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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퍼스트룩] 넥슨이 루트슈터를 만들었다고? 테스트 해봤더니 아직

김재석(우티) 2022-11-07 10:39:24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과거 넷게임즈의 박용현 대표는 기자와 인터뷰 중 지나가는 말로 "총싸움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소망을 전한 바 있다. 그때는 신작 MMORPG <V4>에 대한 소개를 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미래의 먼 꿈 정도겠거니 짐작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2021년 8월, 넥슨은 신작 '프로젝트 매그넘'을 발표했다. 그가 만들고 싶다던 총싸움 게임이었다. 세부적으로는 루팅과 슈팅이 결합된, RPG 성격이 감미된 '루트 슈터'였다. 새로운 IP를 바탕으로 MMORPG 노하우를 살려내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넥슨지티와 넷게임즈가 합병해 넥슨게임즈의 이름으로 새로이 출발하면서 넥슨지티의 슈팅 게임 개발 DNA가 섞여 들어갔다.

 

넥슨게임즈는 '프로젝트 매그넘'의 정식 명칭을 <퍼스트 디센던트>로 확정했다. 이후 ▲SF 스타일의 판타지 세계관 ▲미려한 비주얼과 캐릭터 ▲다채로운 스킬, 액션, 총기를 이용한 전투 ▲협력 플레이를 통한 거대 보스 레이드 등을 게임의 핵심 특징으로 꼽았다.

 

넥슨은 10월 11일 <퍼스트 디센던트>의 미디어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후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게임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워프레임>이 굳건한 루트슈터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진 넥슨의 시도는 성공할까? 게임을 플레이한 소감을 정리해봤다.

 



 

 

# RPG+슈팅... 그리고 캐릭터 수집?

 

무릇 루트슈터라면 슈팅+RPG로 파밍과 그라인딩 속에서 이루어지는 캐릭터의 성장을 뼈대로 삼는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PC(플레이어블 캐릭터)인 계승자를 선택해 육성하는 것을 콘셉트로 한다. 

 

모든 계승자는 각자의 액티브 스킬 4개와 패시브 스킬을 1개를 보유하고 있다. 기본 딜링에 특화된 레픽은 액티브 스킬로 수류탄 투척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잭스는 <오버워치>의 라인하르트처럼 팀원들 위한 쉴드를 쳐준다. 빠른 속도로 적진을 헤치며 감전 공격을 하는 버니는 매력적인 설계의 캐릭터였다.

 

 

게임에는 돌격소총, 광선총을 비롯해 다양한 총이 준비되어있었으며 모두 각기 다른 플레이 감각을 주었다. 필드에 드롭되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주워  부지런히 짜맞추는 재미는 모자르지 않을 만큼 구현되어있었다. 또 무기 발사 시간을 줄여주거나 대미지 자체를 증폭시키는 각종 룬 시스템이 구현되었다. 장착 여부에 따라서 천양지차에 준하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룬 짜기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퍼스트 어센던트> 플레이어에게는, 각 캐릭터에 맞는 성장이 필요하다. 각각의 계승자가 다른 스킬을 쓰고 있고, 각각의 총이 다르게 발사되기 때문이다. 룬은 지금 캐릭터의 특성과 장비 상황에 딱 맞춰야 효능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9개의 캐릭터에는 9개의 성장 방식이 필요하다. 캐릭터마다 다른 기믹은 플레이에 재미를 준다. 

 

미디어 시연회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만렙을 찍고 모든 무기와 무기를 보유한 테스트용 공용 계정을 사용해야 했다. 반대로 일주일간 진행된 스팀 오픈 베타에서는 모든 계승자를 일일이 플레이해야만 했다. 캐릭터마다 다른 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스킵 요소도 없었기 때문에 다른 길을 걷는 게 아니라 같은 길을 여러 번 걷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퍼스트 디센던트>에는 앞서 설명한 레픽의 '얼티밋' 버전의 캐릭터가 있다. 또 게임 UI에서는 최대 100명까지 계승자를 '수집'할 수 있는 것처럼 슬롯이 들어있었다. 반복 플레이에 대한 피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향후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 상품이고 <퍼스트 디센던트>가 유료게임이니만큼 성장 시간 단축을 위한 '점프 업' 기능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새로운 PC를 써보기 위해서는 재화가 필요하고 그를 위해서 계속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때 결과물을 그라인딩하는 수고를 줄이는 상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아직은 가야 할 길이...

 

<퍼스트 디센던트>는 앞서 출시된 루트 슈터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곳곳에서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워프레임>의 향취가 깊게 묻어났다. 넥슨게임즈가 루트 슈터들, 특히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오마주와 표절 사이에서 좋은 쪽을 찾아가길 바라본다. 

 

언리얼엔진으로 다듬은 하이 퀄리티 룩앤필은 최적화만 좀 많이 거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듯하다. 당장 테스트 중 게임에 우려스려울 만큼의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다.

 

 

게임의 스토리는 외계로부터 온 침략자 '벌거스 군단'으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계승자들의 이야기다.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설정이다. 몇몇 퀘스트는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지역을 이동해서 퀘스트를 받고 이행하는 과정도 모바일 MMORPG에서의 그것을 루트슈터화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편의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일괄적으로 상점에 아이템을 매각하는 기능이 없어서 일일이 클릭을 해야 한다는 부분은 '일괄판매' 버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듯하다. 장전 시간이 지나치게 긴 데다, 과정에 모션이 끊기면 장전이 불가능한 부분도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룬의 자동 장착 같은 기능도 지원해줄 만하다.

 


 

대신 기자는 <퍼스트 디센던트>의 레이드(보이드 요격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들 4개가 어우러져 이뤄내는 조화로운 플레이가 매력적이었다. 특히 <퍼스트 디센던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플링이 가미되어 입체 기동을 통한 약점 공략이 대단한 재미를 주었다.

 

다양한 난이도의 보스를 골라 선택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였는데 패턴을 파악하고 파훼하는 맛이라던지 팀플레이의 재미가 확실했기 때문에 이 게임의 엔드콘텐츠로 손색이 없었다. 레이드를 통해서 고급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구조였다.

 

넥슨이 자랑하는 라이브 서비스 경험과 함께, 캐릭터 플레이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레이드 쪽으로 특화된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이 게임은 스팀에서 충분히 경쟁력있는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그러나 1일+7일간 지켜본 <퍼스트 디센던트>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서 한층 더 나아진 게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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