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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뷔페'같은 게임, '원스휴먼'

생존, 오픈월드 MMORPG, 루터 슈터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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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7-12 17:30:06

넷이즈 게임즈의 신작 <원스휴먼>이 10일 정식 출시했다. 


<원스휴먼>은 2,100만 명 이상이 사전 예약에 참여하고 데모 버전을 선보인 지난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 기간에는 출품작 중 게임 플레이 횟수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은 타이틀이다. 12일에는 스팀 동시 접속자 14만 8천 명을 기록하며 <퍼스트 디센던트>(16만 7천명)에 이어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원스휴먼>은 취향에 맞는다면 수백 시간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오픈월드, 생존, 그리고 MMO(대규모 동시 접속)을 융합한 독특한 구성이 특징이다. 자원을 채집하고 건물을 짓고, 농사를 짓거나 발전기를 만들어 전력을 공급하는 등 샌드박스 콘텐츠만 즐겨도 10시간이 훌쩍 지난다. ​여기에 캐릭터 빌드를 구성해 가며 아이템을 파밍하는 루터 슈터의 DNA도 갖고 있는, 어찌 보면 요상한(?) 조합이다.

여기에 게임 플레이를 보조하는 동료 '감염물' 수집, 보스 레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PvE 콘텐츠, 다른 유저와 충돌하는 PvP 콘텐츠까지 더해지면 6주 단위로 진행되는 한 시즌 동안 지루할 새가 없을 듯하다.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뷔페 같은 게임, <원스휴먼>을 소개한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 '기괴함' 곁들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원스휴먼>은 '초자연 현상'을 메인 테마로 삼았다. 외계 존재의 침입으로 모든 사물이 오염된 세계에서 생존과 동시에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주된 플레이 방향이다. 

개발진이 밝힌 <원스휴먼>의 디자인 키워드는 '새로운 기괴함'(New-Wierd)다. 신비한 힘에 의해 무기물과 유기물이 융합된 무언가로 변이한 존재들이 몬스터나 조력자로 등장한다.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펼쳐진 우산이 있는 소녀(?) 몬스터나, 낡은 유원지를 돌아다니는 풍선 괴물 등은 예사다. 맵을 탐험하다 보면 발이 돋아난 채 여기저기로 유저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를 만나기도 한다. 

이 녀석, 탈 수 있다.

<원스휴먼>에는 낮밤의 구분이 있고 실시간으로 시간이 변화한다. 밤에 손전등을 켠 채 열심히 파밍을 하노라면 게임의 기괴한 분위기가 배가되곤 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에 맞춰 연출한 지형 또한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은 침수되어 헤엄을 쳐 가며 마을을 탐사한다. 수중에는 악어들이 도사리고 있어 계속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오래되어 녹이 슬거나 무너진 구조물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또한 잘 표현했다는 인상이다. 


256km² 넓이의 방대한 오픈월드 맵은 높은 밀도로 구성됐다. 레벨 단위로 구성된 각 지역에는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생존자 캠프와 탐험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다수의 탐험 구역이 위치하고 있고,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어 공략할 수 있는 보스 레이드와 같은 콘텐츠도 존재한다. 

지형은 고저차는 물론, 철도나 고가 차도 등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자리하고 있어 기본 이동수단인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며 처음 가보는 지역을 탐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오토바이는 단축키를 눌러 어디서나 눈앞에 소환할 수 있으며, 방문한 지역의 워프 타워를 해금하면 빠른 이동도 할 수 있기에 이동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오토바이를 처음 받으면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전체 채팅창에는 종종 "50cc 오토바이냐"(...)는 불만이 목격되곤 한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오토바이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사륜차를 제작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 생존게임이지만, 생존 스트레스는 없다?


UI 하단에 노출되는 스태미나, 멘탈, 갈증, 포만감 수치.
포만감 수치가 높게 유지되면 캐릭터가 살찌기도 한다.
다이어트 아이템을 만들어 사용하거나 끓이지 않은 오수를 먹으면(...) 살이 빠진다.

<원스휴먼>은 생존게임과 RPG 중 후자의 비중이 높다. 멘탈, 갈증, 포만감 등의 수치를 관리해야 하지만 게임 초반부터 간단한 채집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만으로도 게임을 어렵지 않게 풀어 나갈 수 있다. 가령 연못이나 강에서 오수를 채집해 끓이면 섭취에 패널티가 없는 깨끗한 식수가 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보다 편하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캐릭터를 육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는 채집, 탐험, 전투, 퀘스트 수행 등 기존의 생존게임과 오픈월드 RPG에서 즐길 수 있었던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다. 

