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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이언틱 존 행키 대표, 이제는 디바이스의 확장도 꿈꾼다

세계가 곧 게임, 이제 상호작용 방식도 바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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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4-03-13 13:17:42
여러분은 <부루마불>과 같은 보드게임을 좋아하시는가? 보드게임은 일종의 지도 또는 세계라고 볼 수 있는 ‘보드’를 펼치는 행위로 시작된다. 그렇다, 어떤 세계와 공간을 담고 있는 '지도'는 게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오프라인 게임이 아닌 비디오게임에서도 같은 맥락이 적용된다. 인터페이스, 필드 등 눈에 보이는 모든 세계는 탐험의 대상이다.

첫 문단에 소개한 아이디어는 나이언틱 존 행키 대표가 과거 외신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내용을 각색한 것이다. <포켓몬 GO>, <인그레스>, <피크민 블룸>, <몬스터 헌터 나우> 등 나이언틱의 게임들은 지도(GPS)와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살아 움직이는 현실 세계와 게임의 경험을 연결했다.

나이언틱이 그간 강조해온 방향은 명확했다. 게임 그 자체인 세계를 탐색하기 위해 ‘움직여야’ 했고, 가상의 NPC 외에도 ‘실제 사람’들과 함께 협력 또는 경쟁하는 구조의 게임을 선보였다.  

3월 13일, 나이언틱 존 행키 대표의 방한으로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나이언틱 게임 및 기술이 기존 모바일 디바이스 중심의 게임 경험으로부터, 차후 AR, VR, XR, MR을 지원하는 새로운 하드웨어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나이언틱 창립자 겸 CEO 존 행키. 그가 쓰고 있는 안경은 레이밴 스마트 안경이다.
인터뷰에서 강조된 '디바이스'와 '경험'의 확장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다. 

# 나이언틱이 원하는 방향성은?

존 행키 대표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역시 사람들이 "바깥 세계를 탐험"하게 만드는 나이언틱의 철학이었다. 그가 나이언틱을 창립했을 당시 이미 세 아이를 가진 부모였는데,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도 아이들이 TV, 태블릿, PC 등을 잡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고립된 외로움"이 미국에서는 질병으로 언급되는 경우도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존 행키 대표의 말처럼 "인터넷, 온라인 활동, SNS 등 사회적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야외 활동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나이언틱은 현대적인 기술들을 활용해 "트렌드를 바꾸고자 한다"며, 개인 단위에서도 좋지만, 친구, 세대를 아우르며 다 같이 세계를 탐험하는 경험이 주는 재미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만의 타이난에 다녀왔을 때의 경험을 예시로 들어 "구정 때 <포켓몬 GO> 이벤트가 개최됐고, 3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대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인 여러 단위의 사람들이 게임을 즐겼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서울에서도 <포켓몬 GO> 페스트를 작년 11월 개최했고, 3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언급했다.


<포켓몬 GO>의 팀 플레이


# 한국에 온 이유 그리고 디바이스의 확장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인터뷰를 진행한 존 행키 대표는 '디바이스의 확장'을 특히 강조했다. "기존 나이언틱 게임들의 단점 중 하나가 계속 스마트폰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AR 글래스가 <포켓몬 GO>, <인그레스> 등 게임의 경험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맥락이었다. 그는 "2024년은 AR 글래스의 해가 될 것이라 본다. 개인 디바이스 측면에서 또 한 번 진화할 것이라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방한 이유 중 하나 또한 "한국의 전자 회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니, 나이언틱의 차기작은 스마트폰과 다른 디바이스를 모두 아우르는 게임이 될 수 있어 보인다. 그는 애플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 3 등 여러 AR, VR, XR, MR 디바이스를 게임 플레이 경험을 확장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그는 "AI(인공지능)와 AR의 결합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관련한 실험을 많이 한다"고 했다. 지난 해 출시한 게임 <페리도트>를 언급하며, "가상의 펫 페리도트의 지능이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거나,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야외에서 페리도트와 함께 산책도 하고 공을 굴리는 상호작용"을 하는 등 발전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정 위치에 대상을 고정하는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 '라이트쉽', 사물을 인식해 대상의 앞뒤 또는 위아래로 AR 그래픽이 표현되는 '오클루전', 카메라에 인식되는 대상의 재질, 질감 등을 인식하는 기술 등 나이언틱이 가진 기술력은 자사 게임 밖으로도 확장될 것 같다. "서드파티 개발도 할 계획이며, 2023년 기준 10만 개 지역에서 완성한 AR 매핑도 올해는 약 100만 개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증강, 확장 현실 시장에 대해 "새로운 플랫폼이고 개발하기 적절한 타이밍이지만, 아직 시장은 작은 편"이라며 "투자 레벨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이언틱의 <페리도트>는 이런 식으로 가상의 펫을 키우는 게임이다.
테이블 위, 책상 위를 인식하고 그 위에 앉고 누운 펫을 볼 수 있다.

존 행키 대표는 한국 시장에 대해 "큰 게임 시장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MMORPG의 유행, PC방 문화, 모바일게임 성장 등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BTS가 <포켓몬 GO>를 플레이해 화제가 되거나, 포켓몬빵이 큰 인기를 끄는 등 트렌드의 변화 및 바이럴에도 관심이 많다"며 "한국은 문화를 형성함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자 공간"이라 강조했다.


나이언틱 존 행키 대표

#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높이고 싶다"

존 행키 대표는 "테크 산업에 종사한 지 30년이 되어가고 있고, 이제는 흰머리도 많이 났다. 나이언틱의 목표 중 하나는 세계적인 스트레스 레벨을 낮추는 것"이라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높여, 수 천만, 수 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소하지만 게임을 통해 관계 구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게임을 즐기고 소통하면서,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조부모와 손주 등 사람들의 관계가 개선되는 데 우리 게임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닌텐도의 <포켓몬 슬립>처럼 수면 또는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게임에 대해서도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공동 인터뷰 이후 별도의 문답을 통해 들은 바로는, 팬데믹과 같은 상황이나 너무 춥고 더운 날씨 등 야외 활동의 제한될 때 게임 플레이에 어느 정도 영향이 가는지에 대해 "<포켓몬 GO> 등의 게임에서 실내 플레이와 야외 플레이를 구분해 적용하고 있다"며 "날씨에 의해 동기가 줄어드는 경우는 적은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의 영향은 컸다"고 한다. 


존 행키 대표가 착용하고 온 스마트 글래스 등 일부 가벼운 디바이스를 제외하면, 적지 않은 VR, MR 기기들이 실내의 안전한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메타 퀘스트 등의 기기를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변 공간 인식(확보)을 하고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언틱의 디바이스 확장 도전은 실내(인홈)와 야외 모두를 아우르는 방향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더 큰 기대감을 가지게 됐다. 


<몬스터 헌터 나우> 플레이 장면.
<몬헌 나우>, <포켓몬 GO> 등 나이언틱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의 보강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기술 및 디바이스 확장 등으로 동력을 확보하려는 나이언틱이다. 

나이언틱은 과연 앞으로 어떤 확장된 경험을 선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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