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을 넘어가는 디지털의 역사에서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 (적어도) 비디오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하드웨어를 그릇에, 소프트웨어를 내용물에 비유하곤 하는데, 모쪼록 두 '웨어'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21일(현지 시각) 개막한 독일 게임스컴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크래프톤이 뭉쳤다. 두 회사는 갤럭시 Z 폴드6를 통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시연하는 기술 워크샵을 진행했다. B2C 전시관에는 지난 CES에서 발표되어 화제를 모았던 '무안경 3D 모니터' 오디세이 3D로 <인조이>를 시연했다.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21일 오전 삼성전자와 크래프톤이 공동으로 개최한 워크샵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이라는 '그릇'에 담길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라는 '내용물'이 어떻게 최상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워크샵에는 크래프톤 블루홀스튜디오 <다크앤다커 모바일> 개발 총괄 안준석 PD와 삼성전자 MX사업부 시스템 플랫폼 개발 그룹 김정우 프로가 참석했다.
김정우 프로는 "삼성전자가 지난 6개월 동안 크래프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최적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크래프톤 이외에 여러 파트너들과 최신 모바일게임을 최신 기기에 구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는데, 지난 반년간 가장 심혈을 기울여 지원하려 노력한 타이틀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다.
김 프로는 "갤럭시 Z 폴드6의 독특한 폼 팩터와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언리얼 엔진의 ‘벌컨(Vulkan)’ 렌더링 구현부를 최적화하여 GPU 부하를 20퍼센트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프로는 "이 작업은 단순히 게임 구동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GPU 아키텍처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비주얼과 사운드 측면에서도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높은 수준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언리얼 엔진 5.2.1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모바일 환경에서도 현실적인 그래픽과 몰입감 있는 비주얼을 구현했다. 특히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기술을 적용해 무기와 갑옷의 반사 효과, 그리고 횃불이 비추는 오브젝트의 동적 그림자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레이 트레이싱과 같은 고급 기술의 적용을 통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시각적 집중도를 한층 더 높이며, 이용자가 중세 로우 판타지 세계관 속으로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갤럭시 디바이스에 탑재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도록 최적화되어 던전 속에서 각종 소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이로써 게임 내의 음향 효과는 더욱 현실적이고, 어두운 던전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김정우 프로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폴드6의 큰 화면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UX와 화면비율 옵션을 정밀하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플레이어는 폴드6의 커버 와이드스크린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플레이하다가 기기를 펼쳐 더 큰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앱 컨티뉴이티 기능을 통해 이용자는 연속적이고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을 경험할 수 있다.
기자가 체험한 폴드6 탑재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넓직한 UI/UX가 인상적이었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는 폴드6를 접은 상태에서 간편하게 아웃게임을 하다가, 던전에 들어가서는 화면을 펼쳐 몰입감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기존에 본 적 없는 폴드6만의 화면비로, 3인칭 시점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던전과 조응하는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최신 기종 스마트폰이 돌출형 카메라를 채택한 영향으로 바닥에 내려놓은 채 게임을 할 떄 평형이 맞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 폴드6를 활짝 펼친 뒤에 즐긴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화면을 펼쳤을 때 평형이 잘 맞아서 집중을 깨지 않았다.
게임스컴 삼성전자 부스에서도 크래프톤의 <인조이>가 별도로 시연됐다. <인조이>는 특별히 삼성전자의 신무기인 '오디세이 3D'를 통해 제공됐다. 오디세이 3D는 별도의 안경 착용 없이도 3차원 경험이 가능한 3D 게이밍 모니터다. 오디세이 3D는 지난 CES 2024에서 게이밍 및 e스포츠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해당 CES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오디세이 3D는 패널 전면에 부착된 렌티큘러(Lenticular) 렌즈를 통해 2D 영상을 실감나는 3D 화면으로 전환해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렌티큘러 렌즈란, 입체 영상을 좌안 영상은 왼쪽 눈에 우안 영상은 오른쪽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분리해주는 광학 소자다. 삼성전자는 "오디세이 3D는 시선 추적(Eye Tracking) 및 화면 맵핑(View Mapping) 기술을 탑재해 사용자에 최적화된 3D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시선 추적(Eye Tracking) 기술은 제품 전면에 내장된 스테레오 카메라를 통해 3차원 공간의 사용자 양쪽 눈 위치를 추적한다. 시선을 추적하기 때문에 3D로 게임을 하다가 2D로 바뀌는 일이 적다. 화면 맵핑(View Mapping) 기술은 가장 선명한 입체감이 보이도록 영상을 실시간으로 조정해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이용자의 조건과 플레이하는 게임에 따라 멀미가 발생할 수 있는데, 모니터 단에서 3D 모드와 2D 모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인조이>는 현실의 세계를 모티브로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여러 군상의 삶을 신의 시점에서 관찰하고 조작하는 게임이다. 삼성전자 3D 모니터로 살펴본 <인조이>의 공간은 모니터 앞으로 여러 오브젝트가 나오는 듯 놀라웠다. 집을 꾸미는 것은 물론 상황극을 할 때도 3D 기능이 모두 구현됐다. 캐릭터를 숄더뷰로 보이거나 1인칭으로 전환할 때 사물이 멀어지고 가까워졌다.