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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스스톤'의 10년에는 낭만이 있었고, 있을 것이다

"실력과 랜덤함은 반대 지점에 있지 않아요"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4-07-22 09:08:30

누구에게나 인생 게임이 있다. 기자에게는 그중 하나가 <하스스톤>이었다. 


약 10년 전, 카투사 복무 시절 미군 룸메이트의 플레이를 보며, 출시 초기 북미 서버에서부터 <하스스톤>을 시작했다. 매번 '카드깡'을 함께 했던 다른 친구와는 확장팩 구매 비용을 두고 "블리자드 시민이라면 응당 납부해야 할 세금"이라며 농담을 나누곤 했다. 매번 전설 등반을 했고, 정규에선 옥냥이, 기무기훈, 던, 플러리, 레니아워의 방송을 보며 전략을 참고하고, 전장에선 철면수심, 포셔의 방송을 보며 실력을 키웠다.


개풀(개들을 풀어라)과 둘리(왕 크루쉬)로 일발 역전을 노리고, 손놈(험상궂은 손님), 방밀(방패 밀쳐내기) 전사로 공격과 방어를 모두 잡았더랬다. 비밀, 기계, 박사 붐, 크툰, 요그사론, 죽기(죽음의 기사) 등 마법사를 관통했던 모든 메타를 좋아했고, T6(6턴이면 게임을 끝내는)부터 주문, 해적 중심의 덱까지 도적의 스타일리시한 전술도 사랑했다. 메타의 문제아로 불리며 장기 집권했던 램프 드루이드도 애용했던 편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하스스톤> 또한 그랬다. 영광의 시절도 있었고,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소문난 카드게임 마니아인 기자조차도 전장만 하거나, 발걸음이 뜸해질 때도 많았으니까. 그렇게 이 게임, 저 게임을 떠돌다가 문득 생각하게 된다. 결국, <하스스톤>과 비슷한 경험을 주는 게임은 흔치 않았다. 그 시절, 우리는 <하스스톤>을 정말 좋아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신규 확장팩 '극한의 극락' 출시를 앞두고, 블리자드 본사에 방문해 <하스스톤> 게임 디렉터 '타일러 비엘만'을 만났다. 질문을 준비할 때부터 그랬지만, 애정 어리면서도 꽤 날카로운 질문들도 섞여 있었기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디렉터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확실히 느꼈다. 괜한 걱정이었다. 10년의 시간은, 앞으로 걸어 갈 길에서 헤매지 않을 수 있는 기준이 되어주겠구나. '낭만'은 아직 죽지 않았구나.


'타일러 비엘만' <하스스톤> 게임 디렉터

# 10년을 돌아보며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며

Q. <하스스톤>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첫 출시 이후 10년이 지났습니다. CCG 장르에서 오랜 시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A. 타일러 비엘만: <하스스톤> 게임 디렉터: <하스스톤>이 처음 출시됐을 때, <포켓몬>이나 <유희왕> 같은 실물 카드게임을 디지털 CCG로 옮긴 게임이 몇몇 있었습니다. 블리자드가 게임을 만들 땐, 할 수 있는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드리고 싶어 했어요. 제 생각엔 블리자드의 폴리싱(마감) 레벨이 성공의 열쇠였던 것 같습니다.


1년 뒤에 모바일 버전이 나왔는데, 모바일게임 시장도 초창기였기 때문에, 비주얼, 그래픽,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뛰어난 게임이 많지 않았죠. 그런 초창기 모멘텀이 <하스스톤>을 좋은 궤도에 올릴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스스톤>은 물론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지만, 많은 F2P 모바일게임이 초창기에 좋은 성적을 내고 빠르게 약세를 겪는 것과 달리, <하스스톤>은 10년 동안 건강함을 오래 유지해왔던 것 같아요. 각각의 순간에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코어 게임플레이, 매턴 조금씩 빌드업을 쌓아가는 동시에 새로운 퍼즐을 풀어나가는 것 같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게임 디자인 등이 <하스스톤>의 10년을 지탱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스스톤>은 가장 성공적이었던 모드 '전장'을 포함해, 여러 실험과 도전을 이어왔어요. 만약 '투기장', '용병단', '전장'과 같은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더 빨리 쇠퇴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스스톤> 팀은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려고 노력해왔고, 그런 마인드셋과 노력이 10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앞으로의 10년, 20년, 30년에서도 그럴 것이고요.


여러분에게 <하스스톤>의 지난 10년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나요?


Q. 확장팩마다 커다란 주제나 이야기가 이어진 예전과 달리, 개별적인 스토리로 확장팩이 구성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키워드, 콘셉트에 따른 작업이 명확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확장팩 제작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바뀌거나 보완된 점은 무엇인가요?