그리고 각 게임 플레이의 각 국면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게임 플레이 초반에는 거점에서 제작할 수 없는 재료(유리 등)는 맵을 탐험하며 얻는 채집물을 분해해 획득할 수 있다. 거점을 정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모험을 떠났다가, 거기서 얻은 경험치와 재료로 다시 캐릭터(와 거점)을 강화해 다음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특히 수집할 수 있는 동료인 '감염체' 중에 귀여운 것들이 많아 수집욕을 자극한다.
개체 따라 전투를 돕거나 거점 주변의 자원을 채집해 두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을 준다,

캐릭터와 거점의 육성 내지 강화는 주로 특성(메메틱) 포인트 투자를 통해 이뤄진다. 채집, 공예, 경영, 건설 네 가지 종류의 특성이 있다. 특성 포인트 투자 양상에 따라 건설이나 제작 가능한 요소의 범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양상이 크게 변한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경영 테크에서 빗물 저장 장치, 물탱크, 정수기로 이어지는 특성을 찍는다면, 매번 직접 파밍하지 않더라도 식수를 편하게 조달할 수 있다. 또 공예 테크에서 연구 작업대 테크를 타 수류탄, 클레이모어 등 전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 제작 기술을 익히는 것도 가능하다. 어디까지나 플레이어 선택의 영역이다. 

특성(메메틱) 메뉴의 모습

열심히 건물을 지었는데 아직 형광등 제작을 해금하지 못했다.


# 원하는 콘텐츠 즐길 수 있는 '뷔페식' 구성

상술했듯 <원스휴먼>에는 PvE와 PvP를 아울러 여러 종류의 콘텐츠가 존재한다. 유저들 사이에서 비교군으로 제시되는 타이틀만 해도 생존게임 <러스트> 및 <팰월드>, 익스트랙션 슈터 <아레나 브레이크아웃>, 배틀로얄 <배틀그라운드> 등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포착된다. 물론 <원스휴먼>이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게임들의 장점만 모아놓은 '완전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 

생존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놓았기에 <러스트>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필사적인) 몰입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슈팅 요소에 집중한 <아레나 브레이크아웃>이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밀도 높은 총기 액션이나 조작감을 선사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원스휴먼>은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요리가 진열되어 있는 '뷔페'와 같다는 인상이다. 먹을 요리를 고르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기껏해야 자리에서 일어나 접시를 들고 걸어 다니는 수준이다. 

PvP와 PvE 서버는 별개로 운영한다. PvP 서버도 무차별 PK에 대한 패널티가 있어 위험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PvE 서버에서도 특정 필드 이벤트를 통해 제한적으로 PvP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일단 <원스휴먼>은 PvP와 PvE 서버(시나리오)를 분리했다. PvP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전용 서버에서 해당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유저들과 협동해 거점을 원하는 방식으로 꾸미고 캐릭터를 육성하고 싶은 사람은 PvE 서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된다. 

총기를 강화하는 모듈과 부품 시스템의 경우 여타 루터 슈터 장르 게임과 비교하면 강화 가능한 경우의 수 자체는 적지만, 특정 빌드를 목표로 삼아 파밍에 도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10개의 프리셋을 지원하기에 원하는 빌드를 저장해 두고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건설 또한 마찬가지다. 크래프팅 장르에 으레 있기 마련인 생산 시설은 물론, 꾸미기 아이템이나 키보드 입력을 통해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 등 여러 요소가 준비되어 있다. 건설에 크게 관심이 없던 유저라 하더라도 특성을 찍고 재료 채집에 약간의 시간에 투자하면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한 <원스휴먼>은 6주 단위의 시즌제로 운영된다. 시즌 중에는 일정 기간마다 신규 스토리와 콘텐츠가 해금된다. 각 시즌이 끝나면 월드 리셋과 신규 서버가 열린다. 이전 서버에서 제작한 아이템까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보관함을 통해 일부 이전할 수 있다. 

출시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아직 크게 주목받고 있지는 않지만, 시즌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섬을 꾸밀 수 있는 '에버랜드' 시스템 또한 <원스휴먼>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첫 번째 시즌의 첫 번째 단계가 진행 중이다.


# 핵 유저 보이지 않는 '한국 전용 서버', 한국어화는 약간 아쉬워

서버 운영이 중요한 장르의 특성상 일부 이용자의 불법 프로그램(핵) 사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출시 3일 차인 현재까지 한국 서버는 별다른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지오위(九羽) 수석 게임 디렉터는 불법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즉각적인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어화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 확인된다. 퀘스트 지시문과 실제 인게임 메뉴의 명칭이 통일되어 있지 않거나, NPC의 대화문이 경어와 평어를 오가기도 한다. 게임 플레이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나,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다.


<원스휴먼>은 독특한 게임이다. 생존과 샌드박스 요소를 기반으로 MMORPG와 루터 슈터의 DNA를 (꽤 매끄럽게) 융합했다. <원스휴먼>의 근간을 이루는 각 장르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또한 한 번 유행을 타면 기록적인 흥행을 보일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12일 기준, <원스휴먼>은 15만 명에 근접한 스팀 동시 접속 기록을 세우며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출시 당시 3개였던 한국 서버는 3일새 8개로 늘었다. 

추후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모바일 버전 또한 출시 예정인 만큼 이용자 풀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잠재력 있는 마이너 장르'를 결합한 <원스휴먼>의 시도가 어떤 결과로 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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