 상 현재 최고의 원딜러라 보아도 과언이 아니며, 전방으로 나가 원딜의 최대 사거리에서 상대방에게 최대한 대미지를 욱여넣는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음에도 KDA가 높습니다. 

케리아 역시 유틸형 서포터로 구마유시를 보조하며, 특유의 피지컬로 플레이메이킹을 해 내고 있죠. 두 선수의 강력한 라인전과 호흡,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롤드컵 내내 빛났습니다.

징동전 3세트, 나머지 3명이 바론을 사냥하는 동안 상대의 진입을 막아내는 케리아와 구마유시 (출처: 라이엇 게임즈)

 

DRX도 각종 사파 픽까지 투입하며 롤드컵 내내 바텀 라인전을 강하게 나가려 노력한 팀입니다. 베릴의 하이머딩거 픽이 이를 증명하며, 심지어 서포터 럭스와 애쉬까지 활용한 전적이 있죠. 

이에 DRX는 루나미 조합이 나오지 못하도록 루시안을 밴하고, T1은 딩거 등의 카드를 밴하는 등 라인전을 위해 서로가 서로의 모스트 픽을 밴 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환경 하에 서로가 선택한 새로운 카드가 라인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픽이 등장할 수도 있겠죠.

모스트 픽을 보면 루나미와 딩거가 픽밴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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