A. 타일러 비엘만: 가능한 테마(주제)에 대해 유저 테스트를 진행하곤 하는데, 10~12개의 다른 테마를 선보이고, 반응을 살펴봅니다. 테스트로 모든 결정을 하는 건 아니지만, 특정 테마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최선일지 파악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죠. 해적 세트를 예시로 보면, 사람들은 관심을 보였만, 저희는 이게 너무 범위가 좁고, 특정 덱에만 쓰이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하스스톤>답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휴가철의 <하스스톤>이라면, 쉬는 날의 <하스스톤>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캐릭터들이 휴가를 떠난 모습을 떠올렸고, 이건 접근성이 좋은 선택이었죠. 모두가 휴가를 가고, 투어 가이드를 만나거나 음료를 마시곤 하니까요. 새로운 방식이었지만, 확장성을 가진 접근법이었죠.


저희는 메커니즘에 대한 테스트를 오래 진행하곤 합니다. 팀 플레이 테스트를 매주 목요일에 하고, 피드백을 공유하죠. 게임의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번(페가수스의 해)에 저희는 '극한의 극락'을 선보이는데, 다채롭고 재밌고, 이상한(whimsical) 버전이죠. 페가수수의 해 전체를 놓고 보면 더 어둡고, 진지한, <워크래프트>와 연결된 것들을 포함, 예상치 못한 것들이 등장할 거예요. 이번 해는 아마 론칭 이후로 가장 재밌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극한의 극락' 확장팩 키아트


Q. 신규 확장팩 '극한의 극락'은 리조트, 음료 등 여름 휴가의 느낌이 강한데, 사운드나 배경 등 특별히 신경 쓴 게임 효과가 있나요?


A. 타일러 비엘만: 저희는, 전설 카드가 더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등장했을 때의 보이스, 사운드 이펙트 등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할애하곤 합니다. 모든 게임들이 카드에 그만큼의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진 않거든요. '극한의 극락'은 해변과 휴가를 테마로 하고 있는데, 게임에서의 이벤트, 게임을 켜고 박스가 나올 때 등에서 섬에 놀러온 듯한 바이브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다른 테크닉을 적용했다기보다는, 저희가 테마를 잘 전달하기 위해 해왔던 것들을 이번에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Q. 10년간 꾸준히 수평적 확장을 해온 결과, 굉장히 많은 카드들이 추가되었고, 플레이 다양성도 함께 늘었습니다. 한편, 그만큼 복잡해진 면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완하고 계신가요?


A. 타일러 비엘만: (복잡성이라면 측면에서) 가장 아쉽게 느낄 플레이어는 아마 복귀 유저일 것 같아요. 한참 떠나 있다가 돌아오면, 새로운 키워드나 카드 등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지난해에 저희는 신규, 복귀 유저를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했어요. 부족한 카드를 더 얻을 수 있게 해주는 발돋움 팩을 선보였고, 신규 유저의 진입 과정도 더 간소화할 수 있게 했죠. 복귀 유저에겐 '대여 덱'을 주고 있죠. 최고의 덱은 아니겠지만, 괜찮은 덱입니다.


저희가 '극한의 극락'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입니다. 확장팩이 출시되고 새로운 덱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보시면, 볼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크리에이터 덱'이고, 크리에이터들의 이름이 써있어요. '데이나인'은 샌드위치 전사 덱을, '랭귀지해커'도 자신의 덱을 가지고 있죠. 스트리머를 통해 유입됐거나, 스트리머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그들이 봤던 그 덱을 플레이할 수 있고, 저희도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구조죠.


이 모든 시도들은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에요. 언제든지 돌아와서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정규' 게임이 신규 유저들에겐 조금 경쟁적이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럴 땐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전장'이 있습니다. 덱을 만들 필요도 없고, 모든 걸 알 필요도 없어요. 4위 안에만 들어도 기분 좋게 즐길 수 있고, 게임의 밸런스도 잘 맞춰진 편이죠. 자신에게 맞는 모드를 통해 <하스스톤>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블리자드 본사 방문에서 찍은 건물 입구 중 일부. 
<하스스톤>에 접속하면 '여관주인'이 매번 "환영합니다!"를 외치는 건 그냥 하는 빈말이 아닙니다.
인터뷰 답변을 듣고 나니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Q. 꼭 이번 확장팩이 아니더라도, 신규 확장팩이 계속 인기를 끌려면 이전 확장팩보다 매력적이거나 강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카드 파워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타일러 비엘만: <하스스톤>에서의 경쟁은 주로 덱 아키타입에 의해 결정되곤 합니다. 그래서 사용되는 비율이나, 승률을 항상 지켜보고, 조치를 취하곤 합니다. 최근엔 '첨벙첨벙 새끼용'이 램프 드루이드, 용 드루이드 덱에 너무 과하게 많이 사용되고 있어 밴하기도 했죠. 승률이 밸런스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이아몬드와 그 이상의 티어에서 너무 과하게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설카드를 밴하는 등 플레이어에게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선택하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액션을 취했습니다.


