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기업들도 하지 못했던 일을 밸브는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들은 다시 밸브의 재무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기업인 동시에 비공개 사항이 많았던 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울파이어가 제기한 스팀 반독점 소송에 나온 문서를 기반으로, 밸브의 직원 수와 총 급여 데이터에 대한 '추정치'가 유출되면서 스팀의 베일이 한 꺼풀 벗겨졌다.
2021년 밸브의 연간 매출은 약 65억 달러(7조 4,387억 원) 규모라고 추정되고 있다. 같은 해,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연간 매출은 약 75억 달러(8조 5,832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EA가 13,000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것에 반해, 2021년 당시 밸브의 직원은 350명 규모에 불과했다고 한다. 같은 해, 4600명 규모의 엔씨소프트는 연간 매출 2조 3천억 원을 기록했다.
PC 게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팀 플랫폼은 2021년 기준 79명의 직원으로 운영됐다. 밸브 내 스팀 부서의 직원은 2015년 142명에서 2021년 79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2021년 당시 11,000개가 넘는 게임이 스팀 플랫폼에서 출시됐던 걸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밸브 직원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건, 스팀 부서가 아닌 게임 개발 부서였다.
2021년 기준 밸브의 평균 연봉은 132만 달러(15억 원)로 추정된다.
연봉 그 자체로만 보면 매우 높아 보이지만, 훨씬 더 많은 직원으로도 비슷한 매출 규모를 달성한 다른 기업들에 비하면, 오히려 보수적인 수치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참고로, 단순하게 계산한 직원 1인당 매출액(노동생산성)은 약 1,500만 달러(213억 원) 규모다. 같은 해 EA의 직원 1인당 매출액은 약 6억 6천만 원, 엔씨소프트의 직원 1인당 매출액은 약 5억 원이었다.
다만 같은 시기 관리 부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50만 달러(51억 원) 규모였으며, 하드웨어 부서의 직원 평균 연봉은 50만 달러(5억 7천만 원)로 가장 낮았다. 이와 관련해, 밸브가 수평적 회사 구조를 주장해왔고 과거엔 실제로 그랬던 것과 대조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엔데믹 이후 게임 업계 전반이 한파를 겪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영 효율화와 정리해고 소식이 계속 들려왔다. 그렇기 때문에 외신들은 예외적 기업인 밸브에 주목하고 있다. 스팀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 유출된 '추정' 데이터라고는 하지만, 적은 인원으로 게임 개발 및 서비스, 플랫폼 운영, 스팀 덱과 같은 하드웨어 개발 및 판매를 모두 해낸 밸브가 정말 대단한 기업이라는 점은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