저희는 카드 밴 조치를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필요할 때만 사용하려 합니다. 확장팩 이야기로 돌아와 보면, 어떤 아키타입이 새롭게 많이 쓰이게 될지 예상해보곤 합니다. 모든 확장팩과 미니세트가 예상한 영향력을 갖진 않았어요, 최근 미니세트를 보시면 아키타입을 저희 기대만큼 흔들어 놓진 못했습니다. 


29.6 패치에선 '겐'과 '바쿠'를 핵심 세트로 되돌리면서, 메타를 바꿔보려 했습니다. 보통 ~.6 패치 쯤에 메타가 굳어가는 경향이 있어서, 메타를 흔들 하나의 아이디어였죠. 그러나 결과적으론 그리 영향력이 있지 않았고, 램프 드루이드가 예상보다 더 많이 보여지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경험상 흔하지 않은 수준의 증가세였죠.


'겐', '바쿠', (너프 전) '첨벙 용'

그런 의미에서 이번 '극한의 극락' 확장팩은 '관광객' 카드라는 이전에 없던 카드가 등장해, 아키타입에 분명한 변화를 주리라 예상합니다.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메타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관광객'의 재밌는 점은 메타가 진화할수록, 이를 벗어나게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죠. 두 개의 직업에 접근성이 생기면서 가능한 일입니다.


저희는 메타가 변해가면서 재미를 느끼길 원합니다. 그걸 파워 인플레이션이라 보진 않아요. '관광객' 카드도 그렇지만 메타에 대응할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과정이죠.


이번 확장팩의 신규 키워드 '관광객'


Q. 한국에선 정규 시즌만큼 투기장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전장처럼 투기장 모드에 변화를 줄 계획이 있나요?


A. 타일러 비엘만: 저희도 '투기장'을 좋아합니다. 전 세계에서, 특히 한국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죠. 저도 '투기장'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흥미로운 변화를 몇 가지 추가하기도 했어요. '투기장' 시즌을 멋지게 하기 위해 시간을 더 들였습니다. 세트 출시 전에 '투기장'을 먼저 만나보실 수 있을 예정입니다. 저희가 '투기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방식 중 하나죠. 


올해는 '투기장'에 있어 멋진 해가 될 겁니다. 당장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투기장'과 관련된 무언가를 작업 중에 있습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투기장'의 재미를 정말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Q. 다양한 '랜덤' 요소는 올드스쿨 오프라인 TCG와 구별되는 <하스스톤>의 매력인 동시에, 승패가 '운'에 의해 결정된다는 인상을 주게 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개발 방향성에서 이런 '랜덤' 요소는 어떻게 다뤄질 예정인가요?


A. 타일러 비엘만: 주니어 디자이너 시절부터 "실력(스킬, 숙련도)과 랜덤 또는 불확정 요소"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실력과 랜덤함은 정반대에 있지 않다"는 것이었죠. 어느 정도의 랜덤함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더 많은 실력을 요구하게 됩니다. 랜덤함과 불확정 요소 사이에서도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실력을 더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죠.


게임은 '동전 던지기'에 의해 결정되어선 안 됩니다. 그건 저희 의도가 아니죠. 하지만 적정한 수준의 랜덤함은 실력이 뛰어난 플레이어들이, 더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둘(실력과 랜덤함) 사이에는 건강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죠. 약간의 불확정성을 더함으로서 래더(경쟁)에서 더 실력을 드러낼 수 있게 한 것이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대답이었습니다. '변수 통제'는 특히 프로 대회에서 빛을 발하죠.
상대가 어떤 카드를 낼지, 그 카드가 만들어낼 수 있는 변수가 어디까지인지, 프로들은 모두 계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가위바위보' 기믹을 추가했던 '프로 게이머'라는 카드 이름은 참 재밌지 않은가요?


Q. 한국을 기준으로는 <하스스톤>과 함께 <섀도우버스>, <레전드 오브 룬테라> 등 온라인 TCG가 흥행했던 몇 년 전과 달리, <마블 스냅>을 제외한 신작이 전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는 중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슬레이 더 스파이어> 같은 덱빌딩 게임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하스스톤> 개발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타일러 비엘만: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같은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 장르를 저도 좋아합니다. 오토배틀러 장르를 봐도 그렇고, <마블 스냅>도 그렇고 CCG 아이디어에 근간을 두고 있죠. 어떤 게임은 RTS 스타일을 더 취했고, 어떤 게임은 또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두 오래전부터 있었던 TCG 테이블탑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건 같다고 봐요.


저희도 '전장'이라는 오토배틀러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디자이너들은 이를 접목해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플레이어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인기 있는 모드가 됐죠. 제가 전에 합류했던 팀은 '용병단'이었습니다. 로그라이크는 아니지만 덱빌딩 요소가 있는 다른 솔로 콘텐츠 아이디어였죠. 이 경우엔 플레이어들과 잘 어우러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차후 다른 장르와 접목하더라도, 저희는 최선을 전달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 있게 실행할 수 있는 요소를 취하려 해요. 저희는 많은 실험과 시도를 해왔고, 시도는 해봤지만 꺼내지 않았던 것들은 퀄리티의 문제였어요.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전장 듀오'를 보시면,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하스스톤>에서 이기기 위해 누군가와 협력해야 한다니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그건 재밌을뿐더러, 저희가 가지고 있지 않던 재미였죠. 그렇지만 저희는 그걸 매우 높은 퀄리티로, 버그가 거의 없게 냈습니다. 그게 저희가 도달해야 할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실험을 이어가는 동시에, '많은 걸' 하려는 게 아니라 '최고의 것'을 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변칙' 모드가 하나의 예시죠. 요소들을 넣고 빼면서 실험을 하고, 심지어 그 안에서도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변칙 모드의 '영웅' 시즌을 좋아합니다. 시즌이 얼마나 길게 가야 할지, 어떤 콘텐츠가 있어야 할지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죠. 물론 모두가 다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 달 이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두 달로 했고, 9명의 영웅도 추가해 메타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실험이죠.


결국 저희도 CCG에서 파생된 다른 장르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뭔가 영감을 받을 만한 부분이 있고, 접목할 수 있다고 느껴진다면 실험으로, 도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변칙 모드 '영웅' 시즌 관련 이미지.
<하스스톤> 개발팀이 어떤 시각으로 씬을 바라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던 인상적인 답변이었습니다.


Q. <매직 더 개더링>을 시작으로 20년이 넘은 커리어에서, <하스스톤>에 가장 가져오고 싶은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스스톤> 팀에 합류해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도 궁금합니다.


A. 타일러 비엘만: <매직 더 개더링>이 시작된 때부터 있던 건 아니지만, 초창기부터 함께 했습니다. '미로딘', '라브니카' 같은 테마와 메커니즘이 잘 연결된 세트를 만들었죠. 플레이어에게 테마와 메커니즘이 잘 맞물리는 경험을 주는 것에 힘써왔어요. 이런 것도 할 수 있네-라는 감각을 주고 싶었죠. 저는 그런 순간을 느낄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사람들은 그 순간을 가지는 거죠. 저희가 반을 만들면, 여러분이 플레이로 반을 채우면서 어떤 일이 생겨날지 지켜보는 겁니다.


그런 감정적 경험이 제가 집중하던 부분이고, 디자이너들에게 집중해달라고 제가 요구하는 부분이죠. 그런 의미에서 '전장' 팀이 자랑스럽습니다. 기회를 잘 알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를 하고,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죠. 저는 그 작업에 대한 지분(크레딧)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팀이 한 것이죠. 블리즈컨에서 '전장'을 두고 긴 줄이 이어지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던 모습은 너무 좋았죠.


정규보다 더 재밌던 전장. 여러분도 전장 좋아하시나요?


Q. 하스스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소회는 어떠한가요?


A. 타일러 비엘만: 저는 이곳에 그리 오래 있진 않았지만, 팀에는 블리자드의 시작부터 있었거나, 20년 이상 있던 멤버들이 있습니다. <워크래프트>는 30주년을 맞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20년이 됐습니다. <하스스톤>도 10년이 됐고, '전장'도 5년이 됐죠. 다른 이들과 같은 여정을 겪진 않았어요. <하스스톤>의 10년을 돌아보는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매우 특별한 팀과 문화에 들어와 있다고 느껴요. 팀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 플레이어를 생각하는 방식 모두 제 기대 이상이었고, 저도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10년도 플레이어에게 집중하고, 용기 내서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이어가고, 참신함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이렇게 의미 있고 다양한 답변을 해준 '타일러 비엘만' 디렉터에게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그가 입고 있는 옷은 '극한의 극락' 셔츠입니다.


Q.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A. 타일러 비엘만: 저희는 항상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그만큼 저희의 게임에 써주시고 계신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그걸 보는 분들, 그리고 게임을 즐겨주시는 분들 모두요. 저희 '극한의 극락' 비행 시 안전 수칙 영상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플레이어들입니다. 저희가 그들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죠.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 그의 마지막 답변에서 언급된 비행 시 안전 수칙 트레일러 영상입니다.

<하스스톤>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를 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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